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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경험과 기억도 작은 행동 하나로 더 행복해질 수 있다

2017.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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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경제학에서는 시장은 정보가 발생하면 즉각적인 가격 조정이 일어난다고 한다.
이 이론을 반박한 대니얼 카너먼의 이론을 읽어보자.

 

글 박호현 서울경제 기자

생각에 관한 생각
저자 대니얼 카너먼 지음 | 출판사 김영사

 

주류경제학에 따르면 시장은 합리적으로 움직이지만 실제 시장은 너무 느리거나 너무 빠르다. 비합리적인 부분이 많다.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저자 대니얼 카너먼은 주류경제학의 이단아였다. 이 책은 시장의 비합리적인 모습을 관찰하고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모든 인간은 두 얼굴을 가졌다
저자는 누구나 알지만 깊이 생각해본 적 없는 사람들의 사고체계를 체계적으로 이론화하고, 이를 ‘시스템 1’, ‘시스템 2’라고 이름 지었다. 시스템 1은 ‘빠르게 생각하기thinking fast’ 체계다. 쉽게 얘기하면 직관이다. 책에선 “전혀 힘들이지 않고 자발적으로 감각 없이 빠르게 작동하는 생각이다”라고 말한다. 예를 들면, 갑자기 큰 소리가 난 곳에 시선이 간다. ‘대0민국’이란 단어에 있는 빈 칸에 ‘한’이라는 단어가 즉각 생각난다. 빈 도로에서 자유롭게 자동차를 운전한다. 사람들은 이러한 시스템 1의 사고체계에서 살아간다. 시스템 2는 ‘느리게 생각하기thinking slow’다. 시스템 1과 반대로 주의와 노력이 필요하다. 연말정산 서류에 지출 내역을 기록한다. 사회에서 자기의 행동이 적합한지 생각한다. 시끄러운 음식점에서 친구의 말에 귀 기울인다. 시스템 2와 관련된 사고다.
이 두 가지 사고체계는 분리된 것 같지만 우리 삶에 섞여 있다. 예컨대 직장상사에게 분노했다고 하자. 시스템 1은 즉각 화를 내라고 명령하지만, 시스템 2는 지금 참아야 한다고 말한다. 두 체계가 조화로운 사람이라면 ‘화를 내기보다 조직 분위기에 맞게 하고 싶은 말을 한다’ 정도로 결론 낼 수 있다. 이러한 논의들이 행동경제학의 기본 전제다. 주류경제학의 인간 모델에선 시스템 1은 없다. 합리적인 경제주체만 있을 뿐이다.

 

경제주체는 덜 합리적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이론 중 ‘앵커링(닻 내림) 효과’에 대해 살펴보자. ‘리우 올림픽 기념 햄버거 무한정 구매 가능’이라는 마케팅 문구보다 ‘리우 올림픽 기념 햄버거 하루 1인당 3개 한정 판매’가 훨씬 더 좋은 판매 기록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1인당 3개라는 기준 설정
(닻 내림)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느끼는 희소성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대표성 휴리스틱’이라는 이론은 발생 확률을 무시하는 것이다. 예컨대 시를 매우 좋아하는 사람의 전공은 경영학일까, 일어일문학일까. 일문학 전공자일 것이라는 답이 많겠지만 사실 경영학 전공자일 확률이 높다. 일문학보다 경영학 전공자가 몇 배 더 많기 때문이다. 단순히 문학을 좋아한다는 단서로 시스템 1이 일문학 전공자라고 쉽게 단정 짓는 것이다. 이러한 비합리적인 경제주체들은 이득보다 손실에 더 크게 반응한다고 설명한다.

 

생각을 이해하면 행복도 조작할 수 있다
저자는 대장내시경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눴다. A그룹은 대장내시경 검사가 끝나자마자 내시경을 제거하게 했다. B그룹은 검사가 끝나고 내시경을 한동안 두었다가 제거했다. 검사 후 두 그룹에 재검 의향을 물었더니, B그룹이 훨씬 더 높았다.
B그룹이 재검 의향이 있었던 건 기억자아 때문이다. A그룹은 짧은 검사 시간 내내 고통스러웠기 때문에 이 검사를 고통이라고 기억했다. 반면 B그룹은 검사하는 동안 잠깐 고통스러웠지만 시간이 길어지며 고통의 정도도 줄었기 때문에 덜 고통스러운 검사로 기억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마지막에 경험자아, 기억자아를 통해 심오한 철학적 화두도 던진다. 똑같은 경험과 기억이라도 작은 행동 하나로 행복과 불행을 규정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생각을 더 잘 이해하면 행복한 경험도 더욱 행복한 경험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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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의 탄생   저자 대니얼 네틀 지음 | 출판사 와이즈북
“성격은 유전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한다”
최근 주목받는 연구 분야인 행동유전학의 주장이다. 이 책은 한 사람의 가장 중요한 성격을 성공, 실패, 이혼 등 실제 생활을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행동유전학자들은 각기 다른 가정으로 입양된 일란성 쌍둥이와 이란성 쌍둥이들을 수년간 연구했다. 다른 환경에서 자랐지만 일란성 쌍둥이들은 성인이 된 후 성격 유형이 매우 유사했고, 이란성 쌍둥이들은 큰 상관관계를 보여주지 못했다. 같은 가정에서 자랐지만 유전자를 공유하지 않는 형제들은 타인만큼이나 성격이 달랐다. 유전적 요소가 강력하게 작용하는 한 사람의 성격은 운명론이나 결정론처럼 고정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모두 5대 성격 특성(외향성, 신경성, 성실성, 친화성, 개방성)을 가지고 있다. 외향적인 성격이더라도 특정 상황에서는 내향적일 수도 있다. 단지 주어진 환경에 따라 정도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또 흔히 말하는 부정적인 성격이란 것은 없다고 밝힌다. 신경성은 우울함, 낮은 자부심, 정체성 불안과 같은 성격으로 일반적으로 사회에서 부정적으로 평가받지만, 성격이 좋고 나쁨은 환경에 적합한가와 관련 있다. 저자는 신경성이 높은 사람은 과거 포식자 환경에서는 생존율이 더 높았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성격의 장점과 혜택을 십분 활용해 자신이 성장하는 데 자양분이 되게끔 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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