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혁의 금융 산업, 제4차 산업혁명으로 나아가다

2017.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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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플랫폼, 블록체인(Blockchain), 금융 업무 무인화 등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은 주목할 만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금융 산업의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선도 기업을 통해 핵심 기술의 적용 현황을 살펴본다.

 


 

글 현윤식 기자

최근 금융 산업은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했다. 이번 산업혁명은 ‘혁명’이라는 표현에 부합하는 다양한 기술에 의한 전방위적 변화가 예상된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800여 명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기업경영인들은 제4차 산업혁명의 중심 기술로 웨어러블 인터넷,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로봇, 빅데이터, 클라우드, 자율주행차, 공유경제, 3D 프린팅, 디지털 통화, 블록체인 등을 언급했다. 이들 기술 중에서 ‘알파고 쇼크’를 일으킨 인공지능은 금융 산업에 특히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게임을 넘어 금융 속으로

지난해 시장조사기관 IDC는 전 세계 인지·인공지능 시장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55.1%의 성장세를 통해 2020년 55조 원의 시장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전망은 제조, 금융, 의료, 자동차 등 대부분의 산업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인공지능 기술의 무궁무진한 잠재력 때문이다. 과거 IBM의 인공지능 ‘딥블루’는 체스 전용이었지만, 구글의 ‘알파고’를 비롯한 최근 인공지능은 범용을 표방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금융에 인공지능을 도입하려는 기술 개발의 노력도 꾸준하게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선보인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는 아직까지 한계 인공지능 수준에 머무르고 있지만 금융사의 자산 운용 방식에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고도화된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를 통해 사람 대신 포트폴리오 관리를 수행하는 인공지능의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가 가능해진 것이다. 현재는 미국의 로보어드바이저 선두 기업인 웰스프런트와 베터먼트 등 미국을 중심으로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 기업인 AT커니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의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연평균 약 6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IBM은 빅데이터를 조합해 지식을 만드는 인공지능 ‘왓슨’의 핵심 기술을 통해 의료와 금융 분야에 특화된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이를 위해 IBM은 금융 산업 내 주요 기업 인수·합병(M&A)과 제휴, 인재 충원 등의 방법으로 전문성을 높이는 중이다. 지난해 9월, IBM은 금융 컨설팅 회사인 ‘프로몬터리 파이낸셜’을 인수해 금융 자문 서비스 ‘왓슨 파이낸셜 서비스’를 출범했고, 올해 3월에는 세일즈포스와 파트너십 체결을 발표했다. IBM은 자사의 ‘왓슨’과 세일즈포스의 인공지능 ‘아인슈타인’을 통합한 서비스로 금융을 비롯한 헬스케어,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에 인공지능 시스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플랫폼, 기술의 융합을 통한 변신

“과거의 페이스북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정도로 여겼지만, 미래에는 어디에서든 모든 경험을 소셜하게 바꾸는 플랫폼이 돼 있을 것이다.” 마크 저커버그의 이야기처럼 페이스북은 이제 강력한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2014년 사람 얼굴을 97%의 정확도로 인식하는 ‘딥페이스’와 2015년 비서 솔루션인 ‘엠(M)’을 선보였다. 또한 글로벌 IT 기업들은 인공지능 기술을 오픈 소스로 공개해 시장을 키워 생태계를 넓히고 있다. 이를 통해 페이스북은 모바일, 웹 기반 상거래, 정보 사이트를 연결해주는 역할뿐 아니라, 독일 피도르은행과 제휴해 페이스북의 ‘좋아요(Like)’가 많아지면 계좌금리가 높아지는 비즈니스 모델도 선보였다.
이승훈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구글은 방대한 영역에서 확보한 빅데이터와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핵심 기술을 접목해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플랫폼을 구현하고 있다”며 “반면, 페이스북과 아마존은 각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쇼핑몰 서비스를 제공하며 확보해 온 사용자 정보를 활용해 개개인의 성향을 정교하고, 정확하게 분석 가능한 맞춤형 인공지능 플랫폼을 구현해 내려 한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가상화폐에서 금융의 총아로

가상화폐 ‘비트코인’에서 시작된 블록체인은 핀테크(FinTech) 기술과 융합해 주식거래 플랫폼, 개인 간 거래(P2P) 대출, 보험 계약 등 기존 금융시장 인프라와 금융 중개기관 업무에 다양하게 활용함으로써 특히 금융 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에 글로벌 금융사들은 자체적 기술 확보를 위해 벤처와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제휴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HSBC, 시티그룹, 크레디트스위스는 미국 스타트업 액소니(Axoni)의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금융거래 시 은행 간 자료 공유 네트워크를 구성하기로 했고, 비자카드는 미국 벤처기업 체인과 공동 개발한 체인코어(ChainCore) 기술을 이용해 기업 간 당일 해외송금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블록체인 인프라 구축에서 앞서나가는 기업도 IBM이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해마다 금융서비스 분야에서 발생한 매출을 기준으로 ‘핀테크 톱 100’을 선정한다. 금융서비스 분야에서 상당한 매출 실적을 올렸으나 3분의 1 매출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기업은 별도로 ‘엔터프라이즈 25’로 선정하는데, IBM은 2016년까지 이 분야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IBM은 자체 조사를 통해 전 세계 은행의 15%가 올해 내 블록체인 솔루션 도입 의사가 있다며, 3년 내에는 65%가 블록체인 솔루션을 도입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IBM은 블록체인에 대한 연구·개발(R&D)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시스코, 인텔, 리눅스 재단이 지원하는 표준 기반의 오픈 소스형 블록체인 플랫폼 ‘하이퍼레저 프로젝트’ 진행이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플랫폼, 블록체인 등의 핵심 기술은 독자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융합을 통해 금융 산업의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다. 현재 핀테크로 분류되는 기술의 대부분이 이에 해당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전문가들은 올해보다 본격적인 기술 발전을 기대한다. 문제는 얼마나 원활하게 금융 산업에 적용할 것인가다. 정체된 금융 산업을 새롭게 도약시킬 수 있는 계기인 제4차 산업혁명을 위해 한국 금융 스타트업과 핀테크 기업들의 분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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