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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분석 및 성패 예측

2016.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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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의 은행 산업 총 매출 규모가 100조 원을 넘는 상황에서도 은행의 글로벌 경쟁력은 선진 은행에 비해 뒤떨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한국의 인터넷전문은행이 금융 산업 체질 강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

 

글 윤석완 EY한영 금융본부 이사

 

2015년 9월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지난해 말 해외 점포 총수익 비중은 2.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해외 주요 은행들의 해외 수익이 총수익 대비 54.9%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은행의 글로벌 경쟁력이 얼마나 낮은 수준인지 가늠할 수 있다.

 

해외 인터넷전문은행의 출현
이러한 상황에서 메기이론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메기이론이란 냉장시설이 없던 북유럽의 어부들이 싱싱하게 청어를 운반하기 위해 천적인 물메기를 수조에 풀어 청어가 쉼 없이 움직이게 해 도착지까지 생존하게 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러한 때 핀테크로 무장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인터넷전문은행 출현이야말로 정체돼 있는 우리나라 금융 산업의 체질을 강하게 할 수 있는 진정한 메기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20년 전에 시작한 미국과 2000년부터 시작한 일본의 경우 총자산 기준 각각 3.1%와 1.0%대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즉, 기존 은행 대비 미미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상황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해외의 경우 인터넷전문은행이 실패한 경우라고 할 수 있을까.
미국의 경우에는 기존 은행이 제공하지 않거나 도외시하던 영역에 카테고리 킬러category killer 개념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한 경우가 많다. 소호 대출이 까다롭다는 시장 환경을 정확히 꿰뚫고 그 영역을 집중 공략해 시장점유율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제너럴모터스의 앨리뱅크와 같이 기존 비즈니스와 연관이 많은 자동차 대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2000년대 초반 약화된 금융 기능 강화를 목적으로 이종산업에 대한 은행업 진출이 허용됨에 따라 유통, 통신, 증권 등 타 업종과의 융합을 통해 인터넷전문은행이 출현했했다. 원래 카드업을 영위하던 이온Aeon과 카드 및 유통 사업에 기반을 둔 라쿠텐뱅크Rakuten Bank의 경우 카드론의 영역에서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비추어보면, 우리나라의 경우도 기존 은행이 제공하지 못하는 영역의 틈새 공략과 기존 영위하는 사업의 역량과 경험을 레버리지leverage하는 경우 인터넷전문은행도 충분히 수익을 내며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변화 사항은 디바이스device의 변화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 개인용컴퓨터PC 환경 하에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는 스마트폰 디바이스를 통해 서비스가 바로 제공된다면 우리나라의 경우 시작과 함께 높은 성장을 보일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
일본 지분뱅크Jibun Bank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 모바일 환경이 인터넷전문은행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지분뱅크는 일본 거대 은행과 2위 통신사 KDDI 합작으로 설립된 세계 최초 모바일 전업은행으로 2013년 스마트폰 사용이 성장의 촉매가 돼 출범 이후 5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사례로 유명하다.
또 한 가지 중요한 변수는 정부 주도라는 점이다. 유럽, 미국, 일본의 경우 소규모 은행이 자생적 필요에 따라 설립됐다면 우리나라는 정부 정책에 따라 큰 회사(카카오, KT)의 주도로 시작된다는 점이 다르며, 이미 많은 국민들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에 대해 알고 있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홍보가 된 상황이라 파급효과가 크다.

 

 

 

인터넷전문은행 공통 전략 모델
카카오뱅크, K뱅크의 주요 고객군은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2040세대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포인트는 중금리 대출 대상으로 제1금융권에서 소외돼 여신 전문 회사에서 연평균 15% 이상 금리로 대출을 받고 있었던 신용평가 4~8등급의 고객들이 타깃이다.
기존 은행에서는 고객의 신용도를 안정적 수입이나 담보를 통해서만 평가하다 보니 조건에 해당되지 않는 고객에게는 대출을 거절하고 안전한 고객에게만 대출을 제공해 왔다. 대출을 거절당한 고객은 어쩔 수 없이 고금리 시장으로 밀려나게 돼 매우 낮은 금리와 매우 높은 금리만이 존재하고 중간 금리 구간은 사라지는 ‘금리 절벽’ 현상이 오랜 기간 고착화됐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빅데이터 분석 기반의 진보한 알고리즘을 활용해 고객의 신용도를 다양한 기준으로 평가함으로써 고객 신용도에 맞는 적절한 금리를 제시할 예정이다. 그만큼 고객은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되고 은행은 대손을 줄일 수 있어 높은 수익성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자산관리 영역에서도 지금과는 차별화된 혁신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산관리 영역에서의 핀테크 주제로 급부상한 로보어드바이저를 스마트폰 상에서 구현하게 될 것이다. 빅데이터를 통해 분석 가능한 모든 정보를 활용해 개인의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을 제안하기도 하고 개인 비서처럼 챙겨야 할 개인 생활이나 경제 생활도 챙겨주는 시스템을 통해 생활 속의 금융을 실현하게 될 것이다. 이런 변화는 지금까지 자산관리를 예금에 가입하면 끼워주는 무료 서비스쯤으로 여기던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인식을 변화시킬 것이며, 품질 좋은 로보어드바이저를 경험한 소비자들이 늘어갈수록 자산관리 서비스의 가치를 이해하고 보다 양질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내지는 개인을 찾아 역시 지불결제 영역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이 미치는 변화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에는 소비자들이 물건 값을 어떤 방법으로 지불해도 크게 상관없다는 태도를 취했으나, 만약 인터넷전문은행이 편리한 지불 방법을 제공해 지불 방법을 장악하게 되면 인터넷전문은행이 소비자의 구매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될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7대 혁신 모델을 기조로 모바일뱅킹 역량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카카오톡 기반 활용과 카카오 생태계 관점에서 은행의 역할과 기능을 중요시하고 있으며, 특히 모바일 플랫폼에서의 뱅킹 혁신 모델에 집중하고 있다. 사업모델 중에서는 앱투앱app-to-app 결제를 통해 Van·PG 수수료를 최소화해 고객과 가맹점주에게 더 많은 혜택을 돌려주겠다는 모델이 눈에 띄며, 대출, 예·적금 상품은 카카오톡 메신저 플랫폼을 활용한 다양한 기능을 고려하고 있다. 또한 빅데이터 수집 및 활용을 통한 신용평가 모델의 개선을 통해 기존 은행과는 차별화된 중금리 대출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K뱅크는 오프라인 채널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함과 동시에 다양한 상품,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GS25(주주사)의 편의점 채널을 활용, 지점이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약점을 최대한 보완할 예정이며, 기존 KT의 플라자와 대리점 채널을 통해서도 부득이한 대면 업무를 대행하는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전문은행임에도 불구하고 방카슈랑스, 외국인 전용 상품, 크라우드펀딩 등 카카오뱅크와는 달리 많은 상품과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 금융 산업에 미칠 영향
인터넷전문은행의 출현으로 가장 긴장하고 있는 금융업계는 카드사다. 특히, 카드 사업 중 수익 기여가 가장 큰 카드론 영역의 타격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카드론의 경우 중금리 대출 시장과 정확하게 타깃 고객군이 중복되는 사업으로 만약 인터넷전문은행이 중금리 대출을 공격적으로 10%대 이하로 상품 금리를 제시한다면 카드사도 수익을 포기하면서라도 금리 경쟁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올 수밖에 없다.
그리고 지급결제 영역에서도 우려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우리나라 고객 특성상 플레이트plate카드를 쓰는 결제 행태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많은 업계 전문가들이 예측하고 있으나, 스마트폰의 사용 비율과 앱의 친숙도, 파급효과에 따라 향후 3~5년 내에 앱투앱 결제가 활성화될 수도 있기 때문에 만약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증권사와 보험사의 경우에는 인터넷전문은행과 직접적인 경쟁 관계는 아직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과 같이 일부 중복되는 영역이 존재하나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요 타깃 모델이 아니며 오히려 상품 관점에서 제휴 파트너로서 관계 강화가 예측된다. 사업 초기 증권계좌와 연계한 프로모션도 기획할 수 있으며 보험사의 경우 제휴를 통해 기존 은행과 동일하게 온라인 채널을 하나 더 확보하는 관점에서 사업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기존 은행권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출현으로 경쟁 채널인 인터넷·스마트뱅킹의 영역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I은행, K은행은 올해 온라인 채널 개편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위비뱅크, 써니뱅크처럼 인터넷전문은행의 채널과 상품 특성과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이미 출시한 상태다. 향후 채널뿐 아니라 상품 금리, 더 나아가서 지점과 비용의 최적화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에 대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 설명회에서 카카오뱅크 윤호영 부사장이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풀어야 할 숙제
국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그 이유로는 첫째, 현재 은행법상 은행 소유 지배구조가 파편화돼 시너지 발현이 기대와 달리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손익분기점BEP 달성까지 3년에서 5년으로 예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주주사들이 감내할 것인가는 두고 봐야 할 부분이다.
둘째, 고객 정보 활용의 문제다. 과연 주주사들끼리 고객 정보를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는 결코 쉽게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 현재까지는 규제상 고객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정보제공 동의가 필수이며 동의를 얻었다 하더라도 타 사에 제공할 의무는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중금리 대출을 위한 신용평가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결제, 유통, 통신, 소셜 활동 및 위치 이동 데이터까지 신용평가를 위해 사용 가능한 모든 데이터를 각 주주사가 인터넷전문은행에 제공해야 하는데 고객 입장에서는 본인 정보 제공에 대해 소극적으로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인터넷전문은행이 우리나라 금융의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시각과 찻잔 속의 폭풍으로 끝날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공존하고 있으나, 사물인터넷IoT, 핀테크 물결은 더욱 커질 것이며 이런 정보기술IT과 혁신적인 사업모델을 탑재한 인터넷전문은행은 정체된 금융 산업에 건강한 긴장감과 고민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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