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ICT 산업 전망 컨퍼런스를 통해 본 정부의 ICT 산업 정책 방향

2017. 3. 26

CLIPBOARD
image_pdf

 

제4차 산업혁명은 기존에 없었던 혁신적인 신기술 개발, 신사업 발굴 등을 촉진시키며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과 지역 간·국가 간 갈등, 성장과 고용의 불균형, 소득 양극화’의 악순환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으로 인식되면서,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인 우리나라에 기술적 발전과 경제 성장의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글 이상홍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센터장

 

“컴퓨터의 지능이 인간을 능가하는 특이점(Singularity)이 30년 이내에 일어날 것이며, 인간보다 50배나 뛰어난 인공지능(AI)을 ‘슈퍼 인텔리전스(Super Intelligence)’라 명명하고 싶다.” 지난 2월 27일부터 4일간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말이다. 또한 지난 1월 초 미국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7’에서는 ‘알렉사(Alexa)’라는 인공지능을 스피커에 탑재한 음성인식 개인비서 ‘에코(Echo)’가 전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시대는 이제 지능화와 융합을 극대화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이러한 대전환기의 패러다임을 제4차 산업혁명이라고 명명한 바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은 ‘모든 사물, 산업, 영역 등이 보다 지능화된 정보통신기술로 연결·융합돼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변화를 촉진시키는 과정이자 그 결과’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러나 스위스의 글로벌 금융 기업인 UBS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제4차 산업혁명 적응도는 스위스(1위), 싱가포르(2위), 미국(5위), 일본(12위), 대만(16위), 말레이시아(22위) 등에 이어 139개국 중 25위 수준으로 평가됐다. 물론 기업 경쟁력, 기술 수준 등 산업적 측면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 시장, 법·규제, 교육, 숙련도 등 기반 요소를 평가했다는 한계가 있다.

 

2030년 지능정보기술의 경제 효과 85조 원

제4차 산업혁명은 기존에 없었던 혁신적인 신기술 개발, 신사업 발굴 등을 촉진시키며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과 지역 간·국가 간 갈등, 성장과 고용의 불균형, 소득 양극화’의 악순환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으로 인식되면서 ICT 강국인 우리나라에 기술적 발전과 경제 성장의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다만, 대전환기의 소용돌이 속에서 선도적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ICT 등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개발, 창의적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인재 육성, 신기술·융합 신산업 및 신서비스 등이 경제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규제 혁파, 제도 개선 등의 준비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변화와 필요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ICT의 대응 방향을 모색하고 해법을 제시하고자 미래창조과학부는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등 7개 기관과 함께 지난해 10월 25일부터 2일간 ‘ICT 융합과 지능정보로 열어가는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주제로 ‘2017 ICT 산업 전망 컨퍼런스‘를 개최한 바 있다. 즉 컴퓨터와 인터넷이 열어간 제3차 산업혁명에서 조연으로서 역할을 한 우리나라 ICT가 제4차 산업혁명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고 주연이 되기 위해서는 핵심 원천으로 부상한 지능정보기술 등 ICT와 다른 산업의 융합을 촉진해 차별적이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능정보기술은 제4차 산업혁명의 도래를 촉진시킨 동인으로 모든 기계, 인간으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하고 고도의 정보 처리 능력에 기반을 둔 분석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 모바일,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정보통신의 신기술 영역을 의미한다. 참고로 미국 경영 컨설턴트 업체인 매킨지는 2030년 지능정보기술이 만들어 내는 경제적 효과가 신규 매출 85조 원, 비용 절감 199조 원, 소비자 후생 175조 원 등 최대 46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공간 간·산업 간 무경계화 속도 빨라져

‘2017 ICT 산업 전망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내용 중 특히 주목할 부분은 IITP의 ‘2017년 ICT 산업 10대 이슈’다. 2008년부터 매년 발표한 ‘ICT 산업 10대 이슈’는 ICT의 트렌드 변화를 분석·전망하고 있어 전략적 대응과 정책적 방향성을 모색할 기회를 제공하기에 충분하리라 본다. 선정된 ICT 산업 10대 이슈는 순서대로 자율주행차·커넥티드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스마트 팩토리, 디지털 헬스케어, 드론·로봇, 사물인터넷, 생체인식, 인공지능, 블록체인(Blockchain), 사이버 보안이다. ‘2016년 ICT 산업 10대 이슈’와 비교해 기술적 발전과 국가 간·기업 간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드론, 로봇, 인공지능 등이 연속 선정된 한편, 가상현실·증강현실, 스마트 팩토리, 생체인식, 블록체인이 올해 새롭게 선정됐다. 자율주행차·커넥티드카는 향후 1~2년 안에 완전 자율주행 기술 및 지능형 차량 통신(Vehicle to Everything, V2X) 등 통신 기술을 장착한 신차의 출시와 보급이 전망된다. 가상현실, 증강현실 중 가상현실은 플랫폼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이며, 증강현실은 구글의 재진입이 예상된다. 스마트 팩토리는 표준 제정으로 도입이 확산될 전망이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으로 진단, 예측, 분석 및 플랫폼 기반 서비스가 본격화될 것이다. 지능화 플랫폼 중심으로 경쟁이 변화할 드론·로봇은 규제 완화로 상업용 드론이 본격 성장하는 한편, 대화형·감성형 로봇 시장의 개화가 생각보다 빨라질 것이다. 사물인터넷은 표준화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통신 표준 간 경쟁도 예상된다. 생체인식은 보안 취약 분야의 대안 기술로써 적용이 확대될 것이며, 인식 기술 간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인공지능은 음성인식 비서, 챗봇(Chatbot), 스마트 홈 스피커 등에서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이며, 의료, 금융 등으로 기술적 도입이 확대될 것이다. 블록체인은 금융권에서 ‘프라이빗 또는 컨소시엄 블록체인’ 중심으로 성장하겠지만, 비(非)금융권 영역에서도 도입 논의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사이버 보안은 외부 전문 기관에 맡기거나 클라우드 형태로 이용하는 ‘보안의 서비스화’가 지속될 것이며, 머신러닝 등을 활용한 지능화 솔루션이 각광을 받을 것이다. ‘2017년 ICT 산업 10대 이슈’로 선정된 ICT들은 지능화, 초연결, 안전,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지향하고 있다. ICT로 시공간 간·산업 간 무경계화(無境界化) 속도가 더욱 빨라지면서 보다 지능화된, 보다 연결된, 보다 안정적인, 보다 가치 중시적인 사회로 진화하는 제4차 산업혁명의 단면을 보여준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의 여명기인 지금, 각국과 글로벌 기업들은 성장 기회를 포착하고 대전환기의 승자가 되기 위한 주도권 확보 경쟁을 시작하고 있다. 선두에 위치한 국가나 기업은 존재하지만, 아직까지 시장 지배력을 확보한 국가나 기업은 존재하지 않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파고를 넘기 위해 우리 정부는 지난 1년간 국가 발전 청사진 확보를 위해 숨 가쁘게 달려 왔다. 인공지능 등 핵심 기술을 확보해 신성장 동력 창출을 촉진하고,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지능정보산업 발전 전략(3월)을 수립한 바 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전 산업 지능화, 양극화 해소, 인간 소외 극복 등 균형적 경제 성장 및 인간 중심적 사회로의 진화를 위한 지능정보 사회 중장기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2017년 정유년에는 지능정보기술 중장기 연구·개발(R&D) 로드맵 수립 등을 통해 구체적 방법을 제시할 계획이다. 제4차 산업혁명은 기존 경제적·사회적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고 균형적이고 순기능적인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국가나 기업에 ‘승리의 월계관’을 줄 것이다. 정부의 다각적 노력이 궁극의 결실을 맺고 제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기회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민간과의 지속적이고 발전적인 논의와 유기적 협력이 절실하다.

* 저작권법에 의하여 해당 콘텐츠는 코스콤 홈페이지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 따라서, 해당 콘텐츠는 사전 동의없이 2차 가공 및 영리적인 이용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