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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장, 거래안정화장치 도입

2016.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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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제한폭 확대와 고빈도매매의 증가로 인해 착오주문 발생 시 큰 폭의 손실이 나는 것을 막는 거래안정화장치가 도입된다. 호가일괄취소(Kill Switch) 제도 등의 도입에 따른 영향과 긍정적 효과를 알아본다.

 

글 변대원 성장과균형 대표

 

2013년 12월 12일. 한맥증권의 한 직원이 파생상품 거래에서 주문실수를 하면서 시장에 현저히 낮은 매물이 쏟아져 나왔고, 단 2분 만에 한맥증권은 463억 원가량의 손실을 입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 결국 한맥증권은 주식시장 개장 57년 이래 처음으로 주문실수로 파산한 증권사가 됐다. 한국거래소KRX에서는 이와 같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파생상품 시장의 경우 이미 2014년 3월부터 호가일괄취소 제도를 도입했고, 9월부터는 착오매매구제 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부터 증권시장에서도 가격제한폭이 확대(±15%→±30%)되고, 고빈도매매High Frequency Trading, HFT의 증가로 인해 착오주문이 발생할 시 큰 폭의 손실이 가능해짐에 따라 이러한 거래안정화장치의 필요성이 부각됐다.

고빈도매매의 급증과 대비의 필요성
고빈도매매는 알고리즘으로 구성된 투자 전략을 고성능 컴퓨터를 이용해 매매하는 투자 전략을 말한다. 지금까지는 일반적으로 프로그램 매매나 알고리즘 매매를 주로 하는 기관투자가나 외국인투자자의 전유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문 처리 속도가 향상된 다이렉트 마켓 액세스DMA서비스와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연결 프로그램인 API가 확산됨에 따라 개인투자자에 의한 고빈도매매도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다.
한국증권학회지의 <개인투자자의 고빈도매매 행태와 성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공학과 투자 전략의 고도화에 따라 세계적으로 고빈도매매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빈도매매의 거래량 비중이 2012년 4.7%에서 지난해 8.7%로 증가했고,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문제는 고빈도매매가 짧은 시간에 수차례에 걸쳐 대량으로 거래하기 때문에 증시의 급격한 변동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물론 지금까지 이런 변동성에 대한 안정화 장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호가당 제출할 수 있는 수량을 상장주식 수의 5%까지로 제한하는 ‘호가수량제한’이나, 직전 가격 대비 체결 가격이 급변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즉시 체결하지 않고 단일가매매로 전환해 가격 급변의 이유가 호가불균형order imbalance이나 주문실수fat finger error에 의한 것인지 정보 반영을 위한 본질적 가격 변동 등인지를 투자자로 하여금 판단할 기회를 부여하는 ‘변동성완화장치’로 일부 주문실수를 예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소량 주문이 반복적으로 제출되는 고빈도매매의 경우 현행 제도만으로 예방하기 어려워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추가적인 장치가 필요해졌다. 또한 대규모 착오매매 발생 시 회원이 위탁자의 매매를 자기 매매로 인수할 뿐 다른 구제 수단이 없었기 때문에 서두에서 언급한 한맥증권의 사례와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기 위해 새로운 구제 제도를 도입하게 됐다.

 

 

새로운 구제 제도 도입
호가일괄취소 제도는 쉽게 설명해서 잘못된 주문이 여러 호가로 접수된 경우 바로 신청해 일괄적으로 체결이 안 된 주문들을 취소하게끔 만드는 장치라고 볼 수 있다. 더불어 10분 동안은 추가적인 접수도 차단해 마치 개별 계좌 시스템에 적용되는 사이드카라고도 볼 수 있다. 대규모 착오매매구제 제도는 직전 가격 대비 ±10% 범위를 초과하는 가격대에서 100억 원 이상의 손실이 난 경우만 구제 가능한데, 착오매매가 있었던 시점부터 반드시 30분 이내에 신청해야만 한다.
이처럼 호가일괄취소 제도와 대규모 착오매매구제 제도가 시행되면 의도하지 않은 실수로 인한 손해를 그전보다 더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결국 손해가 커지는 것을 막아주기 위한 제도인 것이지 손해 자체를 보호해줄 수는 없기 때문에 모든 투자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금융공학이나 기술은 계속적으로 발전하고 있고, 그 속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을 통해 인공지능의 빠른 발전 속도를 체감할 수 있었다. 성큼 다가온 인공지능 기술은 더 이상 미래가 아닌 현실의 문제가 된 것이다.
금융시장 역시 다양한 투자 기법과 첨단화된 정보기술 장비의 결합으로 고빈도매매와 같은 현상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다. 문제는 기술의 발전만큼 사람들의 수준은 빨리 발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좋은 투자 기법이 늘어나고 더 첨단화되는 환경 속에서 투자시장도 더 많은 리스크를 가지게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결국 투자자는 기술에 의존하기에 앞서 시장을 통찰할 수 있는 안목과 힘을 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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