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IT, 조직의 전문성을 키워야 할 때

2017.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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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전략의 핵심, 금융IT

금융IT 인력의 전문성과 투자, 해외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대비 등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들어본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Q1. 핀테크(FinTech) 산업이 떠오르면서 정보기술(IT) 전문가, 스마트금융 전문 인력을 대하는 금융권의 인식이 달라졌다. 다른 분야보다 2~3배 이상의 성과를 보이고 있는 금융IT의 향후 전망은 어떠한가?

“현재 국내 핀테크 산업은 핀테크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기존 금융권은 몇몇 금융사를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적극적이지 못하다. 특히 기존 금융권은 핀테크라는 시대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IT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예를 들면, 2011~2015년 중 금융권의 총 예산 가운데 IT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소폭 등락하는 추세를 보인다. 2015년 중 금융권역별 총 예산 가운데 IT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은행이 9.4%, 금융투자가 11.5%, 보험이 6.4%다. 동일 기간 중 금융권의 총 임직원 수 대비 IT 직원 수가 차지하는 비중의 추세를 살펴봐도 비슷하다. 2015년 중 금융권역별 총 임직원 수 대비 IT 직원 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은행이 3.2%, 금융투자가 4.7%, 보험이 4.0%에 불과하다. 물론 이러한 통계로 기존 금융권의 IT 투자에 대한 태도를 평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업계 등의 전언으로도 기존 금융권의 IT 투자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는 쉽게 확인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기존 금융권도 핀테크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IT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과거 하드웨어에 집중됐던 IT 투자는 소프트웨어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핀테크의 발전으로 고객의 접점이 창구(Window)에서 화면(Display)으로, 오프라인(Offline)에서 온라인(Online) 또는 모바일(Mobile)로 전환되고 있고, 빠르게 변하는 금융서비스 제공 환경 속에서 기존 금융권이 살아남으려면 경쟁력 있는 소프트웨어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경쟁력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들려면 기술력 있는 IT 인력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기존 금융권은 IT 인력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갈 필요가 있다.”

 

Q2. 금융IT 인력이 차세대 전략의 핵심을 담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융투자업계가 가져가야 할 금융IT 인력에 대한 전문성은 어떻게 관리해 나아가야 할까?

“금융투자 서비스 대부분은 진작부터 비대면으로 제공돼 왔다. 그래서 은행보다 온라인 서비스가 활성화돼 있다. 예를 들면, 은행의 핵심적인 업무 중 하나인 대출은 온라인으로 제공되지 않는다. 이와 달리 금융투자 서비스 대부분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최근 금융투자업계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IT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금융투자업계가 가야 할 길은 멀어 보인다. 상대적으로 온라인 서비스가 활성화됐음에도 불구하고 IT에 대한 전략적인 접근은 매우 미흡한 수준이다. 우선 낙후된 HTS와 MTS를 시대적 요구에 맞게 전사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할 것은 IT가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핵심적인 요소로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IT는 후선 부서(Back Office)로 인식돼 왔다. 이 때문에 금융투자업계는 빠르게 변하는 IT 환경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하는 데 성공적이지 못했다. IT를 괄시하던 기존 기업문화를 개선하려면 최고 경영진의 생각부터 바뀌어야 한다. 특히, 최고 경영진은 ‘IT가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다(This is IT)’라는 기업문화를 조성할 수 있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IT 인력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늘려야 한다. 세계적인 투자은행(IB)으로 평가받는 골드만삭스의 경우 IT 엔지니어 및 프로그래머가 풀타임 직원 3만3000명 중 27.2%인 9000명에 이른다.”

한 중국인 관광객이 11일 서울 소공동 신세계면세점에서 간편결제수단인 알리페이를 이용해 결제를 하고 있다.

 

Q3. 중국의 알리페이가 국내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한다. 결제 시장뿐만 아니라 금융서비스 전반이 가능해진다. 국내 금융권에서 대비해야 할 사항은?

“핀테크가 발전할수록 금융 산업의 국경 간 경계는 모호해지고 금융시장의 통합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즉 핀테크 기술력이 금융 산업의 국제적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계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이 점에서 중국 알리페이의 국내 진입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국내 금융권이 대비해야 할 사항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기존 금융권은 국내 핀테크 기술력과 경쟁력이 증진될 수 있도록 협조적이어야 한다. 즉 기존 금융권은 국내에서도 핀테크 혁신이 촉진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둘째, 스마트 계약, 오픈 플랫폼,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핀테크 혁신에 필요한 기반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셋째, 규제와 혁신의 조화가 뒷받침돼야 한다. 아직까지도 금융 규제 때문에 핀테크 혁신이 어렵다는 말이 많다. 이 문제가 풀려야 다른 문제들도 쉽게 풀릴 수 있다.”

 

Q4. 금융지주회사의 경우, 궁극적으로 IT 조직을 개편해야 할 필요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IT 조직의 가치를 미래 가치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선도적인 역할과 더불어 국내 금융권의 IT 투자가 절실해 보인다.

“IT의 특징 중 하나는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와 범위의 경제(Economy of Scope)를 쉽게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경쟁력 있는 IT 기술력을 확보할수록 비용은 더 크게 절감될 수 있고, 동일한 IT 기술력으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IT의 강점은 금융지주회사에서 나타나기 쉽다. 금융지주회사 내 IT에 대한 중복 투자는 IT 투자의 성과를 평가 절하시킨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금융지주회사 내 IT 조직을 통합하고 IT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IT 투자에 대한 성과가 제대로 평가될 수 있고 향후 IT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도 올바로 내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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