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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냉’이냐 ‘비냉’이냐…맛있으면 ‘장땡’

2019.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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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9년 조선후기 대표적인 풍속서인 ‘동국세시기’에는 ‘냉면’에 대한 최초 기록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11월 무김치나 배추김치에 메밀국수를 말고 여기에 돼지고기를 얹어 먹는것”이라고 간략히 소개가 되어 있네요.

하지만 170여년이 지난 지금.
냉면에 대한 수많은 학설들이 젓가락 앞에서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뭐가됐든 맛있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만 냉면집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다툼들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마련해 보았습니다.

 

냉면은 겨울음식이다

원래 냉면은 겨울음식이었습니다.
얼음이 귀하던 시절, 냉면에 필요한 얼음을 겨울에 쉽게 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평냉에 겨자 치면 하수?

평양에서는 식초를 듬뿍 뿌리고 겨자도 팍팍 넣어 냉면을 먹습니다.
지난 4월 남북평화 예술단으로 참여한 걸그룹 레드벨벳이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는데 현지 직원들이 “식초와 겨자를 넣어 먹어라”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슴슴한 맛을 즐기는 것도 방법이지만 자기 입맛대로 맛있게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위로 잘라먹으면 초짜?

냉면은 원래 ‘한입’음식이라고 합니다. 한입 가득 면을 말아 입에 넣고 우적우적 씹으면서 메밀의 맛을 음미해야합니다. 쇠붙이가 음식에 닿으면 맛이 변한다는 설도 있고요
이북에서는 긴 면이 장수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함흥냉면이 너무 맵거나 면발이 잘 안끊길 경우, 한번 정도는 잘라 먹어야 한다는 학설의 다툼이 있습니다.

 

냉면 원조는 메밀 100%가 맞다?

평냉은 메밀이 주 원료이지만 함흥냉면은 전분으로 만듭니다.
요새는 잘 끊기는 면이 대세라 평냉도 메밀과 전분을 섞는 경우도 많습니다. 결국 개인 취향입니다.

 

냉면은 서민음식?

이제 만원 이하 냉면을 찾아보기 어려워 졌습니다.
질좋은 고기를 잘 우려내 육수를 끓이고 면이 불지 않도록 국수를 말아내는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보니 비싸다는 겁니다.
하지만 2만원이 넘는 파스타는 잘 먹으면서 냉면만 비싸다고 지적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매니아들의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결론
냉면, 가르칠려고 하지 맙시다!

조선시대 중기 문신인 장유(1587~1638)의 계곡집이라는 문집 27권에 ‘자장냉면(紫漿冷?, 자줏빛 육수의 냉면)’이라는 시가 실렸습니다.

그 중 냉면과 관련된 대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자줏빛 육수는 노을빛처럼 비치고, 옥색의 가루가 눈꽃처럼 흩어진다.
젓가락을 입에 넣으니 그 맛이 입속에서 살아나고, 옷을 더 입어야 할 정도로 그 차가운 기운이 온몸을 뚫는다”
[네이버 지식백과] 냉면 [冷麵] (한국세시풍속사전에서)

맛있게 먹고 입 안에서 작은 불꽃놀이를 느낄 수 있으면 ‘장땡’아닐까요?

추우면 춥다고 먹고 더우면 덥다고 먹고
냉면사랑에는 남녀노소와 등급이 따로 없습니다. 그냥 개취(개인취향)대로 즐기면 됩니다.

오늘부터 “형이 냉면 좀 먹어봤는데…”
금기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