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P파리바카디프 코리아 CTO, 라프 와우터스와의 인터뷰
해외 디지털 뱅킹 전문가가 바라보는 한국 디지털 금융의 핵심 과제와 미래 발전 방향을 알아본다.
Q1. 디지털 변혁(Digital Transformation) 부문을 책임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벨기에 소재의 BNP파리바포티스 은행을 시작으로 소매금융, 상업금융 및 기업금융 부문에서 다양한 직책을 맡으며 6년간 경력을 쌓았습니다. 그 후 보험업계로 이동해 현재까지 9년여 간 경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9년 중 3년간은 아시아와 유럽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 중인 벨기에 소재 보험 그룹 Ageas(아게아)에서 최고경영자 업무를 지원했으며, 그 이후4년간은 Ageas(아게아) 홍콩지사에서 비즈니스 개발 업무를 도맡아 했습니다. 홍콩에서의 재직기간 동안 스위스 쟝크트 갈렌(Sankt-Gallen) 대학의 금융서비스 및 보험 부문 MBA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MBA 과정 수료 후, 한국으로 이동해 현재는 BNP파리바 카디프생명에서 최고혁신책임자(Chief Transformation Officer)로 재직 중입니다. BNP파리바 카디프생명은 BNP파리바그룹 산하의 보험자회사 BNP파리바카디프의 한국보험법인으로, 2002년 신한은행과 BNP파리바카디프의 합작으로 설립된 생명보험회사입니다. 2014년부터 최고혁신책임자(CTO)로 재직하며 상품개발, 마케팅, 디지털 등의 업무를 관장하고 있으며, 2015년부터는 차별화된 고객경험과 영업접점에서의 효율성 제고, 파트너사를 위한 디지털 툴 제공을 주 목적으로 하는 디지털 플랫폼 프로젝트를 이끌어 오고 있습니다.”
Q2. 디지털 혁신 전략이 각광을 받으면서, 인건비 절감에 따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금융서비스 부문에서 디지털 전략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요?
“2016년 당시, 구글의 알파고가 세계 최고의 프로 바둑기사인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승리하면서 대한민국 전역이 충격에 빠진 바 있습니다. 상당한 대국 경험을 요하는 바둑과 같은 경기에서 기계가 자체적인 학습을 통해서 인간을 압도할 수 있다는 점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를 계기로 사회 전반적으로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인간을 대체할 부분을 규명하고 어떻게 발전적인 모델을 구축해야 하는지의 문제가 비즈니스 관점에서 하나의 과제로 남았습니다.
은행에서는 무점포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편의점 등 이종간의 결합을 기반으로 24시간, 365일 접근성과 가성비 높은 뱅킹 시스템을 앞세우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가 인간 자산운용전문가와 경쟁하며 자산운용수익을 내는 모델이 나오고 있습니다.
보험 부문에서도 인공지능이 고도화되면, 보험계리사(Actuary, Mathematical technicians), 언더라이터(Underwriters), 지급 및 계약유지 업무(Claims and Policy processing staff), 보험심사업무(Insurance Appraisers) 는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 집니다.
디지털의 급속한 도입은 고객의 편의와 맞춤형 상품 제공이라는 큰 장점을 가진 동시에, 다음의 여러 가지 당면과제를 낳고 있습니다.
첫째, 초기 구축비용과 유지비용이 높다는 것입니다.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는 경영진의 굳건한 의지 없이 디지털 혁신을 이어나가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둘째, 고객에 대한 많은 데이터를 확보한 회사들에 의해 시장이 장악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규 플레이어의 입성을 가능케 하는 데이터 공유기반 이 만들어지는 것이 공정한 경쟁을 위한 선결조건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기본적인 문제점들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시장은 비용과 데이터 리소스가 풍부한 대형사들에 귀속될 것이고, 결국 소비자의 선택권도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Q3. 디지털 금융서비스 시대, 고객에 대한 재해석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요?
“그동안 금융은 불특정다수를 위한 상품을 제공해 왔습니다. 보험도 보다 많은 고객들에게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다수가 공통적으로 가지는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을 설계해왔고, 이로 인해 보험 소비자가 원하는 위험보다 더 많은 위험을 보장하는 경우 가 많았습니다. 또한 상품이 일반적으로 매우 복잡하여 일반 소비자들이 이해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제 금융에 있어서 소비자는 ‘불특성 다수’가 아닌 ‘특정한 한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진정한 소비자 중심 상품과 서비스의 도래를 가능하게 했다고 봅니다. 사물인터넷(IoT)과 웨어러블 기기 등 기술과 데이터 분석 기술의 고도화는 소비자 개별특성을 반영한 위험의 세분화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고객들은 이제 자신의 건강상태, 생활습관, 위험선호도가 반영된 개별 상품에 가입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간편심사 보험상품 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전에 보험가입이 불가능했던 사람들도 이제는 그들에 맞는 심사체계 를 통해 건강보험에 가입하여 보장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고도화된 디지털 기술로 인해, 고객들은 다양한 보험 회사들의 상품을 비교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고, 보험 회사들은 실시간 분석 및 관리를 통해 ‘계약자주문형’ 상품과 같이 맞춤형상품을 제공하고 사후관리보다 사전에 소비자의 위험을 감지하고 조치해 나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Q4. 국내 시장 상황이 해외 시장의 경우와 유사한지 의문이 듭니다. 해외 시장의 디지털 변혁 사례를 통해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너무 시기상조가 아닐까요?
“BNP파리바 그룹의 핵심 전략 방향 중 하나는 ‘디지털 혁신’이고, BNP파리바 그룹은 디지털 혁신을 선택이 아닌 의무로 받아들이며 비즈니스 전략 단위마다 혁신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룹 산하에 ‘아틀리에(L’Atelier)’라는 디지털 혁신을 연구하는 회사를 두어 미래를 향한 적극적인 실험과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BNP파리바 그룹의 ‘헬로뱅크(Hello Bank)’는 유럽 최초의 100% 디지털 모바일 뱅크로 2013년 2013년 5월에 설립되어 2년 사이 250만명의 가입자(2016년 12월 말 기준)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헬로뱅크(Hello Bank)’는 우리나라에서도 기존 은행들이 인터넷뱅크를 설립할 때 롤모델로 삼았던 플랫폼으로, 현재 프랑스, 독일, 벨기에, 이태리, 오스트리아 등의 나라에서 독보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소매금융에서 디지털 혁신의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헬로뱅크(Hello Bank)’ 고객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플랫폼(벨기에의 ‘Blue Room’), 클라우드펀딩 플랫폼(이탈리아와 프랑스의 ‘Hello Play!’) 등을 개발해 고객과의 소통을 넓혀나가며 ‘100% 디지털은행, 100% 디지털서비스’ 제공을 위한 목표 달성을 위해 주력하고 있습니다.
보험부문에서도 BNP파리바카디프 글로벌 본사는 내부에 디지털 혁신사례 및 솔루션을 전시하고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으로 ‘카디프랩(Cardif Lab)’을 설립해 임직원은 물론 파트너사에도 개방하고 있으며, 세계 최고의 데이터분석가들의 커뮤니티인 ‘케글 (Kaggel)’에 데이터분석 경쟁을 벌이는 등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홈(Connected Home) 측면에서는 IoT기술과 결합한 보험상품을 만들어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유럽을 공략하고 있으며, 스마트홈 솔루션 제공 관련해서는 모바일 고객 관계 서비스기업 팔로우애널리틱스(FollowAnalytics) 와 제휴를 맺고 있습니다.
BNP파리바 뿐 아니라 유럽, 미국 할 것 없이 디지털 혁신은 생존을 위해 기업이 지속적으로 이뤄가야 할 숙명입니다.”
Q5. 이제, 금융 부문에서 디지털 변혁과 관련해 정보(데이터)-기반 변혁이 중요해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대승적 차원에서 볼 때, 가장 시급한 문제로 다가오는 것은 미래 산업의 근간이 될 데이터 확보와 개인정보이슈입니다.
데이터를 어떻게 확보하고 구조화할지, 어떻게 내부 데이터와 외부데이터를 연계하고 분석할 것인지, 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보다 앞선 것이 개인정보보호 이슈입니다. 이제는 개인식별 데이터를 넘어 ‘쿠키(Cookie)’같은 비식별데이터의 사용도 자제하도록 지침을 만들고 있는 실정이라 진정한 의미의 데이터기반 혁신과 마케팅 실행여부에는 의구심이 듭니다.
많은 부분에서 관련 규제들이 혁신을 저해하기에, 사회 전반적인 디지털에 대한 이해와 규제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데이터 통합과 자동화가 필요합니다. 금융사는 비즈니스 특성상 많은 양의 정보를 다루고 있고, 정보의 통합 및 자동화를 통해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우선순위에 밀려있으나, 데이터 통합센터를 구축하고 자동화시키는 것은 미래 비즈니스를 위해 이뤄야 할 최우선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Q6. 핀테크(FinTech)를 비롯해 제4차 산업혁명에 따라 한국 시장 역시 많은 변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금융서비스 부문이 준비해야 할 정보기술(IT) 인프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제4차 산업혁명이 한국 내에서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보험 산업 측면에서, 인공지능에 기반을 둔 고객 서비스 및 자산운용, 무인차량 개발, 바이오테크놀로지, 사물인터넷 및 헬스케어 서비스 같은 기술혁신은 보험 산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고, 이로 인해 기존의 전통적인 보험 모델의 적용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됨에 따라 새로운 성장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BNP파리바 그룹의 연구에 따르면, 2025년 이후에는 자율주행기능(Semi-automated function)을 갖춘 차량이 시장에 출시되고,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는 자동차에 대한 개념과 사고의 주체 등 많은 부분에서 재정의를 요구할 것입니다.
또한 헬스케어 서비스도 정보통신기술(ICT)과 융합되고, 웨어러블 기기가 보편화되면서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사물인터넷에 기반한 방대한 양의 정보는 위험모델을 바꾸고 소비자의 행동을 실시간 관찰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러한 모든 변화들은 사고 후 보상금 지급에 초점을 맞추어 온 보험회사들로 하여금 사고 발생 전 조치를 취하거나 사고 발생 시 즉각적인 대처를 통해 사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제4차 산업 최대의 혁명이라고 일컬을 수 있는 ‘블록체인(Blockchain)’은 여러 가지 기존 금융으로부터 반대의 벽에 부딪히고 있지만,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입니다.”
Q7. 향후 전망을 어떻게 보십니까?
“디지털 금융 혁신에 대한 향후 전망은 새롭게 진입한 IT기반 주도의 혁신과 기존의 금융 주도 혁신으로 나누어진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모든 것들이 디지털화돼 가고 있는 거대한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누가 먼저 고객의 니즈를 알고 준비하느냐가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조언했듯이, ‘패스트 팔로워 (Fast Follower)’가 아닌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최근 보험산업은 전세계적 경제성장률의 하락과 저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재무건전성의 강화, 새로운 규제도입 등 주요한 환경변화로 인해 당분간 쉽게 개선되기 어려울 듯 합니다. 이런 환경 하에서 보험회사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것이며, 이는 판매 채널 및 상품 개발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생산성 향상과 조직 슬림화가 추구될 것이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전문보험회사로의 전환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을 것으로 봅니다. BNP파리바 카디프생명도 ‘신용생명보험’과 ‘변액보험’ 에 집중한 상품에 더욱 주력하여 전 세계적으로 입증된 전문성을 한국 고객에게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주요 경력>
2014년~현재 BNP파리바 카디프생명, 최고혁신책임자(Chief Transformation Officer), 한국
2011년~2014년 Ageas(아게아보험), 전략 및 비즈니스 개발, 홍콩
2008년~2010년 Ageas(아게아보험), 비즈니스 매니저, 벨기에
2007년~2008년 ABN AMRO(ABN암로은행), 경영이사회, 네덜란드
<학력>
2010년~2012년 캐나다 HEC Montreal 비즈니스 스쿨, 미국 Vlerick Leuven Gent 비즈니스 스쿨, 스위스 Sankt-Gallen 대학 금융서비스 및 보험 부문 MBA 과정 수료
1997년~2002년 벨기에 루벤가톨릭대(Catholic University of Leuven) 국제경영경제 및 커머셜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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