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핀테크 시장 트렌드

2019.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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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용지능연구소 전홍구 대표


글로벌 핀테크 시장은 핀테크 기업 규제 준수 주력(Fintech firms up focus on regulatory compliance), 동남아 지역 핀테크 주요 활동지 부각(Southeast Asia Sees Hotbed of fintech activity) 등 다양한 이슈가 트렌드로 부각되고 있다. 시장 분위기도 빠르게 변화하는 추세다. 핀테크 기업 인수·합병이 증가하고, 빅테크 기업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빅테크 글로벌 기업 중 중국 최대 모바일 결제 플랫폼인 알리바바는 지급결제, 시골 중소기업 및 온라인 상점 대출, 글로벌 최대 MMF 운용과 같은 자산관리 서비스, 온라인 보험사 중안보험 공동 설립까지 영역을 확장 중이다. 구글 또한 신용카드 네트워크를 활용한 지급/결제, P2P 대출과 렌딩클럽(P2P) 제휴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이와 같이 변화하는 국내외 핀테크 시장 트렌드에 대해 알아본다.


 

글로벌 핀테크 시장의 성장과 상생 협력

전 세계적으로 핀테크 기업이 서로 인수·합병하거나 종합금융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핀테크가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빠르게 커지는 중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핀테크 기업 간 인수·합병 사례가 거의 없어 기업 간 협력이 필요할 때다.

글로벌 핀테크 시장 투자규모는 벤처캐피탈(VC), 프라이빗에쿼티(PE) 인수합병을 주축으로 지난 2016년 70조원(1,893건)에서 2017년 56조원(2,165건), 2018년 123조원(2,196건)으로 증가했다. 우리나라는 대규모 투자보다 금융기관 자금 지원에 의존하는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4년간 국내외 벤처캐피탈이 국내 핀테크 기업에 투자한 횟수는 총 96건, 이중 인수합병은 9건이었다. 이는 전체 투자 횟수의 10%에 불과한 수치다. 2015년 이후 금융회사가 핀테크 기업을 인수한 사례도 총 3건으로 금융지주, 카드사, 증권사가 각 1건씩이었다.

구글, 아마존, 애플 등 빅테크(Big-Tech)기업이 시장을 잠식하며 핀테크 기업과 금융기업 간 관계는 협업으로 바뀌었다. 서로 경쟁하는 구도에서, 협업하며 함께 경쟁하는 것이 글로벌 트렌드가 됐다. 핀테크 기업들은 ‘규모의 경제’로 이익 창출이 가능한 결제, 대출, 보험을 중심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에 맞서 핀테크 기업과 금융기관은 서로 공생할 모델을 찾고 있다. 양측은 송금,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대출, 모바일금융 기술 영역에서 업무 협력을 강화해왔다. 또한 금융기관과 핀테크 기업은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를 활용해 챗봇·로보어드바이저 등 신사업 분야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 가치 1조원 이상, 유니콘기업 약진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시장 가치가 높은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사례도 두드러진다. 2019년 1월 기준, 시장가치가 1조원이 넘는 글로벌 핀테크 유니콘 기업은 총 39개 사로, 총 시장가치는 162조원에 달한다. 이들 기업은 주로 미국, 중국에 다수 분포한다. 미국의 경우 최대 가상화폐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약 15억 7000만달러에 달하며, 중국의 독보적인 유니콘 기업인 앤트 파이낸셜은 알리바바의 핀테크 자회사로, 2019년 1분기 말 기준 기업가치 1조위안의 글로벌 최대 유니콘이 됐다. 앤트 파이낸셜의 ‘알리페이’는 거의 모든 중국인들이 사용하고 있다. 이들 중 16개 사는 2018년에 유니콘 기업으로 분류됐다. 최근 약진하고 있는 업무자동화(RPA) 솔루션기업 유아이패스(UiPath) 또한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유니콘기업이다. 이회사의 업무자동화 시스템은 세계 시장 80%를 점유하며, 글로벌 RPA시장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근 한국법인 유아이패스코리아는 코스콤과 금융투자업계 RPA 시장 진출 협업을 위해 양해각서를 채결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국내 최초 간편송금 서비스 업체인 토스가 2018년 유니콘 기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토스의 시장가치는 1.3조원으로 토스의 유니콘기업 성장 사례는 국내 핀테크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국내 핀테크 산업의 현황

□ 핀테크 기업 현황


우리나라 핀테크 기업 역사는 소규모 ICT기업이 금융기관 기술 서비스를 분산(Unbundling)해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며 시작됐다. 핀테크 기업은 P2P금융, 간편송금·지급결제, 금융플랫폼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한다. 분야별 기업 현황을 보면 P2P금융이 56개, 간편송금·지급결제 55개, 금융 플랫폼 41개, 보안·인증 35개, 블록체인·가상통화 27개, 로보어드바이저 20개, 크라우드펀딩 13개, 소액해외송금 8개, 자산관리 8개, 기타 39개 등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핀테크 기업은 상대적으로 중소기업 규모에 머물고 있다. 자본금은 1억원 미만 20.2%, 1억 원 이상 10억원 미만 45.1%, 10억 원 이상 34.7%로 조사됐다. 직원수도 10인 이하 40.9%, 11인 이상 30인 이하 31.1%, 31인 이상 28%로 10인 이하 스타트업이 주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핀테크 기업 연한의 경우 2019년 기준 3년 미만이 85개 사로 28.1%, 4~6년 미만이 137개로 45.4%, 6년 이상의 경우 80개 사 26.5%였다.

□ 핀테크 정부 지원 현황
2018년 10월 핀테크 산업을 활성하기 위해 정부는 규제 혁신 TF를 구성했다. 이 조직은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 활성화, 데이터 활용, 혁신 기술 등 5개 분과로 나뉘었으며, 마이데이터산업 활성화 정책, 금융클라우드 서비스 허용, 금융산업 진입장벽 완화, 인터넷 전문은행 추가 인가 추진 등 금융 혁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핀테크 기업 지원 시 단계별 맞춤형 교육에 4억 2,000만원, 멘토링 및 업무공간 제공에 6억 5,000만원, 해외진출 컨설팅에 6억 8,000만원을 투입하고 있다. 또한 금융위원회는 핀테크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혁신 건의과제 총 188건을 검토했고, 금융회사 핀테크 출자 제약 등 150건을 수용하기로 했다.
현행법상 금융회사에 한해 금융·보험업 혹은 금융 밀접 업종에 100% 출자가 가능했다. 그러나 금융위원회는 핀테크 기업도 금융업과 직접 관련된 업종으로 간주, 100% 출자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또한 핀테크 기업이 아니더라도 AI,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향후 금융서비스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도 100% 출자가 가능하도록 개선하였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규제 샌드박스, 혁신기술에 대한 배타적 사용권, 스몰 핀테크 라이선스 등도 검토 중이다.

주요 핀테크 사업 종류와  현황

□ 금융그룹 중심 스타트업 지원 체계
신한은행, 우리은행, NH농협금융지주, 신한금융그룹, KRX 등을 중심으로 핀테크·스타트업 육성사업이 확대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2015년부터 핀테크·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신한퓨처스랩’을 실행해왔으며, 이를 유니콘 기업 육성 상생 프로그램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직접 투자 규모를 250억원으로 확대하는가 하면, 6,000개 투자 유망기업 풀도 조성해 혁신 성장 재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총 재원은 2조1,000억원 규모다. 신한퓨처스랩은 핀테크·스타트업 상생 프로그램이며 블로코, 빅밸류, 어니스트펀드 등 112개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세계적인 창업기업 발굴·육성회사 플러그앤플레이(PLUG and PLAY)와 전략적 제휴 협약을 맺었다. KB금융은 플러그앤플레이의 파트너 자격으로 핵심 스타트업 리스트를 공유한다. 더불어 육성 업체를 선정하고 투자에 참여한다. 또한 플러그앤플레이 실리콘밸리 육성 프로그램에 KB가 육성하는 스타트업인 KB스타터스를 추천해 글로벌 기업들과의 오픈 이노베이션 제휴를 추진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주요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유지할 수도 있어앞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우리은행은 스타트업 협력 프로그램 디노랩을 통해 사무공간, 경영컨설팅, 투자를 지원한다. 또한 디노랩에 참여하는 모든 기업에게 디벨로퍼랩과 아마존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의 협력 결과물인 클라우드 개발환경, 금융API, 기술자문 등을 제공한다. KB금융그룹은 스타트업 육성프로그램인 KB 이노베이션 허브(HUB) 파트너스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 발굴, 추천, 투자, 육성을 지원한다. 자문 파트너스는 안진회계법인, 은행권청년창업재단과 함께 회계·법률·특허·해외진출 분야에서 컨설팅을 지원한다. KEB하나은행은 원큐 애자일 랩(1Q Agile Lab)을 통해 사무공간을 제공하며 하나금융그룹 현업 부서들과 사업화 협업, 경영 및 세무컨설팅, 외부 전문가 상담지원, 초기단계 시드 직접 투자를 포함해 다양한 직·간접투자 등을 지원하고 있다. NH농협은 전문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NH디지털 챌린지(Challenge)+ 프로그램을 통해 유망 스타트업을 선정하고 대상 기업들에게 성장 단계별 경영컨설팅, 초기 운영자금을 지원한다.

보험업계도 미래 성장동력인 핀테크 사업 확대를 위해 사무공간 제공, 자금 지원, 사업 제휴 등 유망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 육성을 시작했다. 교보생명은 개방형 혁신사업 이노스테이지(INNOSTAGE) 추진을 계획, 헬스케어 기반 플랫폼 사업모델을 공동 발굴할 스타트업 5곳도 선발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도 인슈어테크(InsurTech, 보험과 기술) 스타트업 육성에 약 900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으며, 현재 투자 대상 업체를 선정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이미 핀테크 스타트업을 위한 공유형 사무공간인 ‘드림플러스(Dream Plus)’를 운영 중이다.

□ 핀테크 기업과 금융그룹 간 윈윈 생태계 구축
앞서 언급했듯 우리나라 핀테크 기업과 금융기관은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맞서 경쟁구도에서 협업체계로 공생모델을 찾아가고 있다. 특히 송금,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대출, 모바일금융 기술 영역에서 업무 협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크래프트테크놀로지는 신한은행·하나은행과 제휴해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 중이고, 파운트는 우리은행과 제휴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실시해왔다. 신한은행과 데일리인텔리전스, 하나은행과 마인즈랩, 교보생명과 와이즈넛은 함께 챗봇 서비스를 수행한다.
코스콤과 스타뱅크가 함께 공동출자한 나인티데이즈는 한국어음중개의 P2P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 기업이 거래대금으로 받은 전자어음을 은행권 할인이 어려울 때 중금리 투자상품으로 온라인에 공개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나인티데이즈는 출범 23개월만에 누적대출액 1000억원을 돌파하였다. 코스콤에서 육성한 페르소나시스템의 AI 인슈어런스 로보텔러가 금융위원회로부터 3차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는 등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도 성과를 내고 있다.
한화그룹 금융계열사와 드림플러스 63 스타트업이 육성한 기업은 3개 회사가 사업 제휴를 마쳤고, 2개 회사는 해외 진출을 검토 중이다. 이어 한화생명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사무소를 통해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과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기업 간 사업 제휴를 계획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디지털 전환에 앞장서기 위해 ACE(Agile, Customer-centric&Efficiency)를 디지털 전략 방향으로 채택했다.

□ 비욘드(Beyond) 핀테크
지급 및 결제서비스 등 효율성을 중심으로 발전하던 핀테크 서비스는 점차 모델을 확대하며 새로운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투자 자문 솔루션 네오(Neo)에 미국 IBM의 AI 플랫폼 왓슨을 탑재해, AI 자산 관리 수준을 대중화·고도화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지주도 휴머니티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활용해 손님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고자 한다. 이에 `손님 중심의 데이터 기반 정보 회사`를 목표로, 내외부 핀테크 업체와 협력해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와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신성장·신기술 혁신기업이 코스닥시장을 통해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바이오(Bio), IT 등 업종별 특성을 반영해 차별화된 상장 심사와 관리 체계 도입을 추진 중이다. 코스콤 또한 핀테크 산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수행해왔다. 사내 벤처와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구축해 우수 인재 양성, 스타트업 발굴, 스타트업 육성에 힘쓰고 있다. 특히, 코스콤 사내 벤쳐에서 성장한 핀셋은 ‘모바일 대출다이어트 플랫폼’을 출시하였다. 올 하반기에도 코스콤은 ‘혁신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핀테크가 국내 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

금융서비스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핀테크 개념은 소개된 지 몇 년 지나지 않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됐다. 패러다임 전환 기술인 인공지능 덕분에 우리가 살고, 움직이고, 상호작용하는 방식은 크게 변화하고 있다. 금융도 예외는 아니다. 핀테크는 금융서비스뿐 아니라 고객 관리, 마케팅 등 모든 사내 시스템에 빅데이터·AI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국내 핀테크 산업은 금융기관 지원 프로그램에 활용하는 단계를 이미 벗어났다. 현재는 여러 글로벌 기업들처럼 금융기관이 블록체인, AI 등 새로운 기술기업과 제휴하는 형태로 발전 중이다. 세계 핀테크 산업도 지급, 결제 서비스를 넘어 폭넓게 확장되고 있다. 이제 비욘드 핀테크(Beyond FinTech)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AI 기술을 품고 있는 핀테크사업 확장 영역은 아래와 같다. 비욘드 핀테크를 위해 모든 시장 참여자들은 그동안 해왔던 생각의 틀을 뛰어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