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와 해법의 단서를 제공하는 창의적 직장생활 지침서

2016.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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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인으로 유명한 폴 아덴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직장생활에 대한 도발적인 조언을 건넨다.

 

글 김지호 미디어펜 기자

 

 

당신이 얼마나 잘하는가는 문제가 아니다

얼마나 잘하고 싶어 하는지가 문제다

저자 폴 아덴 지음 | 출판사 크리스마스북스

 

2016년 한국 경제는 중대한 기로를 맞았다. 조선·해운업종 등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수출 부진으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2%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올 초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한국 경제가 성장통을 피하다가 제대로 자라지도 못하고 늙어 버린 아이가 되는 것 아닌가 걱정이다”라고 했다. 이미 지쳐 버린 한국 경제가 일종의 ‘암수술’을 받고 있는 것이다.
국가경제가 이 지경까지 왔으니 직장인들의 삶도 편할 리 없다. 열심히 일한 직장에서 아무런 ‘죄 없이’ 퇴출도 되고 연봉도 삭감됐다. 올 1분기 말 가계부채는 1224조 원으로 사상 최대에 육박하고 있다. 직장에서 치이고 금융권에 목을 졸리는 신세로 전락한 것이 오늘날 직장인들이다. 해결책이 없을까? 127쪽밖에 안 되는 작은 책이 적어도 해법의 실마리를 제시해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책에는 직장생활, 나아가 인생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조언이 가득 담겨 있다.
저자 폴 아덴은 세계적인 광고 회사 사치 앤드 사치Saarchi and Saatchi에서 15년 동안 수석 크리에이티브디렉터CD로 일하면서 업계의 전설이 된 인물이다. 그의 후배는 그를 이렇게 소개했다.
“똑똑하고 매력적이지만 성질 더럽고 화를 잘 내는, 완전히 미친 사람. 비범한 추진력과 에너지를 가진 독창적인 사람. 이 축복받은 창의적 천재는 결코 상식적이지 않은 상식까지 겸비하고 있다.”

 

폴 아덴의 조언
아덴은 광고 회사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반 직장인이나 사업가에게 모두 통하는 조언을 직설적으로 위트 있게 전해준다. 차례를 보기 위해서는 몇 쪽을 통해 다음과 같은 그의 지적을 받아들여야 한다.
‘부자와 권력자 대부분은 눈에 띄게 재능을 타고났거나 학식이 있거나 매력적이거나 잘생긴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이 부와 권력을 가지게 된 이유는 부와 권력을 원했기 때문이다. 당신은 어떤 곳에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이 비전이야말로 당신이 가진 가장 큰 자산이다. 목표 없이는 이룰 것도 없다.’
목표를 세우라는 말이다. 목표를 세우는 데에 불가능은 없다. 그는 “사람들은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지만 즉각적인 해결책은 없다.” 며 “유일한 길은 경험과 실수로부터 배우는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그렇게 하면 나폴레옹과 같이 세계적으로 위대한 사람도 얼마든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도발적인 13가지 기본 원칙
이후 그가 제시하는 ‘13가지 기본 원칙’은 더욱 도발적이다. 이를 테면 저자는 ‘일이 안 풀린다고 다른 사람을 탓하지 마라. 모든 것이 내 탓이다’라고 조언한다. 일에 조금이라도 참여했다면 책임을 떠맡을 사람은 바로 당신이라는 주장이다.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
이어 ‘해결책을 찾기 위해 서두르지 말고 오히려 시간을 들여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해야 진정한 해결책을 얻을 수 있다’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사람들 앞에서 잔머리 굴리지 마라’고 말한다. 또 그는 ‘불가능한 일을 해라. 당신이 하지 않으면 영원이 불가능하다’며 독자의 피를 뜨겁게 만들기도 한다. 이후 본문에서도 여러 인생에 도움이 되는 조언이 이어진다. ‘실수하지 않는 살람(사람)은 그 무엇도 이룰 수 없다’ 항목에서는 아예 제목에 고의로 오타까지 넣어가면서 실패를 독려한다.
특히 아덴은 “다섯 번의 해고를 당했지만 그때마다 승진했다”며 해고가 이직에 플러스 효과를 줄 수 있다고 독자에게 위로를 전하기도 한다. 그는 회사의 고위 간부들은 너무 바쁘니 문제를 해결해주리라 기대하지 말고 최소한 나부터 회사를 변화시키겠다고 결심하라고도 조언한다. 프레젠테이션은 화요일에 하는 게 성공 확률이 높다는 ‘깨알팁’도 잊지 않는다.
이 책은 그가 ‘창조적으로 일하는 법’에 대해 소개한 것이다. 좋은 광고를 만드는 창조적 과정을 담고 있지만 그 안의 메시지는 누구나 공감하는 ‘창조적 일하기’에 관한 것이다. 핸드북 크기에 몇 쪽 되지 않는 내용이지만 직장이나 사업이 안 풀릴 때 보면서 용기나 해법의 단서를 제공하는 잘 만들어진 책이다. 아덴이 생전에 제작한 인상적인 광고 한 편을 보는 것처럼 유익하면서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함께 읽으면 좋을 도서

일본전산 이야기   저자 김성호 지음 | 출판사 쌤앤파커스

 

 

불황기 10배 성장, 손대는 분야마다 세계 1위, 신화가 된 회사
우리보다 먼저 ‘잃어버린 20년’이라 불리는 저성장 시대를 겪은 일본. 한국도 일본을 닮아가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현재 한국 경제가 일본의 장기 불황 초입 상태와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비단 한국 경제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장기 불황에 빠진 일본에서도 10배의 성장을 이뤄낸 일본전산의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 일본전산은 1973년 9.9㎡짜리 시골 창고에서 단 4명이 시작한 기업이다. 하지만 불과 30년 만에 계열사 140개, 직원 13만 명을 거느린 매출 8조 원의 막강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런 성장의 뒤에는 나가모리 시게노부 사장이 있었다. 나가모리 사장은 창업 초기, 개성 있고 추진력 있는 인재가 회사에 도움이 된다는 철학에 따라 밥 빨리 먹기, 화장실 청소 등의 시험으로 직원을 채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일본전산의 성장 비밀은 행동 지침 ‘즉시 한다. 반드시 한다. 될 때까지 한다’와 핵심 가치 ‘정열, 열의, 집념’에서 읽을 수 있다. 누구나 어렵고 힘든 시기, “거창한 경영이론은 필요 없다. 눈물이 쏙 빠지게 호통쳐라”라고 말하는 나가모리 사장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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