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클라우드 시대, ‘데이터 지역화’에 주목하라

2019.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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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유신(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절대강자 아마존의 아성에 도전하는 글로벌기업 3사

디지털 시대, 모바일 전자상거래, O2O(오프라인 to 온라인), IoT(사물인터넷) 등 신산업이 발달하며 데이터가 대량으로 생성되고 있다. 따라서 이를 처리하기 위한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이 한창이다.
그중 단연 으뜸은 클라우드 컴퓨팅기술의 발달로 서비스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다. 이유는 클라우드 데이터는 그 자체가 친환경 기술이기에 에너지 절약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2012년 데이터센터의 39%였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2021년엔 94%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세계 클라우드 시장은 2017년 매출 기준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아마존 51.8%, 마이크로소프트 13.3%, 구글 4.6%, 알리바바 3.3%로 아마존이 절대강자였다.

하지만, 최근 성장세를 놓고 보면 마이크로소프트, 알리바바, 구글의 성장세가 아마존의 3~4배에 달한다. 이는 클라우드 시장 격전이 치열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역으로 놓고 보면 아시아에서 경쟁이 치열하다. 시스코(Cisco)분석에 의하면 2016년 데이터센터 비중은 북미 48%, 아시아 태평양이 30%로 북미 주도였지만, 2021년에는 아시아 태평양 비중이 39%를 달성하며 35%인 북미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중전쟁 여파 때문인지, 미국 아마존과 중국 알리바바가 아시아 클라우드시장을 놓고 한판 승부를 겨룰 조짐이다.

아마존은 총 21개의 리전(상호 백업용 복수의 데이터센터) 중 아시아에 8개의 리전을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홍콩 리전을 통해 중국어 보통화를 지원하는 아마존 폴리(Amazon Polly) 머신 러닝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알리바바의 확장세도 맹렬하다. 알리바바는 중국뿐 아니라 홍콩, 싱가포르, 호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일본, 한국 등에서 클라우드서비스를 하고 있고,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선 데이터센터를 보유해 클라우드컴퓨팅, 빅데이터, 인공지능 서비스 등 보다 적극적인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물론 중국에선 약 60%의 압도적 시장점유율이다. 2019년 가트너가 내놓은 IT서비스시장 보고서에선 알리바바클라우드가 아시아 태평양지역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데이터 주권의 개념과 나라별 인식

데이터 중요성이 나날이 부각되는 만큼, 데이터 소유권이나 주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데이터 주권(Data Sovereignty)은 크게 두 가지로 접근할 수 있다. 하나는 신체나 재산 권리처럼 개인에게 정보 권리를 부여해 스스로 자신의 데이터가 어디서, 어떻게, 어떤 목적으로 사용될지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현재 우리나라 국회에 상정돼 있는 신용정보법 개정안의 ‘개인정보 이동’에 대한 권리 부여가 하나의 예다. 또 하나는 국가차원에서는 자국의 데이터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데이터 주권이다.
데이터가 모든 산업의 생산성 및 효율성 제고에 직결된다고 보면, 국가 차원의 데이터 주권은 국가경쟁력 유지 및 강화에 핵심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구축되어 국경을 넘나드는 데이터 활용이 증가하고, 데이터 정보보안이 이슈화되면서 미국, 중국, 유럽에서 시작된 국가차원의 데이터 주권 이슈 논의가 일본, 러시아, 인도 등 전 세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미국은 오바마정부 때는 개인의 데이터 주권을 강화하기 위한 소위 ‘소비자 프라이버시 권리장전(Consumer Privacy Bill of Right)’을 통해 개인의 데이터 주권을 강화했고, 트럼프 정부 이후 산업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데이터 규제를 전반적으로 완화하면서 국가안보 관점에서 사이버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2018년 5월부터 시행된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을 통해 개인의 데이터 주권 즉, 개인의 정보이동 권리를 부여하고, 유럽역내 데이터이동의 자유는 보장하되, 자국민 데이터의 해외서버 이전은 엄격히 제한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국가 데이터 주권을 특히 중시하는 중국은 어떨까? 중국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법규가 40개나 있지만, 실질적으론 거의 집행되지 않는 상태다. 국가 데이터 주권에 관한 법규로는 중국 공안이 운영하는 인터넷 검열 및 접속차단장치, 소위 ‘황금방패시스템’과 미국의 스노든사건을 계기로 입법화된 2017년 6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네트워크보안법(中國網絡安全法)이 대표적이다.

 

데이터 지역화, 저마다 다른 국가별 입장

국가 데이터 주권 문제가 확산되면서 데이터가 국경을 넘나들 때,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최근 관심이 높아진 국가 간 핵심의제가 ‘데이터 지역화(Data Localization)’다. 데이터 지역화란 기업이 자료를 수집할 때, 국가 내에서만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그렇다면 국가별 입장은 어떨까? 국가별 데이터시장 규모와 기술 수준, 대표기업 여건에 따라 입장이 다른 것 같다. 우선 유럽연합, 중국, 인도 등은 데이터 지역화에 찬성한다. 유럽연합은 앞서 언급했듯, 개인정보의 역외이전 금지가 원칙이고, 상대국가의 개인정보 보호 수준이 유럽연합과 비슷한 경우에 한해 이전을 허용한다. 일종의 상호주의 입장으로, 적정성평가를 통해 통과되면 데이터의 자유이동이 가능하단 얘기다.

인도도 데이터를 보관하는 지역 데이터센터와 서버를 국내에 설치할 것을 강제화하고 있다. 가장 강력한 데이터 지역화 국가는 중국으로, 금년 1월 데이터의 지역화조치를 선언했다. 데이터를 역외로 이전할 경우 중국당국으로부터 안전평가를 받아야 하고, 중국정부가 요구하면 데이터 암호해독정보의 제공하는 등 사실상 데이터의 현지화 요구라는 평가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은 반대다. 특히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에서 선발주자고, 대표기업 경쟁력이 강력한 미국이 데이터 지역화에 강경한 반대 입장이다. 작년 발효된 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서 데이터 지역화 금지조항 협정문과 국경간 정보이전 자유화조항을 명시할 정도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칠레, 도미니카와 자유무역협정(FTA)에서도 데이터 이동자유화 관련 조항을 담기도 했다.

강력한 데이터 규제, 완화가 필요할 때

우리나라도 데이터를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하는 핵심요소로 인식, ‘데이터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했고, 데이터3법을 국회에 상정했다. 그러나 1년이 넘도록 아직 국회 통과가 되지 않은 상태라 여전히 데이터 규제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수준이다. 개인정보보호법 제 15~18조에 따라 자유로운 개인정보의 수집이나 제 3자 제공이 불가능하며, 이외에도 정보통신법, 신용정보법, 위치정보법, 국세기본법, 초중등교육법 등 분야별로 다양한 법률이 중첩 규제하고 있다. IMD(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의 국가경쟁력 평가(2017년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빅데이터 사용 및 활용능력은 대상 63개국 중 56위로 바닥권이다. 이쯤 되면 빅데이터의 활용이 필수적인 4차 산업혁명 흐름에 심각한 장해요인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국가 차원의 데이터 주권에 대해서는 대체로 데이터 지역화에 찬성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명확한 방침은 없다. 구글 맵을 예시로 살펴보면, 국가 안보나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데이터는 데이터정보 해외 반출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정보 및 데이터에 대해서는 정보 주체가 동의하면 이전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따라서 빅데이터의 핵심 인프라인 국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축이 부진한 점을 고려하면, 국내 스마트폰,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이 만들어내는 데이터들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기업들의 서버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셈이다.향후 WTO, FTA 등 외국과의 통상협정에서 주요 의제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더 늦기 전에 서둘러 데이터 규제 혁신에 대한 원칙과 방향을 구체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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