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5G 몰려온다 MWC 2016, 스마트폰 대신 신기술 각광

2016.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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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모바일 축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올해 MWC는 나흘간(2월 22~25일) 2500여 참가 업체와 10만여 명의 관람객이 몰려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글 김영대 연합뉴스 월간 마이더스 기자 사진 삼성전자 제공

 

MWC 2016의 주제는 ‘Mobile is Everything(모바일이 모든 것)’이었지만, 실제론 가상현실VR이 휩쓸었다. 지난해 주력이었던 스마트카와 웨어러블(착용형 단말기)은 물론, 터줏대감인 스마트폰마저 거의 찬밥이었다.
하드웨어 제조사와 통신사들은 경쟁하듯 VR를 전면에 내세웠고, 관련 없는 업체들도 VR 체험관을 설치했다. 관람객들은 VR 체험관마다 긴 줄을 만들어냈다. VR의 원조, 미국 오큘러스와 삼성이 공동 개발한 VR 영상 감상 기기 ‘기어VR’ 체험장은 대기하는 줄이 100m가 넘었다. 이번 MWC에선 360도 영상 촬영용 VR 카메라가 신고식을 치렀다. 삼성전자는 ‘기어360’, LG전자는 ‘360CAM’, 노키아는 ‘오조OZO’를 공개했다. 기업들이 턱없이 부족한 VR 콘텐츠 확보를 위해 소비자의 힘을 빌리려는 의도로 읽힌다.
VR 관련 최대 이슈는 삼성의 몫이었다. 신작 스마트폰 ‘갤럭시S7’ 공개 행사에서 5000여 참가자 모두에게 기어VR를 씌워 설명의 상당 부분을 VR 영상으로 채웠다.
정보기술업계 거물 마크 저커버그의 삼성 행사 참석은 VR 시장에서 삼성과 페이스북의 연합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저커버그는 “경험 전달 시 10년 전까지는 텍스트를, 이후 현재까지는 사진을 통했지만 미래의 수단은 VR”라며 “언제든 친구들과 캠프파이어를 하고 각국 사람들과 실제 같은 화상회의도 가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진설명 : 삼성전사 ‘갤럭시S7’ 공개 행사 참가자들이 VR 영상으 보는 사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미소를 띤 채 몰래 입장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미래 제시한 삼성·LG
삼성과 LG는 같은 날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과 G5를 공개했다. 그간 MWC에서 공개된 스마트폰들이 성능에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두 신작은 각기 다르게 진화했다.
갤럭시S7은 혁신적 방수 능력, 편리한 무선 충전, 선명한 카메라, 강화된 보안 등 기본을 다지는 데 집중했다. 반면 G5는 스마트폰을 디지털카메라 또는 명품 오디오로 변신시켜주는 ‘교체형 모듈’이라는 혁신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여러 주변 기기로 스마트폰 본체의 경쟁력을 강화한 데선 양사의 전략이 일치했다. 삼성은 기어VR와 기어360 등을 동반했다. LG는 VR 기기인 ‘360VR’를 비롯해 360CAM, 스마트 콘트롤러(드론 조종기), 롤링봇(가정용 감시카메라) 등으로 진용을 꾸렸다.

 

VR의 동반자, 5G 시대 성큼
VR 영상은 용량이 엄청나다. 4K 화질로 1분짜리면 12GB가 넘어 초고화질UHD급 영화 1편에 맞먹는다. 이는 VR 기기 착용자의 시선이 닿는 곳마다 영상을 채워야 해서다. 현재의 4세대 통신(4G)으론 VR 영상의 실시간 전송(스트리밍) 방식 감상은 어림도 없다. 더 빠른 5세대 통신5G 상용화가 시급한 이유다.
SK텔레콤은 노키아와 공동으로 20.5Gbps 속도의 데이터 전송을 시연했다. KT는 에릭슨과 함께 25.3Gbps 속도로 데이터 전송에 성공한 실험 영상을 공개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정의한 5G의 기준은 20Gbps 이상이다. 하지만 중국 화웨이의 돌연한 신기술 발표로 국내 통신사들의 시연은 빛이 바래고 말았다. 화웨이가 선보인 5G의 속도는 무려 70Gbps에 달했다.

 

VR·5G와 금융
미래의 먹거리로 부상한 VR와 5G가 금융권에는 어떤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까. VR 기기가 대중화되면 소비자들은 ‘가상은행’을 이용하게 될 전망이다. 예금, 출금, 이체 등 간단한 거래는 물론이고 투자 상품 선택이나 대출 상담 등까지 개인용 컴퓨터PC나 스마트폰의 좁은 화면에서 벗어나 풍성한 금융 정보를 소비자의 눈앞에 쫙 펼쳐 보일 수 있다. 최근 금융권에서 도입하기 시작한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가 소비자 취향에 맞춘 아바타로 구현될 수도 있다.
정인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가상현실 생태계의 확장과 금융서비스 적용 가능성’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빠르게 발전하는 VR 기술이 핀테크(금융+IT)의 다음 단계가 될 것”이라며 “복잡한 금융 정보를 VR로 전달하면 이해가 쉽고 몰입도 역시 높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7’ 공개 행사 참가자들이 VR 영상을 보는 사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미소를 띤 채 몰래 입장하고 있다.

 

폐쇄 대신 개방, 구글의 선택은 옳았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 기업 구글이 애플을 제쳤다. 2월 1일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은 시가총액이 5700억 달러를 기록해 5350억 달러에 그친 애플을 넘어섰다. 알파벳의 지난해 4분기 매출(213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7.8% 늘어난 효과다. 인터넷 외에 다양한 사업 진출을 천명하며 지난해 8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구글의 선택이 실적으로 평가된 순간이었다.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의 양대 산맥인 구글과 애플은 전략이 판이하다. 애플은 폐쇄형을 고집하지만, 구글은 개방형으로 출발했다. 초기에는 애플이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우위에 섰지만,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한 구글로 점차 승기가 넘어왔다.

구글의 성장 동력
구글은 그간 180개 이상의 기업을 인수·합병M&A하며 확장과 혁신을 추구해 왔다. 초반의 우려는 잇따른 성공 덕분에 기대로 바뀌었다. 2006년 적자 행진을 벌이던 유튜브를 인수해 4년 만에 흑자로 전환한 게 대표적 예다.
자율주행차, 드론(무인기), VR, 간편결제, 사물인터넷IoT 등은 최근 구글이 주력하는 분야다. 자율주행차는 전통의 자동차 회사들을 제치고 상용화에 제일 가까운 것으로 평가된다. 단단한 모바일 생태계를 등에 업은 간편결제와 IoT 전망도 밝다.
미국의 IT 전문가인 티모시 리는 최근 블로그 매체 복스(VOX)에 게재한 글에서 “시장은 애플보다 구글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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