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프로페셔널] 꽃을 자르며 배우는 용기

2020.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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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사거나 선물하는 것은 늘 망설여지는 일이다. 언젠가 시들 것이 분명한데 돈을 지불한다는 게 아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꽃을 고르고, 구매하고, 집까지 들고 오고, 다듬고, 꽃병에 꽂는 모든 과정이 기쁨이라고 말한다. 꽃이라는 존재는 작고 여리지만 공간의 공기를 바꿔 놓을 만큼 힘이 세다.

이런 꽃의 매력에 푹 빠져 4년 전 코스콤 사내에 ‘꽃을 담다’라는 동아리를 설립해 현재까지 총무를 맡고 있는 클라우드 사업부의 박소희 과장과 만났다. 촬영을 위해 즉석에서 화병을 꾸며달라는 기자의 부탁에 박소희 과장은 꽃가위를 쥐고 가지를 척척 잘라나가기 시작했다. 라넌큘러스와 유칼립투스, 미스티블루 등 이름도 낯선 제각각의 꽃들이 조화를 이루며 화병에 자리잡았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꽃’에 관해 전문가가 된 박소희 과장에게 꽃에 대한 이야기와 ‘꽃을 담다’ 동아리 활동, 그리고 일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Q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클라우드 사업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10년차 과장 박소희입니다. 4년 전 코스콤 사내에 ‘꽃을 담다(이하 꽃담)’라는 동호회를 조직해서 현재까지 기획과 운영을 맡고 있습니다.

 Q2. ‘꽃 덕후’라고 전해 들었어요. 꽃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여행을 무척 좋아해서 대학생 때 여행을 많이 다녔어요. 그런데 유럽을 여행할 때 보니까 식당에 테이블마다 꽃이 항상 있더라구요. 이렇게 테이블 중앙에 놓는 장식물을 센터 피스(center piece)라고 불러요. 식사를 하건, 차를 마시건 예쁜 꽃이 놓인 테이블에 앉아있으면 환영 받는 것 같고 기분도 좋았어요. 평범한 일상에 꽃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기분이 좋아질 수 있다는 걸 깨달았죠. 그 후부터 꽃을 일상적으로 가까이 두게 됐고요.

Q3. 동호회 꽃담을 직접 조직하셨다고요.

직장인들은 일도 해야 하고 육아도 해야 하고, 개인 시간이 많지 않잖아요. 그 속에서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기가 마땅치 않았어요. 그러다 저 같은 사람들이 회사에 많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주제는 물론 제가 늘 마음 한 구석에 담아두었던 ‘꽃’이었죠. 당시 초대 동아리 회장을 야생화 전문가이신 권형우 상무님께서 흔쾌히 맡아 주셔서 든든했죠. 지금도 동호회 활동 공고를 내면 금방 신청자가 마감돼요. 꽃을 가까이하는 즐거움, 작품을 완성하는 성취감과 더불어 가족이나 친구에게 선물하는 기쁨이 아주 크거든요. ‘꽃을 담다, 꽃담’이라는 동아리명도 제가 지었어요. 사우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진심으로 뿌듯합니다.

Q4. 매번 작품 컨셉과 수업 아이디어는 어떻게 구상하세요?

대체로 계절이나 그 달의 이벤트에 맞춰서 컨셉을 정해요.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진행을 못했지만 5월은 어버이날, 스승의날 같이 의미 있는 기념일이 있다 보니 카네이션을 포함한 작품을 구상하구요. 또 꽃꽂이만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식물을 활용해서 계절에 맞는 아이템도 만들어요. 특히 날씨가 더워지면 꽃이 쉽게 시들기 때문에 여름에는 수생화분을 만들거나 허브 몇 가지로 근사한 화분 작품을 구상하기도 해요. 가을과 겨울에는 드라이플라워를 활용한 작품도 만들어요.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꽃과 드라이플라워를 활용한 리스나 트리를 제작하구요. 흥미로운 꽃 작품을 보면 제가 플로리스트 선생님을 찾아서 기획하기도 하고, 선생님께서 갖고 있는 소재를 제안하시기도 하구요. 최근에는 여의도에 소재한 회사의 꽃꽂이 동아리 회원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서로 꽃을 활용한 작품과 수업 아이디어를 공유하기도 했답니다.

Q5. 개인적으로 꽃 작업을 할 때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세요?

4년 동안 동아리 활동을 했지만 스스로는 아마추어라고 생각해요. 꽃에 대한 공부가 많이 필요하고 또 플로리스트들의 좋은 작품을 많이 봐야하는 것 같아요. 꽃과 관련된 트렌드도 계속해서 바뀌고 있고요. 집에서 혼자 꽃꽂이를 하거나 화병을 꾸밀 땐 사실 많은 꽃을 사용하지 않아요. 한 두 송이만 꽂아도 집안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구상을 많이 해요. 꽃도 중요하지만 화병 디자인도 큰 힘을 발휘하구요. 최소한의 자원을 투입해 최대한의 분위기를 끌어낼 수 있는 작품이 좋은 것 같아요. 특히 꽃은 아주 작은 존재인데도 자신의 크기보다 수십 배나 되는 공간을 바꿔놓는 힘이 있어요. 그게 꽃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Q6. ‘꽃을 담다’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경험이 있다면요?

매번 뿌듯함을 느끼지만 4년 전 첫 꽃담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신청자가 몇 명 안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30명 정도가 신청을 해주셨어요. 놀라움과 뿌듯함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어요. 꽃담 활동은 보통 점심시간에 진행하는데, 오전에 정신없이 일하다가 꽃담 활동이 진행되는 회의실에 들어가면 매번 놀라요. 삭막했던 회의실에 꽃 향기와 생기가 가득 차서 완전히 다른 공간처럼 느껴지거든요. 코스콤에 남녀를 막론하고 꽃을 사랑하고 배우는 걸 즐기는 분들이 많아요. 앞으로도 많은 분들과 이 근사한 경험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Q7. ‘꽃알못’인 초보들에게 꽃 손질 방법이나 간단한 관리법, 그리고 최근에 관심을 갖고 있는 꽃을 소개해주세요.

가장 기본은 매일 물을 갈아줘야 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물이 닿는 쪽 줄기 끝을 사선으로 1센티씩 잘라주면 물오름이 잘 돼서 더 오래 꽃을 즐길 수 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꽃을 좀 높게 잘라주기도 해요. 꽃집에 가보면 냉장시설에 꽃이 들어있는 걸 보셨을 건데요, 꽃이 더위에 약하다보니 반그늘의 서늘하고 시원한 곳에 둬야 오랫동안 싱싱하게 볼 수 있어요.

최근 가장 좋아하는 꽃은 자나장미예요. 장미보다 사이즈가 작아요. 빈티지한 오묘한 색감이 매력적이에요. 그냥 붉은 장미는 말리면 시커멓게 변하는데 자나장미는 말려도 예뻐서 드라이플라워로 많이 만들어요. 드라이플라워 만들기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꽃이에요.

Q8. 잠깐 업무 이야기를 해볼게요. 근무하고 계신 클라우드 사업부를 소개해주시겠어요?

원래 미래사업부에서 근무하다 클라우드 사업부에 온 지는 4개월 정도 됐어요. 저희 코스콤 클라우드 사업의 경우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과 공동으로 금융 클라우드를 구축했어요. 아마존, MS, 구글 등 쟁쟁한 글로벌 경쟁자들이 있는데, 코스콤의 경우 ‘금융’ 클라우드에 특화되어 있다 보니 조금 더 목표가 높아요. 금융권 고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나 안정성 기준에 대한 까다로운 요건을 만족시키려 노력하고 있죠. 계속해서 금융 시장이 요구하는 높은 수준의 보안과 안정성을 갖춰 나간다면 코스콤이 금융 클라우드 분야에서 독보적인 클라우드 기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9. 꽃을 다루는 일과 업무의 연관성이 있을까요?

초보일 때는 꽃을 자를 때 엄청 떨려요. 주어진 꽃은 한정돼 있는데 자칫 짧게 자르면 돌이킬 수 없잖아요. 처음에는 주저주저하느라 작품 하나를 만드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그런데 계속해서 여러 작품을 하다 보니까 꽃 하나 잘못 잘라도 크게 잘못되지 않는다는 안도감이 찾아왔어요. 그러면서 좀 더 과감하게 작업하고 이런 저런 시도도 해보게 되었구요. 신 사업을 기획하다 보니 아예 없던 일을 새롭게 기획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정해진 답이 없이 과정을 통해 답을 만들어가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제 업무와 꽃 작업도 그런 점이 닮은 것 같아요. 코스콤이라는 회사 안에 있는 기술적 요소들을 가져와 하나의 작품처럼 새로운 사업으로 완성하는 거요. 물론 잘 진행이 되지 않을 때도 있고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이제는 주저하며 두려워하기 보단 시작하고 추진하는 용기가 더 생긴 것 같아요.

Q10. 올해 개인적인 목표를 소개해주세요.

클라우드 사업이 제가 그간 해왔던 업무와 또 다른 분야라 기술 기반의 공부를 좀 더 충실히 할 계획이에요. 회사 내부나 외부에서 교육도 받고 책도 많이 읽으면서 지식을 충실히 쌓고 싶어요. 팀장님과 사우들도 응원해주고 있고요. 그리고 꽃담이 뿌리 깊은 동호회가 되도록 잘 유지하고 싶어요.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동호회 활동을 거의 못 했어요. 그래서 머릿속에 아이디어는 가득한데 꺼내 놓지 못하고 있으니 아쉬워요. 최근에 드라이플라워를 활용한 액자 작품을 본 적이 있는데, 다음에는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만들어보고 싶어요. 코로나19가 종식되어서 많은 분들과 꽃의 즐거움을 함께 누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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