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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규제 샌드박스 도입 1년, 혁신금융서비스 현황과 발전 방향

2020.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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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용진(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겸 혁신금융심사위원회 위원)

범정부적인 규제 샌드박스 발전방안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2019년 4월 혁신금융서비스를 시작했다. 1년 이내 100건 이상의 혁신금융서비스를 지정하겠다는 금융위원회의 방침에 따라 2020년 4월 1일 기준 현재 총 102건의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9건의 혁신금융서비스 첫 지정을 시작으로 시행 1년여 만에 100건 이상을 지정한 것이다. 규제산업인 금융산업에서 이렇게 많은 서비스가 규제 예외를 인정받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것은 놀랄만한 성과이다. 이 글에서는 규제 샌드박스가 시작된 배경과 그동안 지정된 혁신금융서비스 사례를 소개하고 혁신금융서비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한다.

범정부 규제 샌드박스의 제도적 배경과 성과

샌드박스(sandbox)는 어린아이들이 안전하고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도록 만들어진 모래놀이터에서 유래된 말이다. 규제 샌드박스는 혁신성과 안전성을 가진 신기술이나 신서비스가 원활하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주거나, 시간, 장소, 규모 등 일정한 조건 내에서 실증테스트를 허용하는 혁신의 놀이터를 말한다. 다시 말해, 국민의 생명이나 안전을 위협하지 않는 한 혁신적인 기술이나 서비스를 자유롭게 시도해 볼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이다.

이러한 제도가 도입된 배경은 4차 산업혁명으로부터 시작된 급격한 기술 발전과 산업간 융합 확대에 있다. 전통산업시대에 만들어진 규제체계는 신기술과 신산업이 가져오는 빠른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렵다. 규제 자체가 역사적으로 그 사회에서 발생했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생긴 것이기 때문이다. 기술적 변화가 있다고 해서 당장 규제를 바꾸거나 없애기 어렵고 기술 혹은 경제나 사회 환경의 변화가 규제의 필요성을 약화시키면 뒤늦게 바뀌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해관계나 가치가 충돌하면 규제 폐지에 대한 적극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온 변화들은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사회 전체가 조금 더 빠르게 대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 또한 지난 몇 년간 신산업·신기술에 대해서는 ‘선(先)허용-후(後)규제’ 방식으로 규제체계를 전환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규제 샌드박스는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영국이 2016년 금융 분야에 최초로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한 후, 전 세계 20개국에서 도입 또는 추진 중이다. 영국의 경우,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한 대부분의 기업이 1년 만에 혁신상품을 시장에 출시하는 성과를 거뒀다. 즉 규제 샌드박스는 스타트업의 아이디어와 대기업의 인프라를 결합하고 규제 관련 불확실성을 해소함으로써 글로벌 혁신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적 의미를 지닌다. 동시에 혁신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선택권을 확대하고 서비스 사용의 편리성을 향상함으로써 소비자 편익을 확대하겠다는 전술적 의미도 있는 정책적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규제 샌드박스는 2018년 3월, 규제 샌드박스 도입 등을 위한 규제혁신 5법(정보통신융합법 일부 개정, 산업융합촉진법 일부 개정, 금융혁신법 제정, 지역특구법 전부 개정, 행정규제기본법)이 국회에 발의되면서 시작되었다. 2019년 2월 11일에 산업통상자원부가 제1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 개최제도를 시행하고 도심 수소 충전소 설치와 유전체 분석 건강증진 서비스 등을 규제 샌드박스 사업으로 선정했다. 이어 2019년 2월 1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제1차 신기술·서비스 심의위원회 개최, 2019년 4월 17일에 금융위원회와 중소벤처기업부가 혁신금융서비스 9건을 첫 지정하면서 규제 샌드박스가 정식 출범했다.

우리정부가 도입한 규제 샌드박스는 신기술과 신산업을 육성하면서도 공익적 가치(생명·안전·환경)를 보호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설계되었다. 신기술과 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 규제혁신 3종 세트를 도입했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안전장치 3종 세트를 도입했다.

규제혁신 3종 세트는 규제 신속확인, 임시허가, 실증을 위한 특례를 포함한다. 규제 신속확인은 기업이 신기술이나 신산업 관련하여 규제가 존재하는지, 혹은 허가가 필요한지를 문의하면 30일 이내에 회신을 받을 수 있는 제도로, 정부가 30일 이내에 회신하지 않으면 관련 규제가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임시허가는 안전성과 혁신성이 검증된 신제품 혹은 신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규정이 모호하거나 불합리해 사업 시작이 어려운 경우, 일정한 전제 조건 아래 기존 규제 적용을 받지 않고 사업을 시작하도록 하는 것이다.

임시허가 기간은 최대 2년이고 2년을 연장할 수 있으며, 정부는 이 기간 내에 관련 법령을 정비해야 할 의무가 있다. 실증을 위한 특례는 관련 법령의 모호성, 불합리성 혹은 금지규정으로 인해 신제품이나 신서비스 등에 대한 시험 검증이 필요한 경우, 기존 규제에도 불구하고 제한된 지역·규모·기간 등 일정한 조건 하에서 신기술이나 서비스의 테스트를 허용하는 우선 시험 검증 제도이다.

안전장치 3종세트는 규제특례를 제한하거나 취소하는 것 그리고 손해배상책임을 강화하는 것으로 나뉜다. 국민의 생명·안전·환경 등에 끼치는 영향을 점검하여 부정적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 규제특례 부여를 제한하고, 실증테스트 진행 과정을 지속적으로 점검하여 문제가 예상되거나 발생할 경우 규제특례를 취소한다.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손해 발생 시 고의나 과실이 없음을 사업자가 입증하도록 하여 손해배상 책임을 강화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제도 시행 1년이 지난 지금 총 195건의 과제를 승인하는 등 상당한 성과가 도출되고 있다. 산업융합분야에서는 도심지역 수소충전소 설치·운영, DTC 유전체 분석을 통한 맞춤형 건강증진 서비스, 디지털 버스광고, 앱 기반 전기차 충전 콘센트 등을 포함해 2019년 12월까지 총 39건의 과제가 승인되었다.

ICT융합분야에서는 손목시계형 심전도 장치, 모바일 전자고지 서비스, 임상시험 온라인 중개 서비스,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 앱 기반 자발적 택시동승 중개서비스, 공유주방 플랫폼, 서울 지하철역 중심 내·외국인 공유숙박 서비스 등 총 40건을 혁신서비스로 지정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책임을 맡고 있는 지역혁신분야는 39건의 혁신서비스가 지정되었다. 혁신금융분야에서는 알뜰폰을 이용한 금융·통신 결합서비스, 개인 간 신용카드 송금서비스, 푸드트럭 QR결제 서비스 등을 시작으로 지난 1년 동안 총 102건(2019년 12월 기준 77건)의 혁신금융서비스를 지정했다.

국내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현황 (2019년-2020년 현재까지)

그간 매우 보수적이라고 알려져 있던 금융위원회는 지난 1년간 총 102건의 혁신금융서비스를 지정하면서 가장 활발한 혁신 활동을 보여주었다.

지정된 혁신금융서비스를 보면 핀테크기업이 신청한 서비스 승인건수가 54건(53%)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금융회사가 신청한 서비스 승인건수가 39건(38%)으로 그 뒤를 이었다. IT기업과 공공분야는 각 6건(6%)과 3건(3%)으로, 규모는 작지만 금융과 무관하다고 생각되던 분야도 금융혁신에 동참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유형별로 보면 은행업무와 관련된 서비스가 16건, 보험분야가 15건, 자본시장 분야가 15건, 대출비교가 14건, 신용카드 관련 분야가 13건, 데이터 분석 및 서비스가 12건, 그리고 전자금융 관련분야가 11건으로 금융서비스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활용한 금융서비스, 금융프로세스 혁신 등이 고르게 포함되었다.

금융위원회에 의해 지정된 혁심금융서비스들은 개인이나 기업들의 금융활동 애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결제서비스의 경우는 SMS, QR코드, 안면인식, 스마트폰앱, 신용카드 포인트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한 간편결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고, 보험서비스는 사용량에 기초한 보험료 지불(위치기반, 해외여행, 간편가입 및 해지 등)이나 인공지능을 활용한 보험 가입, 반려동물 보험 등 기존에는 제공되지 않았던 다양한 유형의 서비스들이 지정되었다.

환전이나 송금 서비스 또한 은행지점을 방문하지 않고 환전·현금 인출 가능한 서비스, 신용카드나 선불 수단을 활용한 개인 간 송금 등 사용자 측면의 불편함을 최소화한 서비스들이 지정되었다. 여기에 월세 납부, 개인 간 물품판매 등 개인 간의 거래에서도 신용카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들이 지정됨으로써 개인의 금융거래가 원활해지는 데 기여했다.

자료: 금융위원회

개인이나 소상공인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대출서비스의 경우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개인에게 가장 잘 맞는, 혹은 조건이 가장 좋은 대출상품을 추천하거나 역경매방식의 대출서비스를 통해 금융소비자 혜택을 극대화하는 서비스, 인공지능을 활용한 대출서비스 등 기술형 서비스들이 혁신서비스로 지정되었다. 대출을 하기 위해 필요한 신용평가의 경우도 기존의 대출데이터나 전형적인 인구통계학적 데이터 이외에 카드정보, 실시간 회계 빅데이터, 통신정보, 가맹점 정보 등 다양한 정보 원천을 활용하여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형태의 서비스들이 지정되었다.

기존의 기술이나 수단을 활용하여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금융서비스 이외에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들도 많이 지정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부동산 가치평가, 마이데이터 등 고객데이터 기반 금융상품 추천서비스,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업 특허가치 평가, 빅데이터 기반의 금융의심거래 분석 그리고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신원증명 플랫폼 등이 그것이다.

특히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금융시장이 은행과 보험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던 상황을 고려하면 자본시장과 관련되어 지정된 혁신금융서비스들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개인투자자간 주식대차 플랫폼, 비상장기업 주주명부 및 거래활성화 플랫폼, 디지털 부동산 수익증권 유통 플랫폼, 해외주식에 입문하는 개인투자자를 위한 금액 단위 투자 서비스 등이 그것이다. 그중 카사코리아가 운영하는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부동산 수익증권 유통 플랫폼은 100억 이하 부동산의 유동화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안전하게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돕는다.

코스콤이 운영하는 블록체인 기반 비상장주식 거래플랫폼인 ‘비 마이 유니콘’은 결제부터 주주명부 관리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서비스함으로써 중소벤처기업들의 주주명부 관리 부담을 줄이고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여 비상장 주식거래를 활성화하는 길을 열었다. 비 마이 유니콘을 통해 액셀러레이터 등 전문투자자들이 보유한 비상장주식과 벤처기업 종사자들의 주식 지분도 거래할 수 있게 되면서 중소벤처 자금조달시장이 활성화되고 좋은 스타트업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년 동안 혁신금융서비스가 거둔 성과와 아쉬움

금융위원회가 지정한 혁신금융 서비스들은 규제로 인해 지금까지는 제공되지 못했던 다양한 생활 속 금융서비스나 기업 금융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편리성, 접근성을 높이고 안정성 역시 대폭 강화할 것이다. 또한 금융소비자들은 보다 쉽게 금융서비스에 접근하고 개인화된 서비스를 받으며, 기존에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투자상품이나 금융상품에 적은 금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해진다. 금융산업 측면에서 보면, 기존의 금융회사가 아닌 정보기술회사나 일반기업, 공공부문이 금융서비스에 진출함으로써 경쟁이 치열해지고, 보다 많은 혁신들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지정된 혁신금융서비스들은 개념을 테스트하거나 서비스를 실증하는 초기단계라서 얼마나 많은 금융소비자들이 이러한 서비스를 사용하게 될지, 그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는 무엇일지, 이러한 서비스들을 제도화하는 방안이 무엇인지 등 점검하고 해결해야 하는 과제들이 무척이나 많다. 특히 금융위원회의 조심스러운 접근으로 인해 규제 샌드박스에서 작은 규모로 시작한 서비스들이 훗날 규모가 커지면 복잡성의 증가로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 대응 방안 또한 필요하다.

또한 현재까지 지정된 혁신금융서비스 모델들은 아주 작은 분야의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우리 금융시장에는 비상장기업 주주명부 및 거래활성화 플랫폼이나 디지털 부동산 수익증권 유통 플랫폼 등과 같이 기존에 없던 시장을 만들어내는 조금 더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필요하다. 물론 새로운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 이해관계자들과의 충돌이 불가피한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생태계 구축도 필요하다. 다시 말해, 새로운 서비스를 같이 만들고 실행할 강력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서비스 출시를 위한 기술과 자원 확보, 프로세스 구축을 위해 노력했다면 이제는 산업생태계 재구축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에 많은 힘을 기울여야 서비스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해외의 규제 샌드박스 정책 사례 및 시사점

규제 샌드박스와 관련하여 가장 많이 인용되는 것은 영국의 사례이다. 영국은 영국 금융감독청(Financial Conduct Authority, FCA)이 매년 두 차례 유망한 금융서비스 기업을 선발하고 5가지 샌드박스 수단(제한인가, 개별지도, 규제 특례적용 및 수정, 비조치의견서, 지정대리인)을 통해 3~6개월간 혁신금융서비스 테스트가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2016년 7월 1기를 시작으로 2018년 7월 4기에 이르기까지 2년간 총 276개사가 신청을 했고 그중 89개사가 혁신금융사업자로 지정되어 테스트를 실시, 2018년 11월 5기 선발을 완료했다. 1기와 2기에 혁신금융사업자로 지정된 50개사 중 41개사가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1기 지정기업 중 90%인 16개사가 테스트 종료 후에 서비스를 정식으로 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CB Insight, 2019.3.20 기준

투자 유치 규모를 기준으로 보면 영국 정부의 시도가 매우 성공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1기와 2기에 지정된 기업들의 테스트 전과 후 총 투자유치 건수를 살펴보면 1기는 5개사 13건, 2기는 7개사 11건으로 테스트 전에 비해 약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유치 금액으로 보면, 테스트 종료 후 1기 기업들은 1억 2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고, 2기 기업들은 2,600만 달러를 받아 테스트 전과 비교할 때 각각 21배와 518배의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1기와 2기에서 대규모 투자를 받은 네스티드(Nested)사와 니바우라(Nivaura)를 제외하더라도 테스트 종료 후 투자유치 금액은 1기가 6배, 2기가 118배 증가하여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대표적인 규제 샌드박스 성공 사례로는 네스티드, 니바우라 그리고 님블라(Nimbla)를 들 수 있다. 네스티드는 1기 테스트 참여한 기업으로, 인터넷 기반 부동산 중개 전문 스타트업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부동산 매도가격을 산정하고 부동산 매매 중개, 부동산 매매 전 대출서비스 등 부동산 거래와 관련한 전반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회사는 규제 샌드박스 테스트 중에 160만 달러의 시드투자를 받았고, 테스트 종료 후에는 총 8,320만 달러에 달하는 시리즈 A, B, C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니바우라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 금융상품(채권, 주식, 파생상품 등) 발행 및 관리프로세스 자동화 플랫폼 개발 회사로 1기와 2기에는 직접 테스트에 참여했고 4기에는 테스트 기업의 협력사로 참여했다. 이 회사의 기술은 2018년 3월 FCA로부터 완전 인가를 받았고, 테스트 종료 후에 2,000만달러의 대규모 투자 유치를 포함해 총 4건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님블라는 2기 테스트에 참여한 인슈어테크 기반 핀테크 기업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여 영국의 중소기업들에게 무역신용보험과 인보이스 관리서비스를 제공한다. 님블라는 테스트 기간 중 관련 회사들과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보험 중개서비스를 출시했는데, 테스트 종료 후 바클레이 액셀러레이터 등으로부터 2건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또 다른 성공 사례는 싱가포르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80RR, 배시, 블록71 같은 창업 육성단지를 조성하고 대규모 핀테크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으며, 규제 샌드박스를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2015년부터 약 2천억 원 규모의 금융혁신 보조금을 투입하면서 당시 50개 정도이던 핀테크 스타트업이 2019년 말까지 600개로 증가했다. 여기에 디지털 토큰 발행에 관한 가이드라인 작성(2017년), 디지털토큰 면세 법안 시행(2019년), 핀테크 기술 특허 승인기간 단축(2년에서 6개월로) 등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차량공유 서비스 기업인 ‘그랩(Grab)’은 싱가포르 정부가 추진하는 핀테크 육성 정책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그랩은 인도네시아 온디맨드 운송 산업의 선두기업으로, 이륜차 시장의 60%, 사륜차 시장의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시리즈 H 투자를 통해 총 45억 달러(약 5조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를 바탕으로 그랩은 현재 제공 중인 금융 서비스, 식품 배달, 택배 배송, 콘텐츠, 디지털 결제 등을 확대하고, 온디맨드 비디오 서비스,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보험 서비스, 호텔 예약 서비스 등 새로운 서비스 분야로 진출할 예정이다.

혁신금융서비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

규제 샌드박스가 시행된 이후 많은 성과들이 나타났고,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들도 많이 제시되었다. 특히 지난 1월 23일에 발표된 국무조정실의 규제 샌드박스 발전방안은 단계별 행정부담 추가 경감 및 사업자 편의 제고, 시장 진출 촉진을 위한 지원제도 보강, 그리고 실효성 제고를 위한 추가 조치 등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법령 정비기간의 지정이나 공공조달을 통한 초기 수요 견인, 先적극행정-後규제 샌드박스 원칙적용 등과 같은 정책은 규제 샌드박스가 더 많은 혁신을 포용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들로 판단된다.

이러한 조치들 이외에 혁신 금융서비스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정책적 대안들이 마련되어야 한다. 우선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자체가 규제를 없애거나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 규제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라서 사업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해당 규제들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금융서비스가 규제산업인 만큼 혁신금융서비스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법제도의 개정이나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규제 자체가 사회적 합의의 산물이기 때문에 규제를 없애는 것은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따라서 체계적인 로드맵을 만들고 이를 실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둘째는 규제의 체계를 가능한 한 포괄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정부와 금융회사, 소비자와 금융회사 간의 불신이 이를 어렵게 하지만 이제는 개인들이 보다 책임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하고 정부는 조금 더 인내를 가지면서 열린 자세로 접근해야 혁신이 제대로 일어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참여하는 기업들은 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금융 소비자의 비용을 낮추는 등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다면, 비록 어려움이 예상되더라도 한번 실행해 보자는 것이다.

혁신금융심사위원회의 활동을 통해 보다 많은 혁신적인 금융서비스가 빛을 보고, 우리나라의 금융 산업뿐만 아니라 전체 산업의 혁신을 견인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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