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쉽고 편리한 자산관리 시스템 구축”

2017.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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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최명재 대신증권 상무는 IT본부를 O&T(Operation & Technology)본부로 조직을 개편했다. 기존 IT본부가 현업을 지원하는 업무 중심이었다면 O&T본부는 현업과 함께 협업해 비즈니스를 견인하는 역할을 담당한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최명재 상무(O&T본부장)를 만나 온라인 시장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자본시장 생태계에서 대신증권의 현황과 전망을 들어봤다.

 


 

글 권순주 사진 김기남 기자

 

 

최명재 대신증권 상무

1963년생. 연세대 수학과 졸업
1989년 대신증권 입사(공채 18기)
2004년 e비즈니스 부서장
2007년 차세대 프로젝트 PM
2010년 트레이딩시스템부장
2012년 IT개발부장
2014년 O&T본부장(상무)

 

Q1. IT본부에서 O&T본부로 조직을 개편한 지 2년이 넘었습니다. 그간의 성과와 변화가 궁금합니다.

“개편 이후 가장 큰 성과가 결제 업무의 정보기술(IT)화였습니다. 이전에 결제 업무는 데이터를 모아 수작업을 하다 보니 맨 마지막에 작업해야 해서 담당 직원들이 늦게 퇴근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우리는 이 구조를 업무 처리와 동시에 실시간으로 계정에 쌓이고 집계되는 시스템으로 바꿨습니다. 직원들에게 마치 선거 공약처럼 ‘저녁이 있는 삶을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했고, 실제로 지킬 수 있었습니다.
또한 개발 조직과 운영 조직을 완벽하게 분리했습니다. 당시 업무 과중으로 개발은 개발대로 운영은 운영대로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개발자는 개발에만 집중하고, 그 결과물을 운영으로 이관할 때 정확하게 테스트해 인수인계를 받아 운영하는 조직을 꾸렸습니다. 운영 조직에는 과장급 이상의 고숙련자만 순환근무를 하도록 했습니다. 처음에 운영 조직은 30명 정도였는데, 자동화·시스템화가 이루어져 지금은 8명으로 줄었습니다. 개발과 운영이라는 각자의 영역에 집중하다 보니 운영 팀의 운영 능력도 향상된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테스트 전담 조직을 만들었고, 2016년 자동 테스트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모든 개발자가 개발한 소스가 운영 팀으로 배포되기 전에 테스트 팀 시스템에서 테스트를 거칩니다. 운영상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테스트 단계에서 발견하는 것입니다. IBM과 함께 개발한 테스트 자동화 시스템은 IBM 혁신 사례로 2017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국제컨퍼런스에서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또 하나, 운영 조직이 담당했던 리포트 작업을 줄였습니다. 지점 53개, 본사 부서 50여 개에서 매일 실적 데이터나 거래 고객 리스트, 휴면계정 리스트 등을 요구했습니다. 6개월 이상 BI(Business Intelligence) 프로젝트를 진행해 이제 난이도가 높지 않은 리포트 작업은 직원들이 본인 단말기에서 직접 찾습니다. 결과적으로 운영 팀 인원도 줄일 수 있었습니다.”

 

Q2. 올해 1월 O&T본부는 또 한 번 변화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요?

“대신증권의 모든 온라인 영업 조직을 O&T본부에 통합시켰습니다. 올해 1월부터 O&T본부는 온라인 마케팅 영업을 관장하는 본부로 역할이 바뀌었습니다. 예전에 각 영업점에서 관리하던 온라인 고객을 모두 O&T본부로 모은 것입니다. 우리가 관리해야 할 고객은 200만 명 이상입니다. 고객을 실제 접점에서 응대하는 조직은 고감센터라는 콜센터인데, 100명 정도 인력이 가동되고 온라인 마케팅 직원이 70~80명입니다. 기존 IT 개발 인력도 비슷한 숫자입니다. 모두 합쳐서 300여 명인데, 이들이 많은 고객을 직접 다 관리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인공지능(AI) 및 자동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우리는 고객을 사람이 아닌 시스템에 의해 로봇이 관리하는 체계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 바탕에 데이터가 있습니다. 데이터를 어떻게 잘 관리하느냐에 따라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할 수 있습니다. 수만 가지 유형의 고객에게 맞는 투자 유형을 제안해주는 것입니다. 지금 1단계는 완성해서 가동하고 있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시스템을 구축해서 지난 5월 테스트를 통과했고, 알고리즘이 우수하다는 평가도 받았습니다. 이 시스템으로 고객에게 로봇이 추천하는 포트폴리오와 로봇이 관리하는 펀드 상품을 제공할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로봇이 직접 고객의 자산을 자동 운영하는 시스템까지 개발할 계획입니다. 일부는 영업점과 협업해 고객의 자산을 인계받아 운영하는 시스템을 연말 정도면 완벽하게 구축할 전망입니다.”

 

Q3.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선보인 인공지능 챗봇(채팅로봇) 벤자민의 강점은 무엇입니까?

“벤자민이라는 챗봇은 우리가 추구하는 인공지능 플랫폼의 도구 중 하나일 뿐입니다. 이제 고객 1000~2000명이 챗봇을 통해 질문하고 답을 얻습니다. 챗봇은 현재 입사 1년 차 사원 수준인데, 연말까지 머신러닝 기법을 통해 학습시켜 4년 차 대리의 업무 경험과 지식수준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고감센터에 하루 고객 응대량이 3000~5000건 정도 됩니다. 고객이 질문한 내용과 고감센터 직원들이 답변한 내용은 음성인식 엔진 기술인 STT(Speech to Text) 시스템을 통해 매일 질문과 답변으로 분리됩니다. 분리된 데이터를 벤자민 트레이닝센터에서 분석해서 질문과 답 유형을 계속 학습하는 것입니다. 같은 뜻, 여러 유형의 질문을 잘 이해하게 하는 것이 핵심 포인트입니다. 답변도 여러 유형으로 내도록 학습하고 있으므로 점점 진화하는 벤자민이 될 것입니다.
이를 기초로 많은 로그데이터를 분석합니다. 고객들의 시스템 접근 경로, 이용 화면, 머무르는 시간 등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 분석을 통해 우리는 고객의 현재 고민과 향후 선택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고객이 요구하기 전에 앞서 고객에게 답을 주는 것입니다. 이로써 고객은 편리해지고 고객 응대 업무는 줄어들게 됩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범죄를 몇 초 전에 예방하는 것처럼 내부 인공지능 시스템 플랫폼하에서 이와 같은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우리는 이미 데이터 분석 기반이 마련돼 있어 타사보다 앞서갈 수 있습니다.”

 

 

Q4. 데이터를 제대로 분석하는 회사만이 제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는 시기에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하신 바 있습니다. 회사 차원의 전폭적 지원을 언급하기도 하셨는데요.

“우리는 3년 전부터 데이터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일종의 빅테이터였던 것입니다. 당시 특정 솔루션(이상 징후 및 업무관제 솔루션)으로 스플렁크(Splunk)를 검토해 사전에 장애를 예방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부정방지시스템(FDS)을 구축하라는 정부 시책과도 시기가 맞아떨어졌습니다. 우리는 빅데이터 솔루션을 구축해 사전에 많은 부분을 검출(Detection)할 수 있었습니다.
대신증권은 선대 창업자부터 경영진이 IT 분야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지원해 왔습니다. 금융업계에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가장 먼저 구축했고, 2007년에 시작한 차세대 프로젝트도 금융권, 특히 증권업계 최초로 차세대 시스템을 J2EE(Java 2 Enterprise Edition)로 전부 업그레이드한 바 있습니다. 대신증권은 남들이 가지 않거나 두려워하는 영역에 도전하는 것으로 업계에서 유명합니다. 제4차 산업혁명이 거론되면서 인공지능, 빅데이터가 화두가 되고 있는 지금, 대신증권은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해 왔기 때문에 지금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게 된 것입니다.”

 

Q5. 온라인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자본시장 생태계에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요?

“대신증권은 이미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하고 모든 업무를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게끔 개발 중입니다. 과거에는 오퍼레이션 하는 것을 시스템으로 많이 구축했다면 지금은 온라인 거래를 모두 시스템화하려고 합니다. 거래 자동화, 비대면, 생체인증 등을 통해 즉, IT 기술과 온라인 거래를 접목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영업점에서만 할 수 있는 업무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24시간 업무 처리가 가능합니다. 하반기 내에 모든 업무를 비대면으로, 유선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변경할 계획입니다. 이미 체계는 세웠고 단계별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고객은 더 이상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됩니다. 영업점은 개인 고액자산가(High Net Worth) 관리에 집중할 것입니다.
앞으로 경제주체가 되는 세대는 사람을 만나기 꺼려하고, 혼자 일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이들은 인터넷은 당연하고 모바일 기기에도 익숙합니다. 따라서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끔 자산관리 시스템을 제공해야 하고 모든 것을 모바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끔 쉽고 직관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내부에 브랜드전략실을 두고 사용자인터페이스(UI), 사용자경험(UX) 연구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우리가 개발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은 외부에서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Q6. 핀테크를 활용한 해외 송금 비즈니스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현재 핀테크 업체와 개발해 구축 단계에 있습니다. 기존에 해외 송금을 위해서는 환전 후 송금하고 받는 쪽에서 다시 환전해야 해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것을 우리가 제휴하는 비트코인 거래소를 통해 비트코인으로 송금업을 할 수 있게 정부에서 허가가 난 상태입니다. 우리는 고객을 관리하고 핀테크 업체는 송금에 대한 역할을 해주는 것입니다. 이것이 한 단계 더 나아가면 블록체인도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금융투자협회가 추진하는데 대신증권도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하반기면 공인인증서, 장외주식시장(OTC) 매매, 채권 매매 등 많은 부분이 블록체인을 통해서 자본시장 생태계가 많이 바뀔 것으로 전망합니다.”

 

Q7.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O&T본부는 올해 1월부터 지원본부에서 영업을 주관하는 본부로 바뀌었습니다. 이는 영업을 위해 모든 것을 IT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회사의 방침이기도 하고 생존 전략이기도 합니다. 저는 함께 일하는 모든 직원의 데이터 분석 능력을 키워주고 싶습니다. 데이터에 근거해 세상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져야 고객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품질로 제공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좀 더 크게 생각하면 온라인 세상에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제 고객들은 원하면 어디서든지 거래할 수 있는 세상이 됐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자신을 잘 알고 관리해주는 친구 같은 자산관리 시스템을 찾기 마련입니다. 과거에는 특정 회사였다면 지금은 하나의 브랜드로, 캐릭터로 인식합니다. 우리는 자산관리 이상을 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생애설계도 할 수 있습니다. 생애설계, 세무, 부동산 등에 궁금한 점이 있을 때 바로 떠오를 수 있는 브랜드가 되고, 자신 있게 답을 제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따라서 누구나 편리하고 적은 비용으로 자산관리를 할 수 있도록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 O&T본부의 주된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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