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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지적 성찰

2017.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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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유근일 전자신문 기자

정해진 미래
조영태 지음, 북스톤

 

어린 두 딸이 만나게 될 미래의 한국

‘제4차 산업혁명’이란 단어는 이제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단어가 됐다. 정부와 연구기관에서 내놓는 각종 연구 조사 결과와 알파고와 커제의 대국 등 곳곳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이제 우리가 새로운 시대에 대비해야 할 때라는 경고음을 끊임없이 내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이란 단어와 더불어 10여 년 전부터 우리 곁을 떠도는 유령 같은 단어가 있다. ‘저출산’, ‘고령화’다. 한국 저출산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된 것은 2002년부터다. 이때부터 합계출산율은 1.3명 아래로 떨어졌다. ‘100세 시대’라는 말은 이제 수사가 아닌 현실로 다가왔다. 2015년 100세 인구 3000명. 95~99세 인구는 2만5000명에 달한다.
조영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가 베트남 하노이에서 쓴 이 책은 이런 우리나라의 현실을 직시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조 교수는 2016년 현재에서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5학년 두 딸이 만나게 될 미래를 바라보며 이 책을 집필했다.
조 교수는 현재가 아닌 미래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모든 것이 공급 과잉 상태에 놓일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전쟁 같은 세대 간 밥그릇 싸움, 저성장과 고령화로 인해 마주하게 될 저성장 등이 우리가 만나게 될 정해진 미래와 같다고 경고한다.

 

작은 사회에 걸맞은 대응

저자는 이런 정해진 미래로 인해 발생할 우울한 결말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15년간 우리나라가 맞게 될 인구 변동에 따른 미래 속에서 ‘나만의 미래’를 찾아 현명하게 미래를 준비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결국 우리 사회가 작아지는 사회에 걸맞은 체질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선 국내 대기업이 특유의 민첩함으로 모바일 헬스케어 등 건강 증진과 관리 영역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일본 기업들처럼 해외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통해 젊은이들의 해외 진출 기회를 돕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다운사이징에 대한 고민도 필수다. 단순히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수 감소’와 같은 표면적인 대책이 아닌 인구 변동이라는 큰 맥락 속에서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외려 저출산을 대비하고 출생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만 있다면 10년 후 재도약이 가능하다고 긍정하고 있다.

 

성찰을 통해 맞이할 긍정적인 미래

그가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정해진 미래’에 대한 생존 전략이다. 그는 첫째 딸이 19세가 되는 2021년에는 대학 입시가 손쉬워질 것이라는 생각에 사교육에 지출하지 않고 있다. 그 대신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될 거라 여겨지는 태권도, 서예학원에 보낸다고 한다. 현재가 아닌 미래를 바라보고 선택한 방식이다.
금융IT를 선도하는 최고정보책임자(CIO)·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들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뿐만 아니라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맞는 정보기술(IT) 환경을 준비하는 것은 이제 필수다.
저자가 책 서두에 밝히듯 “인구학이 그려내는 미래의 모습을 보고 각자의 삶이 그 안에서 어떻게 펼쳐질지 성찰한다면 우리의 미래를 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정해 갈 수 있을 것입니다”라는 말과 같이 불투명한 미래에서 분명한 전략을 세우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생각의 역사Ⅰ·Ⅱ
피터 왓슨 지음, 남경태(Ⅰ)·이광일(Ⅱ) 옮김, 들녘

 

 

금융IT의 근간은 인터넷이다. 이제는 너무도 익숙한 단어가 돼 아무도 찾지 않는 이 단어는 미국의 전기공학자이자 발명가이며 대통령 직속 국방연구위원장을 역임한 바네바 부시의 논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인터넷이 등장한 지 채 100년도 지나지 않아 블록체인 등 다양한 기술이 등장했다. 이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인터넷이라는 발견은 인류 전체 ‘생각의 역사’에서 맨 마지막에 위치한 기술일 뿐이다.
이 책은 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문화사가인 피터 왓슨이 장장 2500페이지에 달하는 인류의 지성사를 두 권으로 묶은 책이다. 각각 1200장이 넘는 두 권의 책은 다가오는 휴가철에 베개로 써도 좋을 정도의 두께를 자랑한다.
이 책이 다루는 내용은 철학, 정치, 경제, 과학, 일상생활 등 말 그대로 인류의 모든 것을 망라한다. 인류 최초의 생각은 무엇이었느냐에서 시작해 인터넷을 넘어 수학과 물리학, 생물학을 통합하는 ‘형태수학’이라는 새 분야가 각광받게 될 것이라며 끝을 맺는다.
그가 2500페이지에 달하는 인간이 가진 거의 모든 형태의 지식을 정리한 것은 결국 아직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모든 인간의 문제에 다가서기 위해서다. 다양한 사고와 철학, 사회학, 물리학, 공학 등 많은 학문 분과가 하나로 합쳐져 통일된 이야기를 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E.O.윌슨이 1998년에 쓴 <통섭: 지식의 대통합>을 잇는 저서이기도 하다.
저자는 결론에서 ‘포스트 포스트모더니즘을 위하여’, ‘새로운 인문학과 새로운 정전’을 이야기하며 책을 끝맺는다. 수많은 기술과 생각들이 이제는 우리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워진 만큼 가급적 많은 사람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새로운 정전(Canon)을 인문학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결합을 말하는 통섭이 환원주의 오류에 빠진다는 흔한 비판은 잊고서 머리맡 한편에 두고 언제든 꺼내 읽어도 좋을 책이다. 상대성주의라는 생각의 단초가 어디에서부터 시작됐는지, 히틀러가 불러일으킨 제2차 세계대전이 인류에게 어떤 생각을 남기게 됐는지,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여러 학계의 흐름은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는지 등을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충만한 지적 포만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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