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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와 금융회사의 본격적인 전쟁

2021.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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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동우(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

 

스마트폰이 보급된 이래 금융 서비스에서 대면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줄어들고 있었다. 다만 모바일 기기의 사용이 불편한 고령층을 중심으로 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현상이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고령층의 비대면 금융 서비스 이용도 대폭 늘었다. 60대 이상 고령층의 모바일 뱅킹 가입이 급증했고, 이는 수치상으로 나타난다. 신한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국내 모바일뱅킹 앱에 가입한 60대 이상 고객수는 2019년 416만 4,000명에서 2020년 4월에는 469만 9,000명으로 12.9% 증가했다. 고령층의 가입자 수는 다른 연령대와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같은 기간 동안 50대는 7.0%, 40대는 4.8%, 30대는 2.2% 증가하는 것에 그쳤기 때문이다.

 

비대면 서비스 확장으로 금융판도 전환

금융회사들은 고객들의 비대면 서비스 현상이 뚜렷해짐에 따라 서비스를 대폭 개선하고 있다.

첫째, 그동안 오프라인에서 주로 이루어졌던 업무를 비대면 서비스로 그대로 전환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그동안 일부 전용 대출상품에만 적용되고 있었던 ‘IBK 스마트 여신약정’의 대상을 대부분의 기업대출에 적용하고 있다. IBK 스마트 여신약정은 영업점에서 상담을 완료한 경우 비대면으로 서류를 제출하고 전자서명을 통해 신규 대출 및 기존 대출 만기 연장이 가능하다. 우리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고객이 인터넷뱅킹으로 직접 무역금융 대출을 실행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기존에도 인터넷뱅킹을 통해 무역금융 대출을 신청할 수 있었으나 실제로는 영업점 심사를 거쳐 대출이 실행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영업점을 거치지 않고 실시간으로 대출이 진행되도록 한 것이다.

둘째, 자산관리 분야의 변화가 비대면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하나은행, 국민은행, 삼성증권이 주도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프라이빗 뱅킹 서비스를 비대면 서비스로 전환했고 투자 상담과 상품 가입도 화상 상담으로 전환하고 있다. 국민은행도 2020년 5월부터 비대면 특정금전신탁을 판매하고 있고, 삼성증권은 베테랑급 프라이빗 뱅커로 구성된 언택트 전담 상담팀을 구성해 비대면 서비스를 시작했다.

셋째, 기존 금융권들은 고객들의 언택트 소비문화에 대응한 특화된 카드를 내놓고 있다. KB국민카드, 신한카드, 하나카드, 우리카드 등은 실물 카드를 없애고 신청부터 발급까지의 모든 과정을 온라인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했고, 고객들은 실물 카드 대신 모바일 전용 카드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이제 금융권에서는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는 과거와 같지 않을 것이며,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의 유행으로 고객들은 언택트 금융 서비스의 고도화와 편리함을 더 요구하게 됐고, 금융서비스의 불편한 점을 개선하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카카오, 네이버 등 대형 플랫폼을 가진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업 진출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금융 당국은 ‘오픈 파이낸스’ 정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회사들은 자신들이 보유하던 지급결제망을 오픈해야 하고, 고객정보를 외부로 공유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마이데이터 시대 본격 진입

2020년 1월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마이데이터 시대가 열렸다. 사실 기존 개인데이터 활용 서비스의 경우 활용방식과 수익분배 등의 과정에서 개인은 소외되어 있었다. 그리고 협약된 기관 간에만 개인데이터를 공유하기 때문에 새로운 서비스가 성장할 수 없었다.

 

 

지금 세계는 데이터 시장 규모가 커짐에 따라 데이터 경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고, 이 가운데 특히 개인데이터 비중과 가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개인데이터는 경제,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데, 개인 맞춤화 서비스 제공, 새로운 시장 발굴 및 새로운 서비스와 상품 개발 등에 활용되고 있다. 또한 개인데이터 활용을 통해 사회 이슈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기 때문에 개인은 수집된 개인데이터 판매와 활용 과정에서 적극적인 권리를 행사하게 하는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었다.

이에 따라 마이데이터의 핵심은 개인이 정보주체로서 개인데이터의 활용과 관리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자신의 정보를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자기정보결정권을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 권한, 데이터 제공, 데이터 활용의 세 가지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마이데이터 산업이 활성화되면 금융소비자는 금융회사, 공공기관 등 여러 기관에 존재하는 자신의 신용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즉 개인별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여러 금융회사의 조건을 비교하고 유리한 상품에 가입할 수 있고, 기존 상품에서 타 회사 상품으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올해 마이데이터 시대에 본격 진입하면서 사업 본격화를 앞두고 금융사와 빅테크간 무한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우여곡절 끝에 마이데이터 사업의 본허가 문턱을 넘었지만, 카카오페이는 보완이 필요해 최종 보류됐다. 금융위원회로부터 본허가를 받은 28곳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 가운데 오는 8월 4일까지 표준 API(응용프로그램개발환경)을 구축해 기존 ‘스크린 스크래핑’으로 제공하던 통합조회 서비스를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제공 방침이다.

 

 

 

마이데이터 산업을 바라보는 입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핀테크 기업 입장에서는 마이데이터 산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공공 인프라가 구축되고 오픈 API가 도입, 표준화되면 시장 진입이 수월해지며, 경우에 따라서는 핀테크 기업이 거대 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반면 기존 금융회사들은 자사가 보유하고 있던 고객 정보를 외부로 공유해야만 하기 때문에 그동안 축적해온 경쟁 우위가 사라지게 되는 격이다. 따라서 누가 더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는지가 시장의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급박하다 보니 기존 금융회사들은 마이데이터가 새로운 금융업의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모든 분야에서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핀테크 기반의 토스증권은 지난달 27일부터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사전 이용자를 모집, 3주 만에 4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토스증권 MTS는 최근 주식투자의 신흥 주체로 부상중인 2030 밀레니얼 세대와 이른바 ‘주린이’라 불리는 초보 투자자들의 편의를 위해 설계됐다. 한편 토스증권보다 시기적으로 일찍 증권업에 진출한 카카오페이증권의 종합계좌는 출범 9개월여 만에 누적 계좌개설자 수 300만 명을 돌파했다. 동전 모으기, 알 모으기, 버킷리스트, 미니금고 등 카카오페이와 연결된 투자·자산관리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이면서 초기 돌풍을 꾸준히 이어가는 중이다. 카카오톡을 통해 고객 접근이 용이하고 쉽고 빠르게 개설할 수 있다는 점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특히 카카오페이증권도 올 하반기 본격 주식거래 시장 진출을 예고하면서 핀테크를 기반으로 한 두 업체가 기존 전통 증권사들과 어떤 차별화된 주식거래 서비스를 보여줄지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오픈뱅킹(Open Banking)의 확산과 경쟁

오픈뱅킹은 제3자가 해당 은행과 제휴 관계없이도 표준화된 API 방식으로 해당 은행의 자금 이체 기능과 고객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구현된 시스템이다. 따라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특정 은행 앱이나 토스 등의 핀테크 앱에서 모든 은행 계좌를 통합할 수 있고 결제를 비롯해 잔액 조회, 거래내역 조회, 계좌실명 조회, 송금인 정보조회, 입금입체, 출금이체 등의 금융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오픈뱅킹은 2019년 10월 30일부터 10개 대형 은행이 시범 운영을 했고, 2019년 12월 18일 정식 운영되면서 은행 16곳과 31개 핀테크 기업에서 접근이 가능해진 상태다.

 

 

 

 

 

국내 오픈뱅킹 시스템은 다른 나라의 오픈뱅킹 시스템에 비해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 국내 오픈뱅킹 서비스는 해외의 경우보다 서비스가 다양하다. 대개는 금융정보 조회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오픈뱅킹은 조회뿐만 아니라 입출금 등 자금 이체까지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둘째, 우리나라는 금융 당국의 주도로 공동 플랫폼을 구축했고, 이를 위해 표준 API가 설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전 금융기관과 연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핀테크 스타트업의 시장 접근성이 수월하다는 점이다. 셋째, 은행 입장에서 본다면 금융 정보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타 기관의 금융 정보도 이용할 수 있는 기관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핀테크 기업뿐만 아니라 은행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종합 금융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

오픈뱅킹은 시범 서비스 이후 사용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상태다.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2,032만 명이 가입했고, 등록 계좌 수는 4,398만 개에 이른다. 그리고 2020년 6월 기준으로 볼 때, 참가 기관은 72개에 이르고, 118개 기관이 이용승인을 받아 서비스를 오픈 중에 있었다. 여기에서 실적을 살펴봐야한다. 현재까지는 은행과 핀테크 기업 간의 가입 실적에 있어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전체 오픈 뱅킹 서비스 가입자 수의 79%인 3,245만 명이 핀테크 기업을 통해 가입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은행을 통해 가입한 고객은 21%인 851만 명이었다는 점이다. 즉 고객들은 핀테크 기업을 통해 오픈뱅킹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핀테크 기업으로 오픈뱅킹에 가입한 고객과 기존 은행으로 오픈 뱅킹에 가입한 고객들은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에서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존 은행의 오픈뱅킹 플랫폼에서는 주로 잔액조회 서비스를 사용했으나, 핀테크 기업의 플랫폼에서는 출금이체 서비스 이용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차이가 난 것은 핀테크 기업의 서비스의 경우 간편송금, 간편결제가 더 사용하기 편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오픈뱅킹을 이용하는 기관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2020년 12월까지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과 증권사까지 확대되었고, 상호저축은행, 농협, 수협, 신협, 새마을금고 등 서민금융기관이 신청서를 제출했고,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 NH투자 등 17개 증권사도 참가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금융 당국은 관련 개정을 거친 뒤에 준비가 끝난 기관부터 순차적으로 오픈뱅킹을 시작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카드사도 오픈뱅킹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만약 카드사가 오픈뱅킹에 참여한다면 다양한 결제 방식이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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