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미래, 차세대 디지털 코어뱅킹

2021.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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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충헌(아이티아이즈)

‘코어뱅킹(core banking)’ 변화의 움직임

은행의 역사는 고대 바빌로니아 왕의 함무라비 법전에서 재산의 단순한 기탁, 운영과 그에 따른 이자에 대한 규정이 명기된 것으로 그 기원을 보고 있다. 그 이후 16세기 중세의 유럽에서 금을 직접 거래하는 방식보다 이를 보관하고 그에 대한 보관료를 지불하면서 금과 같은 재산을 거래하는 방식보다는 보관이나 대출의 형태로 거래가 이루어진 형태가 은행의 최초 형태로 보고 있다.
실물 경제가 이루어지는 근대에서의 은행은 단순히 재화의 거래 뿐만 아니라, 신용을 기반으로 하는 거래까지도 확대되었으며 국가 간의 거래로도 확대가 되고 최근에 인터넷 은행과 가상화폐 거래까지도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은행의 기능이 다양해지더라도 최초의 기능인 돈을 맡기고, 그에 대한 거래나 이자를 처리하는 업무, 그리고 신용을 기반으로 대출하는 업무의 속성은 변하지 않았다. ‘코어뱅킹(core banking)’이라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은행의 핵심 업무를 의미하며 IT를 기반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AI·빅데이터·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하면서 이러한 ‘코어뱅킹’의 업무에도 변화가 최근에 발생하면서 기존의 코어뱅킹의 한계를 극복하려고 있다.

최근 IT기술의 변화와 함께 금융권의 차세대 코어뱅킹 시스템은 과거의 화려하거나 천지개벽의 형태가 아니라 ‘노후화된 시스템 개선’이라는 현실적인 목적을 위해 그리고 실질적인 측면은 ‘클라우드 전환’이라는 전략으로 진행되고 있다. 즉, 클라우드 전환을 목적에 놓고 기존 유닉스 중심에서 x86으로의 전산플랫폼 전환, AI 등이 포함된 정보계 시스템의 대규모 업그레이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비대면 채널시스템의 혁신 등이 공통으로 추진되는 내용들이다.
금융회사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가속화되면서 떠오르는 질문은 ‘과연 기존의 코어뱅킹 시스템이 이러한 변화에 적합한가?’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상위 150개 은행들의 코어뱅킹 연식은 평균 20년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코어뱅킹 시스템은 상품의 복잡성, 고객과 은행의 거래행태 변화, 자동화 서비스 확대, 채널 간의 데이터 통합 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주요 요건을 실행하는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현재 국내 은행, 증권 등 대형 금융사들의 IT시스템 역시 2010년을 전후로 개선한 것으로 대부분 10년을 넘어가고 있는 시점이다. 이에 기존 코어뱅킹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차세대 시스템은 비핵심 업무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을 통해 하이브리드형 클라우드 도입을 확산하고 있다.

국내 금융권 차세대 추진 현황

우선 KB국민은행이 진행한 ‘더 케이 프로젝트’는 종전의 빅뱅 방식을 탈피하여 2020년 2월 1단계로 선정한 통합단말시스템을 오픈했고, 같은 해 10월 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최신 기술을 접목하여 마케팅 허브, 비대면 채널, 글로벌 플랫폼, IT 인프라 고도화 등의 시스템을 디지털 기반으로 전환했다.
NH농협은행 역시 정보계 부문의 차세대 추진을 진행 중에 있으며, 그동안 법인이나 채널별로 각기 달랐던 디지털 금융 개발 체계와 프로그래밍 언어 등을 표준화해 급변하는 금융산업 디지털화·언택트화를 주도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정보계는 디지털 전환, 빅데이터, AI 기반의 비중이 훨씬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수협은행은 대규모 IT투자를 통해 애플리케이션 수정 없는 ‘유닉스 to 리눅스 전환(U2L)’을 통해 코어뱅킹을 포함한 핵심 애플리케이션의 수정변경없이 고스란히 리눅스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준비 중이다.
신한은행은 ‘더 넥스트’라는 이름으로 KB국민은행과 유사하게 빅뱅방식이 아닌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방식을 준비 중이다. 특히, 유연한 고객경험, 디지털 기반 업무 플랫폼, 디지털 중심의 뱅킹 플랫폼,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 혁신, IT 디지털 인프라 현대화의 5대 전략을 통해 ‘디지털 플랫폼화’를 목표로 삼았다.
플랫폼을 무기로 인터넷 전문 은행인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와 올 7월 출범을 목표로 준비중인 토스뱅크는 전통 은행의 대면 방식인 고객접촉을 비대면 방식의 업무로 처리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모바일 환경에서 고객이 간편하고 손쉽게 금융 업무를 직접 수행할 수 있는 UI/UX 기능을 강화했다는 게 특징이다. 이들 인터넷 은행사들은 클라우드를 활용하고 있거나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아직은 핵심업무를 클라우드로 전환하여 IT시스템을 구축하기에는 무리가 있기는 하지만, 비핵심업무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전환을 통해 업무 유연성과 확장성을 검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상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문화에 인원 및 구조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있다. 즉, 기존 은행은 오프라인 점포 수를 줄이며 비용을 줄이는 한편, 인원 부분에도 감축 기조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은행 점포 수는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1년 새 303개 줄며 이는 2018년 이래 가장 높은 감소율이다. 2018년 말 기준으로 점포 감소율은 0.3%이며, 2019년 말은 0.8%인 반면에 2020년도는 시중은행은 6.3%, 지방은행은 4.6%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마이데이터 시대의 뱅킹서비스

비대면 온라인으로 금융업무를 처리하는 고객의 증가와 기술발전으로 촉발된 디지털 혁신이라는 환경에서 모바일은 고객 최대 접점의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금융 규제는 소비자의 권한을 강화하고, 데이터 개방 등 금융 혁신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의 은행 비즈니스 모델로 대응하기에는 어려운 새로운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기술 기반의 빅테크·핀테크 기업들도 금융 진출을 가속화하는 새로운 경쟁구도로 들어서면서 은행은 새로운 서비스를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은행 업무의 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움직임이 목격되고 있으며, 향후 은행의 미래를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술들은 아래와 같다.

오픈 API 기반 플랫폼

EU의 지급결제지침인 PSD2(Payment Services Directives) 제정으로 촉발된 은행의 API 개방 움직임이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오픈 API를 통해 개방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는 은행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으며, 활성화된 플랫폼과 생태계를 보유한 은행이 미래의 승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은행의 플랫폼화(Banking as a Platform)라는 변화를 이끄는 핵심 요인은 오픈뱅킹이다. 은행의 데이터를 제3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API를 개방함에 따라 은행이 보유한 API를 중심으로 생태계가 형성되는 은행의 플랫폼화가 탄력을 받고 있고, 이에 따라 API 기반 오픈 플랫폼을 활성화하고 독자적인 데이터 생태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은행의 생존을 위한 가장 핵심적이고 필수적인 전략적 요건이 된다.
은행의 플랫폼화는 은행뿐만 아니라 핀테크 기업 등 은행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모든 이해 관계자가 참여하는 개방형 API 생태계를 조성해야만 달성할 수 있다. API 플랫폼 생태계 초기 단계에는 이체내역이나 계좌내역 조회 등과 같은 일반적이고 획일화된 API가 주로 개방될 것이지만, 향후 API 생태계 참가자들이 많아지고 생태계가 성숙함에 따라 은행들은 자사의 고유한 API들을 폭넓게 개방하기 시작할 것이며, 이로 인해 오픈 플랫폼 내 API의 성격과 종류는 더욱 풍부해질 것이다.
은행의 플랫폼화는 데이터 경제라는 시대적 흐름에 대비하여 은행이 취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대응 방안이기 때문에, 개별 은행들은 자신이 보유한 오픈 플랫폼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고군 분투할 것이다. 향후 오픈뱅킹의 진정한 승자는 활성화된 플랫폼과 생태계를 보유한 은행이 될 것이다. 데이터 및 IT인프라를 높은 수준으로 개방하는 은행은 새로운 오픈 API 생태계의 중심자로서, 그리고 오픈뱅킹 승자로서의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다.

밸류체인의 재편성을 통한 슈퍼앱 등장

기존에는 하나의 은행에서 통합적·종합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번들링(Bundling) 현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핀테크 기업이 등장하여 결제, 송금, 대출 등 은행 밸류체인의 특정 영역에서 기술과 민첩성,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접목하여 기존 서비스에 대한 편의성, 접근성 등을 크게 개선하고 탁월한 고객가치를 제공하였다. 이에 따라 최근 몇 년 동안 핀테크 기업과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졌고, 은행 업무의 각 영역이 핀테크 기업들에 의해 대체되고 잠식당하는 언번들링 현상이 발생하였다.
은행이 훨씬 더 많은 고객 데이터를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핀테크 기업들은 은행들과 효과적으로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2019년 말부터 시행된 오픈뱅킹은 고객의 반응에 민첩하고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핀테크 기업으로 하여금 더욱 최적화된 고객 서비스를 촉진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언번들링을 넘어 경쟁에서 살아남은 가장 최적의 금융서비스가 슈퍼앱(Super App)이라 명명되는 강력한 단일 플랫폼을 중심으로 통합되는 리번들링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기존 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계열사의 금융 서비스까지 통합해 SSO(Single Sign On: 한 번의 로그인으로 여러 개의 서비스 이용) 방식의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리번들링과 관련하여 은행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고객 접점에서 주도권을 유지하고, 핀테크를 포함한 타 기업과의 제휴·협력을 강화하여 생태계의 중심 주체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은행이 고객 접점 관련 플랫폼화를 성공적으로 달성할 때 가능한 경우다. 핀테크 기업들은 은행의 고객 기반에 접근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고, 그 결과 은행은 고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은행에 가장 좋은 제휴조건을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을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반대로 은행에게 있어 가장 좋지 않은 시나리오는 핀테크 기업 또는 빅테크 기업이 고객접점의 정점에 서는 것이다. 핀테크 또는 빅테크 회사들이 고객과의 접점 및 관리의 중심이 되어 고객에 대한 주도권을 가져가는 반면, 은행은 고객에게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로 경쟁해야 할 것이다. 이 시나리오에서 은행은 보이지 않는 상품·서비스 제조업자의 역할로 전락할 것이다.

은행·빅테크 기업 간 경쟁과 협력

구글, 알리바바, 아마존, 애플, 텐센트 등과 같은 빅테크 기업들은 금융서비스 기능이 통합된 생태계를 구축하여 고객에게 더 우수한 고객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지급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더 많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금융기능을 확장하려 하고 있다.
최근 기술 발전은 핀테크 분야의 비약적인 성장으로 이어졌으며 이를 계기로 이들 빅테크 기업 들은 핀테크를 통한 새로운 사업기회에 주목하게 되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빅테크 기업들은 인수·지분투자 등을 통해 핀테크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핀테크 기업과의 제휴를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빅테크 기업들은 금융 분야에서 자사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고객에게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은행과 같은 전통적인 금융기관과 협력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핀테크 기업도 제휴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은 빅테크 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늘날 은행의 특정 밸류체인 영역 내에서 소비자의 다양한 금융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들은 수십, 수백 개에 달한다. 동일한 뱅킹 영역 안에서 수많은 핀테크 기업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핀테크 기업들끼리도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핀테크 기업 입장에서도 전통적으로 신뢰받는 은행과의 협력을 통해 브랜드 강화, 신뢰도 제고 및 안정적인 매출·고객 확보 등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은행은 어떨까? 역사적으로 은행들은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요구사항이나 과제를 스스로 해결하려고 노력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금융산업 내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어떤 은행도 혼자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다. 빅테크·핀테크 기업 대비 상대적으로 변화에 대한 속도가 빠르지 않은 은행과 같은 대형 금융기관에서는 이런 일이 쉽지 않으며, 더군다나 단일 은행이 핀테크 기업들과 비견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유형의 상품·서비스를 신속하게 개발·출시하고 수익을 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은행은 빅테크·핀테크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밸류체인의 언번들링화에 대응하고,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탐색·적용하여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달성할 수 있으며, 고객경험 강화와 더불어 고객 채널이 확대되는 효과 등도 기대할 수 있다. 이렇게 상호협력에 대한 당사자들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은행은 향후 가장 큰 경쟁자가 될 수 있는 빅테크·핀테크 기업과의 협력을 점차 확대할 것이며, 이러한 묘한 공생관계는 금융권 내 다양한 전략적 제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짐에 따라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판도를 바꿀 AI 기술

인공지능 관련 기술은 전례 없는 속도로 발전을 지속하고 있다. 머신러닝 등의 기술은 기계적인 상호 작용과 학습을 통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능이 급격이 향상되고 있다. 인공지능 도입이 은행업계에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은행업계는 타 산업에 비해 더욱 신중한 접근을 해왔다. 하지만 정형·비정형 데이터의 폭발적인 증가, 핀테크 등 새로운 경쟁자의 부상으로 인한 경쟁 심화, 소비자의 기대 상승은 최근 AI에 대한 은행의 관심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은행이나 금융기관은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의미 있는 개선부터 업계의 판도를 바꾸는 급진적인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 이르기까지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AI를 활용한 새로운 경쟁전략을 추구함으로써 상당한 가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들의 AI 적용은 챗봇이나 가상비서 등과 같이 대부분 고객 서비스나 부정(Fraud) 방지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왔는데, 이는 AI를 통한 업무 효율성 제고, 비용 절감 등에 중점을 둔 초기단계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AI가 창출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에 주목하고 있는 선진 은행들이 증가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및 머신러닝 알고리즘과 같은 신기술의 가용성이 높아지고 AI가 가진 잠재력이 증대됨에 따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상품·서비스를 차별화하는 요인으로 AI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 AI 도입은 크게 활성화되진 않았지만 AI 기술이 더욱 발전하고 진보함에 따라 AI는 은행의 금융서비스 경쟁력에 더욱 필수불가결한 요인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은행업을 비롯한 전 세계 금융산업 전반에 광범위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은행 현황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유럽과 달리 미국의 경우 네오뱅크 활성화가 다소 늦은 편이다. 그러나 네오뱅크 차임이 최근 500만 개의 고객계좌를 확보하고, 2020년 2월에는 바로머니(Varo Money)가 모바일 전용은행 라이선스 예비인가를 받는 등 미국 리테일뱅킹 업계에도 핀테크 기업에 의한 메기 효과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핀테크가 주도하는 이러한 혼란의 최전선에서 가장 돋보이는 행보를 보여주는 플레이어는 핀테크 기업이나 기존 리테일 은행이 아닌, 바로 월가의 거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Goldman Sachs)가 출시한 챌린저 브랜드 ‘마커스(Marcus)’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마커스를 중심으로 멀티채널 전략을 추진하여 고객과의 접점을 다양화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핀테크 기업의 인수합병 및 파트너십 등을 통해 보험, 지급결제, 대출 등 주요 영역으로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골드만삭스는 2017년 중소 기업 대출 기관인 본드 스트리트(Bond Street)를, 2018년 1월 신용카드 스타트업인 파이널 (Final)을 인수했다. 가장 주목할 것은 AI 기반 재무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자산관리 앱 (Personal Financial Management, PFM) 클래리티 머니(Clarity Money)의 인수이다. 클래리티 머니는 마커스와 연계되어, 사용자가 클래리티 머니를 통해 마커스의 저축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클래리티 머니 인수는 온라인 리테일 금융 사업 확대를 노리는 골드만삭스가 모바일 부문을 개척하는 중요한 발판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과거 기업이나 고소득층만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마커스의 출시는 상당히 파격적인 변신이다. 골드만삭스 사례는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기존 은행이 추구해야 하는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 은행권

아시아·태평양 지역 상위 150개 은행들의 코어뱅킹 시스템의 평균 연식이 20년을 넘어서고 있다. 오래된 코어뱅킹 시스템은 복잡한 상품, 고객과 은행의 거래 빈도 및 형태의 변화(디지털 채널을 통한 셀프 거래 증가), 자동화 서비스 확대, 채널 간의 데이터 통합 등의 디지털 전환 실행에 한계가 있다. 차세대 디지털 코어뱅킹 서비스는 기능, 기술, 실행·변화라는 3개 영역의 25개 속성으로 분류할 수 있다.

디지털 코어뱅킹으로의 전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주요 지표는 ‘디지털 뱅킹’ 고객화 방식, 은행업무 내 고객 서비스 제공 범위, 은행의 디지털 생태계를 생성하거나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다른 산업 전반에서 볼 수 있는 변화 수준이 포함된다. '은행 고객 준비성’이라고 부르는 이러한 지표는 디지털 코어뱅킹 시스템이 제공하는 강력한 기능이 시장 점유율 증가, 제품 확장 및 파트너 기여 수익과 같은 비즈니스 이점을 신속하게 가져올 수 있도록 한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혁신하려는 은행의 경우 디지털 코어뱅킹으로의 변화 시점을 늦추어서는 안 된다. 기본적으로 디지털 코어뱅킹 내에서는 고급화된 클라우드, API 및 전달 변경 기능을 제공한다. 이는 기술 변경 성숙도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지속적으로 성숙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디지털 코어뱅킹으로의 전환은 고객의 관점에서 은행의 업무를 조금 더 편리하고 손쉽게 제공하는 영역을 넘어서 고객이 원하는 지점에 미리 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관계를 활용해야 됨을 의미한다. 이는 은행이 단순히 은행업 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의 업무를 끌어안을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함을 의미하며, 그에 대한 준비를 갖춘 은행이 차세대 금융을 주도할 수 있는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