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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플랫폼 시대의 무한 경쟁이 주는 의미

2021.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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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외진(㈜아크릴 대표이사)

 

기술 발전과 코로나19가 만나 더 가열된 ‘인공지능의 시대’

바야흐로 ‘인공지능’의 시대다. 정부는 2019년 12월에 범정부 역량을 결집한 인공지능 시대 미래 비전과 전략을 담은 ‘AI 국가전략’을 발표했다. ‘IT강국을 넘어 AI 강국으로’라는 비전으로 2030년까지 디지털 경쟁력 3위를 목표로 내걸었고, 데이터 및 컴퓨팅 자원 등 핵심 인프라, 제도적 환경,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제조, 유통, 금융기관 등 민간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 과제가 되어 있다. 그리고 연이어 터진 코로나19 사태가 온라인 소비, 원격 근무 등의 ‘비대면화’를 뉴노멀로 확산시키며 이에 걸맞는 디지털 전환을 전 세계적으로 ‘강제’시키는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이와 함께 최악의 경기 침체와 일자리 충격 등 직면한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코로나19가 만든 사람과 사회 간의 ‘빈 공간’에 인공지능을 위치시켜 그 간극을 투명하게 하기 위한 ‘인공지능’ 중심의 무한 경쟁도 치열하다. 2021년 5월 3일에는 교육부 주도로 향후 6년간 신기술 인재를 10만 명 양성하는 ‘혁신공유대학’ 프로그램도 ‘한국형 디지털 뉴딜’ 계획의 일부로 발표되는 등 정부는 이런 치열한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다양한 계획들을 계속 발표하며, 시대적 변화를 민감하게 주시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세상속으로 나가기’ 위해 플랫폼은 필수

그런데 문제가 있다. 이전에도 인공지능 인력과 기술이 없지는 않았을 텐데, 2019년 가트너는 5개의 AI 프로젝트 중에서 4개가 실패한다고 진단한 적이 있으며 맥킨지 역시 10개 중 1개의 AI 프로젝트만이 실제로 사업에 적용되는 현실을 분석하며 ‘인공지능 기술의 임팩트는 크나 확장성은 미약하다’는 진단을 내린 바 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인공지능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에 대해 익숙한 인력’의 조합이라는 단순함을 넘어선 어떤 ‘프로토콜’이 구현되어야 한다는 지점에서 찾고 있다.

 

 

이 3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형상화된 것이 바로 ‘플랫폼’이다. 인공지능 플랫폼의 정의는 ‘AI 기술의 통합 및 조합을 통한 산업계 적용을 목적으로 하는 구성’이라는 사전적 의미처럼 단순하지 만은 않다. ‘플랫폼’은 상황에 따라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고찰되기도 하며, 기술적 유기체로 조망되기도 하고, 진화하는 인프라로서 인식되기도 한다. 여기서 분명한 것은 인공지능의 기술 공간이며, 다양한 요소들이 집약된 ‘가치’의 교환이 생산자와 소비자 간에 원할하게 이루어져야 하고, 단기 투자 대비 높은 생산성의 확보라는 ‘레버리지 효과’가 기대되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인공지능 플랫폼’은 사람, 서버와 같은 물리적 개체, 딥러닝·머신러닝 프레임워크, 사전학습 모델, 프레임워크 기반 산업 특화 모델과 같은 논리적·기술적 개체 및 각 개체들이 유기적으로 조합되어 최종 산출물을 출고(deployment)하기 위한 프로세스가 위의 ‘인공지능 기술의 조직내 활성화를 위한 3요소’ 그림처럼 구현되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인공지능 플랫폼’은 집단의 인공지능 기술을 집약함과 동시에, 체계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게 하며, 경쟁력 있는 제품 출시를 지원하는 강력한 지적 구조물로서 그 지위가 점점 커져가고, 각국 정부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생태계 리더십’의 상징인 ‘인공지능 플랫폼’ 선점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공지능 플랫폼은 자연어처리, 이미지 인식 등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도구로서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IBM과 같은 글로벌 IT 기업은 AI 플랫폼 생태계를 급속도로 확장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 개발되고 있는 AI 플랫폼들은 범용적 특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기존 인공지능과 크게 다르다. 예를 들어, 알파고를 구현한 딥마인드의 구글은 자신들의 인공지능 범용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한 분야에서 습득한 지능을 다른 분야에 응용 가능하게 하는 지능의 이식을 궁극적으로 지향하고 있다. 기술력과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범용 AI 플랫폼인 구글은 고도화된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요소인 알고리즘, 데이터, 컴퓨팅 인프라에 대해 모두 최고 수준의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통합지식 플랫폼, 컴퓨터 비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기술을 가진 기업을 인수하고 SNS를 중심으로 AI 플랫폼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아마존은 AWS를 통해 ‘AI Platform as a Service(PaaS)’로 불리는 인공지능 플랫폼을 구축하여 시장 주도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IBM은 자사 인공지능 왓슨(Watson)을 이용해 금융, 의료 등 관련 전문지식을 축적해 왓슨만의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향후 인공지능 플랫폼 경쟁은 이처럼 글로벌 기업들이 주축이 되어 미래 산업 구조를 빠르게 재편할 잠재성이 크다. 인공지능의 국산화도 물로 중요하지만, 이미 공개된 AI 플랫폼을 활용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그래서 열린 ‘인공지능 플랫폼의 시대’

지난 2019년 12월, 정부가 ‘AI 국가전략’을 발표했을 때, 이미 미국은 ‘AI 이니셔티브’를 2019년 2월에 발표했고, ‘중국은 ‘차세대 AI 발전 규획’을 2017년 7월에 발표했다. 또한 영국은 2018년 4월에 ‘AI 섹터 딜(sector deal)’을 발표하여 정부와 민간의 시너지를 통한 AI 산업 활성화 전략을, EU는 2014년 1월에 그 유명한 ‘Horizon 2020(2014년에서 2020년까지)’을 발표하며 로봇,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관련 분야에 260억 유로 투입을 결정한 바 있다.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의 아버지로 불리며 컴퓨터 분야의 노벨상인 튜링상(Turing Award)의 2019년 수상자 제프리 힌튼(Geoffrey Hinton) 교수의 나라 캐나다 역시 ‘범캐나다 AI 전략’을 2017년 3월에 발표하며, 심지어 ‘딥러닝 유학 국가’라는 특수성을 강조해 오고 있고, 이웃 나라 일본 역시 ‘인간 중심의 AI 사회 원칙(2018년 3월)’과 ‘AI 전략 2019’를  2019년 3월에 발표한 것을 살펴보면 크게는 2년부터 적게는 몇 개월에 이르기까지 시기 차이는 있으나 2030년 까지 15.7조달러에 육박하는 ‘인공지능 활용의 경제적 부가가치’ 선점을 위한(출처: PWC, IITP) 각국의 고민스런 전략들은 거의 비슷한 시기에 발표되었고, 출발선을 지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빅테크 기업들의 활동을 들여다보면 공통적으로 ‘인공지능 플랫폼’ 선점을 위한 경쟁이 더 선명하게 나타난다. 텐서플로우(TensorFlow)를 비롯한 강력한 인공지능 프레임워크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플랫폼’의 정의를 전사적으로 확대하여 거대한 플랫폼 자체로 진화하고자 하는 구글을 비롯하여, 클라우드 기반으로 ‘인공지능 플랫폼’의 정의에 맞는 제품들을 출시하여 자사 플랫폼 중심의 생태계 구축에 힘을 쓰고 있는 아마존(SageMaker)과 마이크로소프트(Azure AI)의 전략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강력한 B2C 비즈니스 플랫폼을 중심으로 자사의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특화된 인공지능 기술들의 개발 및 통합을 진행하고 있는 페이스북과 애플 같은 빅테크 기업들의 모습은 정말 15세기 프랑스 중심의 ‘대성당들의 시대’을 방불케 한다.

 

 

 

이 시대에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것

비즈니스에 인공지능을 적용하기 위한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자회사로 신한AI를 설립하여 새로운 비즈니스를 추진하고 있고, KB국민은행은 금융언어모델 KB알버트를 개발, 한화금융그룹도 AI를 보험, 증권 등의 비즈니스에 적용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인공지능 플랫폼은 그 자체가 ‘목적’일리 없다. 그것은 ‘수단’으로써 또 다른 탐욕스러운 목적을 내포하고 있는데, 바로 인공지능 기술의 ‘확산’이다. 산업계, 사회,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삶속으로의 ‘확산’을 꿈꾸는 AI 기술의 욕망이 시작되고 완성되며, ‘최종 배포’되는 곳이 바로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공지능 플랫폼의 생사멸(生死滅)이 AI 기술의 ‘확산’을 위한 욕망에서 시작되고, 좋은 품질의 데이터와 기술로 완성되며, 클라우드를 통해 ‘배포’된다는 것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

즉, ‘AI기술의 욕망’의 대상이 되는 ‘좋은 문제’가 국가적으로 많이 발굴되어야 하는 것이 첫 번째이며, 해당 문제를 인공지능 기술로 풀기 위한 ‘적절한 고품질의 데이터’가 수집 및 가공되어야 하고, 산업계에서 쉽게 활용 가능한 검증된 인공지능 기술(모델)들이 같이 제공되어 숙련도와 관계없이 산업계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용이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이 모든 과정이 ‘인공지능 플랫폼’에서 잘 안내되어 인공지능 관련 인력들의 생산성을 촉진시켜야 하며, 클라우드, 5G 기반으로 발전하고 있는 네트워크 인프라를 고려한 ‘쉽고 빠른 상용화’를 위한 기술이 같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기술들이 해외 기업들이 제공하는 인공지능 플랫폼이 갖추고 있는 것처럼 ‘거대한 종합 선물 세트’일 필요는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플랫폼의 풍성함’이 아닌 ‘플랫폼이 풀어낸 문제가 가득한 사회’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 인공지능의 산업별 적용 분포를 살펴보면 금융(23%), 제조(19%), 유통(17%)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는 해당 산업 부문들이 일상의 삶에 미치는 빈도와 영향을 통한 축적된 문제 의식의 양을 보여주며, 이 과정에서 활발한 문제 발굴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국내 역시 금융 분야의 인공지능 기술 도입이 적극적인 편이며, 상대적으로 제조, 유통, 의료 분야는 각종 규제와 산업 환경 이슈들이 인공지능 기술의 도입을 더디게 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인공지능 플랫폼은 문제 발굴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금융 분야의 디지털 혁신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도입이 필요한 산업 분야들에는 ‘도입 장벽’을 낮춰주는 ‘촉매제’의 역할도 짊어지며 스스로 그 중요성을 점점 더 확대해 나갈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인공지능 플랫폼 시대가 왜 도래했는지에 대한 본질을 더 살펴보고, 기술 및 데이터의 ‘사이즈’로 승부하는 우(愚)를 경계해야 한다. 인공지능은 ‘풀어서 도움이 되는 문제’를 더 많이 만나야 하며, 그것이 바로 딥러닝의 폭발과 코로나19가 국내 인공지능 산업계에 던지고 있는 가장 기본적이며 숙명적인 과제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대성당들의 시대’가 막을 내린 건, ‘결국 올바른 방향으로 자라지 않은 잘못된 욕심’이었다는 것을 굳이 그 유명한 뮤지컬을 언급하지 않아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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