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금융 ‘혁신’의 시대, 규제 ‘혁파’ 필요해

2016.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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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 of Professor

1. 모바일금융은 점진적 변화 아닌 파괴적 혁신

2. 각종 규제 혁파해 모바일금융의 글로벌 경쟁력 키워야

3. 증권사 핀테크의 성패는 금융IT 전문 인력 확보가 관건

4. 환율 급락이 경제 위기 가중… 6월 전 대안 마련 시급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

1979년 고려대 경제학 학사

1995년 맨체스터대 대학원 경제학 박사

2009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2012년 아시아금융학회 회장

2013년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원

2014년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앞두고 은산(銀産)분리 완화를 요구하는 금융업계의 목소리가 높다. 전 세계적인 모바일금융 혁신의 후발주자로서 갈 길은 먼데 규제가 발을 묶고 있다는 의견이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를 만나 금융IT 산업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모바일금융 혁신을 위해 지향해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본다.

글 이나영 기자 사진 김기남 기자

전 세계적인 모바일금융 및 핀테크 산업 확산 추세에 비추어봤을 때 우리나라의 현주소는 어떻다고 보시는지요?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은 미국 1995년, 유럽 1998년, 일본 2000년, 중국도 2015년 초에 시작했습니다. 현재 미국 20개, 일본 8개, 유럽은 20개가 영업 중이고 중국에서도 지난해 모바일메신저 텐센트가 위뱅크,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마이뱅크를 설립해 인터넷전문은행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우리나라는 핀테크가 도입된 지 2년밖에 되지 않았고,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도 선진국에 비해 10년 이상 늦었습니다. 전통적인 금융시장에서도 세계 87위의 낙후된 입지에 있는 한국이 새로운 금융 빅뱅 시대에 뒤처진다면 선진국 진입은 요원합니다. 일자리가 없어지고 금융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 잠식당해 국가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바일금융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정책적 과제는 어떤 것일까요?

“외국의 인터넷전문은행 현황을 보면 미국은 구글·페이스북, 일본은 소니·야후·라쿠텐(전자상거래 업체)·KDDI(통신 업체), 중국은 알리바바·텐센트·바이두 등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해 있습니다. 즉 정보통신 인터넷 관련 산업자본이 금융 빅뱅을 주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정보통신 인터넷 관련 산업자본이 모바일금융 혁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한도를 없애거나 대폭 완화하고 있습니다.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한도가 미국은 25%, 일본은 20%, 유럽연합EU은 50%이지만 감독당국의 승인만 받으면 그 이상도 가능하죠. 반면 한국은 산업자본의 의결권 있는 은행 지분을 4% 이상 갖지 못하도록 한 은산분리 규제를 실시 중입니다.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을 50%까지 허용하는 은행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지만 정치권의 이견 충돌에 부딪혀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상호출자제한을 받는 대기업 그룹의 인터넷전문은행 지분 보유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세죠. 대기업은 안 되고 은행 지분까지 제한하면 한국의 인터넷전문은행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없다는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합니다.”

국내 증권사 역시 핀테크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모바일금융 혁신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증권사에 요구되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증권 역시 앞으로는 모바일 증권이 대세를 이룰 것이고 온라인을 고집하면 미래를 기약할 수 없습니다. 싸이월드가 페이스북보다 먼저 나왔으나 실패한 이유가 바로 온라인을 고집했기 때문이죠.

모바일금융에서는 비대면 인증, 보안 솔루션, 플랫폼과 애플리케이션, 빅데이터 이용 신용분석 시스템 등 이른바 핀테크의 뒷받침이 필수입니다. 서비스 사용자가 비대면으로 전면 전환되는 상황에서는 생체인식 등의 보안 솔루션 적용과 신용분석을 위한 빅데이터 활용이 필수 과제입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로봇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고 각 증권사들이 로보어드바이저 도입에도 주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로보어드바이저는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투자의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가지 데이터를 계량분석하는 분석틀에 다르지 않아요. 금리 변동, 환율 변동은 물론 유관 산업의 동향 지표 등 다양한 변수를 집어넣어 주가를 기술적으로 예측하도록 하는 것이죠.

로보어드바이저에 어떤 지표를 넣을 것인가(데이터 마이닝), 어떤 방식으로 산출하게 할 것인가(알고리즘)는 모두 인간의 할 일입니다. 따라서 로보어드바이저의 도입을 추진하는 증권사에서 중요시 여겨야 할 것은 바로 사람, 전문 인력의 확보라 할 수 있습니다.”

미래 금융IT 산업의 성장 방향에 맞는 인력 양성을 위해 국가적으로 지원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미래는 융합convergence과 혁신innovation의 시대입니다. 이에 맞게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지식을 두루 겸비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IT 분야에서는 금융 분야 지식을 보수적인 것으로 생각하지만 앞으로 금융기관의 수장 또는 핵심 인력은 IT와 금융을 모두 통달한 사람이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청년들이 창의성과 혁신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창업의 기회도 무한하게 열어주어야 합니다. 영국의 경우 2011년 ‘런던테크시티’를 선포하면서 이메일 주소만 있으면 사무실이 없고 자본금이 없어도 24시간 내 법인 인가를 내주도록 ‘규제 프리’를 실행에 옮겼죠. 이후 현재까지 8만8000개의 벤처기업을 양산하면서 금융을 필두로 제반 산업의 활황을 이끄는 요람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청년이 갖고 있는 아이디어가 사업이 될 것인가 아닌가는 투자 회사가 판단하는 것이지 정부가 판단할 영역이 아닙니다. 우리나라도 정책적으로 완전한 규제 혁파를 통해 창의적인 인력을 도모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국내 금융 산업 동향 가운데 개선이 필요한 부분 등 강조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한국 수출은 현재 15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 중이며 그 여파로 일자리가 줄고 실업률이 증가하며 소비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원화 강세를 잡지 못하면 이러한 고리를 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당분간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우려가 커지고 있어요. 미국 금리의 추가 인상이 6월로 예상되고 있어 금리 인상 기대가 시장에 반영되는 5월 중순까지는 달러는 약보합세, 동아시아 통화는 강보합세를 보일 것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주식 매입도 지속돼 코스피가 전고점인 2050까지 상승할 수 있고, 현 상태에서 원·달러 환율도 추가로 하락할 수 있죠.

이를 방어하기 위해 사전에 환율을 올리는 방법은 2가지입니다. 돈을 많이 풀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치는 방법, 금리를 낮춤으로써 원화가치를 절상시키는 방법이 그것입니다. 특히 이러한 대책들은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기 전에 조속히 실시돼야만 실효를 거둘 수 있어, 지금이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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