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증권과 토스증권의 비즈니스모델 및 MTS 경쟁 전망

2021.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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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승용 기자(시사저널)

카카오페이증권이 하반기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이하 MTS) 출시를 준비하면서 올해 3월 MTS서비스를 시작한 토스증권과 정면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은 핀테크증권사로서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각기 다른 사업모델을 가지고 시작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중국 알리페이의 소액 자산관리 서비스인 위어바오를 벤치마킹했으며 토스증권은 미국 젊은이들의 주식거래 앱인 로빈후드를 롤모델로 한다.

하지만 카카오페이증권이 코스콤과 손을 잡고 올해 하반기 MTS시장에 뛰어들기로 함에 따라 향후 직접적인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의 사업모델과 수익구조, 장단점을 면밀히 살펴보고 비교해보기로 한다.

코스콤과 손잡고 MTS에 진출하는 카카오페이증권

카카오페이는 최근 상장을 추진하며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올해 안에 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MTS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MTS시스템을 직접 개발하려고 했으나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코스콤과 MTS원장관리시스템 개발계약을 맺었다. 원장관리시스템은 증권사가 고객계좌를 관리하고 매매 및 거래내역 등을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통상 증권사의 MTS시스템은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원장을 이관받아 직접 관리하거나 코스콤이 위탁관리를 맡고 있다.

카카오페이가 겨냥하고 있는 라이벌은 토스증권이다. 토스증권은 올해 3월 15일 MTS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직관적인 유저인터페이스와 사용자 환경을 내세우며 3개월 만에 이용자 수를 350만 명으로 늘렸다.

증권업계가 토스증권을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젊은 세대가 주 이용층이기 때문이다. 토스증권은 출범부터 이른바 MZ세대라고 불리는 2030 이용자층을 집중공략하는데 목표를 뒀다. 주식에 관심이 있는 기존 고객층이 아니라 주식에 관심이 없거나 문외한이었던 젊은 사람들을 대거 유치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러한 계획은 나름 성공한 것으로 판단된다. 토스증권 주식계좌의 70%는 2030세대다. 1000만 명 수준에서 답보상태를 보이던 토스앱의 월실질이용자수(MAU)는 토스증권의 돌풍에 힘입어 순식간에 1400만 명대를 돌파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이 MTS를 내놓게 되면 파급력은 토스증권 이상이 될 수도 있다. 카카오페이의 누적 가입자 수는 5월말 기준 3600만 명이고 MAU는 2135만 명에 이른다. 카카오페이증권을 통해 자산관리용 계좌를 만든 이용자도 400만 명을 넘어선 상태다.

기존 증권업계는 토스증권의 돌풍과 카카오페이증권의 MTS시장 진출 예고로 잔뜩 긴장하고 있다. 올해 1~2월 기준 증권업계 1위 앱인 키움증권의 영웅문S는 MAU가 310만 명 수준이다. NH투자증권은 213만 명, 삼성증권 179만 명, 미래에셋증권 158만 명, 한국투자증권 148만 명, KB증권 107만 명 순이다.

카카오페이증권 위어바오가 초기 비즈니스모델

당초 카카오페이증권의 사업모델은 MTS가 아니었다. 카카오는 2014년부터 앤트그룹(舊앤트파이낸셜)의 위어바오를 벤치마킹 삼아 유사한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위어바오는 앤트그룹이 2013년 6월 출시한 단기 자산관리서비스로 소비자가 쇼핑을 하고 남은 잔돈을 유치해 이를 운용해주는 서비스다. 국내 증권사의 머니마켓펀드(MMF)와 유사한 서비스인데 중국 시중금리보다 높은 이자를 지급하면서 이용자 수를 단숨에 6억명으로 끌어올렸다.

위어바오 역시 2012년을 전후해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잔돈 관리 앱을 모티브로 한다. 가장 대표적인 업체가 미국 에이콘스(Acorns)다. 에이콘스는 신용카드 이용자가 결제하고 남은 소액의 잔돈을 전용 계좌로 보내 저축하거나 펀드 등 상품에 투자해주는 잔돈 관리 서비스다.

하지만 카카오페이증권은 규제완화와 관련해 지난 정권 및 금융관료들과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서 출범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카카오페이가 2018년 9월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하고 2020년 2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대주주 변경승인 신청을 승인받으면서 카카오페이증권은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적으로 기준금리가 크게 내려간 상황에서 단기금융상품 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는 수익률에는 한계가 있다. 중국 위어바오가 출시할 2013년 6월 당시에는 6%대 금리상품을 제공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이와 같은 금리가 불가능하다. 위어바오 역시 제공금리가 내려가면서 인기가 한풀 꺾인 상태다. 카카오페이증권이 토스증권이 주력하고 있는 MTS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토스증권 로빈후드가 롤모델

토스증권은 미국 주식거래앱 ‘로빈후드(Robinhood)’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 로빈후드는 2013년부터 무료주식거래 수수료와 직관적인 유저인터페이스를 내세우면서 젊은 층을 상대로 이용자층을 빠르게 늘려왔다. 올해 1분기 기준 로빈후드의 월활성이용자 수는 1770만 명으로 1년 전보다 2배로 늘어났다. 로빈후드는 고객의 85%가 35세 미만이다. 로빈후드는 상장 절차에 들어갔는데 기업가치가 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토스증권은 올해 3월15일 MTS 서비스를 시작했다. 토스증권은 MTS 오픈과 함께 삼성전자, 현대차, 네이버 등 26개 종목 가운데 주식 1주를 랜덤으로 선물하는 이벤트를 실시했는데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고객들을 대거 유치했다. 5월말 기준 토스증권의 신규계좌 수는 350만 좌를 넘어섰다.

토스증권 역시 직관적인 유저인터페이스 등을 내세우면서 젊은 이용자들을 대거 끌어들였다. 토스증권 전체 이용자의 70% 이상이 2030세대다. 젊은 이용자가 중요한 이유는 ‘락인효과’ 때문이다. 특정 재화나 서비스를 한 번 이용하면 다른 재화나 서비스로 갈아타기 어려워진다는 의미처럼 MTS는 익숙해지면 다른 MTS로 바꾸기가 쉽지 않다. 젊을 적에 충성 고객이 되면 평생 간다는 이야기다. 키움증권이 좋은 예다. 키움증권은 과거 2000년 인터넷을 통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선제적으로 출시하면서 젊은 이용자들을 대거 끌어들였고 이 덕분에 현재 브로커리지 분야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양자간 MTS 경쟁! 승부처는 플랫폼 활용 특화서비스 선점 자본확충

향후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의 경쟁은 플랫폼 활용도, 특화서비스, 자본확충 등 3가지에서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플랫폼 활용이란 결국 기존 앱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핵심이다. IT업계에서는 기존 활성화된 앱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로 고객들을 유치하는 것이 신규 앱을 출시해 유치하는 것보다 사업확장에 월등히 유리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예를 들자면 과거 카카오가 대리운전 서비스에 진출하면서 기존 카카오택시앱과 대리운전 서비스를 합쳐 카카오T를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전략을 슈퍼앱 전략이라고 부른다. 이는 미국 우버의 전략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우버는 음식배달 서비스인 ‘우버이츠’, 출퇴근 카풀서비스 ‘우버쉐어’ 등의 신규서비스를 우버 앱에 탑재하며 서비스 확대를 꾀해 왔다.

카카오페이증권 역시 신규 MTS서비스를 출시하면서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얼마나 활용하느냐에 초기 성패가 달려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1분기 기준 카카오톡의 국내 MAU는 4636만 명에 이른다. 사실상 모든 국민이 사용하고 있는 앱이다. 카카오톡의 압도적인 이용자 수는 무기이자 경쟁력이라 할 수 있지만, 카카오페이증권이 슈퍼앱 전략을 내세우기에는 연계성에서 토스증권보다 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우선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통한 MTS마케팅을 적극 펼치기에는 회사가 떠안는 잠재적 리스크 요인이 적지 않다. 여기에 카카오페이증권은 토스와 달리 뱅킹과 증권이 별개 앱으로 분리되어 있다. 카카오톡과 별개인 카카오뱅크 앱의 MAU는 1615만 명 수준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현재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 앱을 별도로 구분해 서비스를 차별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톡을 통해서는 간단한 서비스만 넣고 카카오페이 앱을 통해서는 보다 자세한 서비스를 추가하는 방식이다. 결국 카카오페이증권 이용자들은 카카오톡과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앱 등 3가지를 번갈아가면서 활용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토스증권은 토스앱에서 간편송금과 증권, 보험가입 등 모든 서비스가 가능하다. 카카오톡이 국민메신저지만 토스앱 이용자는 재테크라는 목적을 가지고 앱을 이용하고 있기에 연계 마케팅 효과 역시 확실하다. 토스증권이 카카오톡보다 이용자는 적지만 슈퍼앱 경쟁에서는 우월한 지위를 가질 수 있다.

농사로 비유하자면 카카오페이증권의 대지는 토스증권보다 넓지만 카카오페이증권 대지는 황무지가 대부분이라 현재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경작지는 토스증권이 더 많은 상황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이 황무지를 얼마나 경작지로 바꿀 수 있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리는 상황이다.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이 두 번째 승부처는 특화서비스 선점이다. 결국 두 회사가 얼마나 차별화된 고유 서비스를 먼저 선보일 수 있느냐에 따라서 경쟁력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현재 업계에서는 소수점거래, 해외주식,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MTS 차별화 요소로 꼽히고 있다. 특히 선제적으로 해당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면 향후 후발주자가 이를 추격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업계의 특성이다.

우선 소수점거래의 경우 현재 해외주식에 한해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 2곳만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2019년 금융규제 샌드박스 형태로 이를 허용해줬는데 최근에는 국내주식에도 소수점 거래를 도입하기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은 모두 소수점거래를 신청했는데 금융당국의 결론 취합이 늦어지면서 서비스를 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허가가 조기에 난다면 아직 MTS를 출시하지 못하고 있는 카카오페이증권보다 토스증권이 시장선점에 한층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주식과 ETF 역시 핵심적인 MTS 경쟁력이 될 수 있다. 토스증권은 현재 3분기에 해외주식과 ETF 거래 서비스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토스증권이 선제적으로 해외주식과 ETF를 출시해 인기를 끈다면 카카오페이증권으로서는 후발주자로서 부담스러운 상황이 될 수 있다. 특히 해외주식거래 서비스의 경우 통상 0.1% 수준의 높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증권사들은 국내 주식거래수수료를 사실상 무료화하는 대신 수수료율이 높은 해외주식거래 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토스증권은 국내주식거래 수수료로 거래대금의 0.015%를 받고 있다. 토스증권 역시 해외주식거래 서비스가 시작되면 토스증권은 비교적 높은 요율의 거래수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세 번째 승부처는 자본확충 경쟁이다.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은 경쟁적으로 자기자본을 확충하고 있다. 자기자본에서 앞서나가는 쪽이 IT서비스와 인력확보, 서비스 다양화 등에서 한층 유리하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올해 두 번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1042억 원까지 늘린 상태다. 토스증권 역시 올해만 여섯 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지난해 320억 원이었던 자기자본을 1140억 원으로 늘렸다.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은 핵심인력 스카웃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두 증권사가 유치하는 인력은 IT분야 기술인력이 중심이지만 최근에는 고객들에게 다양한 투자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도 집중 영입 대상이 되고 있다. 자기자본 확충 경쟁에서 최대 변수는 카카오페이의 기업공개(IPO)다. 카카오페이는 8월초 상장하려고 했으나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요청으로 4분기로 상장 일정이 미뤄진 상태다. 카카오페이가 제출했던 증권신고서를 살펴보면 공모가 하단인 6만3000원을 기준으로 카카오페이는 상장을 통해 1조610억 원을 조달한다. 이 가운데 3810억 원은 운영자금으로 6800억원은 타법인증권 취득자금으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타법인증권 취득자금 가운데 3000억 원이 카카오페이증권 유상증자에 쓰일 예정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이 유상증자에 나서는 이유는 신용융자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융자란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아 투자하는 ‘빚투’에 나선 투자자들에게 이자수입을 거두는 것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로 국내 주식위탁매매 분야에서 수수료인하 경쟁이 펼쳐지면서 국내 증권사는 주식거래수수료를 사실상 무료화하는 대신 신용융자를 통한 이자수입이 수익모델이 된 상태다. 신용융자금리는 고금리인데다 주식가치 하락 시 반대매매로 담보를 팔 수 있기 때문에 증권사로서는 사실상 무위험 수익사업에 가깝다.

신용융자사업은 향후 카카오페이증권이 토스증권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줄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다. 카카오라는 거대한 뒷배를 가지고 있는 카카오페이증권과 달리 토스증권은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

카카오페이가 계획했던 3000억 원 유상증자 계획은 공모가 하단인 6만3000원 기준이다. 공모가 상단인 9만6000원을 기준으로 하면 공모 금액은 최대 1조6320억 원에 이른다. 카카오페이가 4분기에 다시 상장을 추진하면서 공모가를 낮출 수 있지만 최종적으로 6만3000원보다는 높게 공모가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카카오페이증권의 유상증자 규모가 3000억 원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신용융자는 자기자본 한도 내에서만 가능하다. 카카오페이증권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할수록 신용융자 규모를 더욱 확대할 수 있다. 결국 카카오페이 IPO의 성패가 카카오페이증권의 MTS 경쟁력 강화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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