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의 성장 전망

2021. 8. 27

CLIPBOARD
image_pdf

글. 최공필(디지털금융센터장)

빅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 제공

코로나19 팬데믹, 가상화폐 급등락, 인플레이션 우려 등 자본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자산관리를 바탕으로 한 장기 투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금융투자의 수요증가로 주목받고 있는 기술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온라인 자산관리서비스인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다. 인공지능이(AI)나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머신러닝 등의 기술을 기반으로 효율적인 고객 분석이 가능해지면서 이들 기술이 자산관리분야에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빅데이터 분석에 기반해 고객의 위험성향이나 투자성향 자금계획, 재정상황 등을 파악해 고객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리밸런싱, 운용해주는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러한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우선적으로 핀테크 회사들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사례로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의 ‘핀트’와 비대면 인공지능 솔루션인 ‘파운트’ 그리고 ‘에임’ 등을 들 수 있다. 핀테크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2020년 폭발적으로 성장했으며, 에임, 파운트, 핀트 3사의 관리 금액은 2020년 말 기준으로 1조1852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 말 2424억 원에서 1년 만에 다섯 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3사의 앱 이용자는 120만 명을 넘어섰으며, 2021년 2월말 기준 관리금액은 1조 3166억 원 수준이다.

핀트(Fint)는 투자를 쉽고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로 투자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어도 인공지능이 고객의 투자 성향에 맞춰 글로벌 ETF 포트폴리오 구성 및 운용, 입출금까지 투자의 전 과정을 대신해 준다. 출시 2년 만에 누적 가입자 44만 명, 투자일임 계좌 수 10만7000개, 투자일임 자산(AUM) 403억 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적립식 투자서비스 개설 계좌 수는 2만5000개를 돌파했으며, 적립식 투자서비스로 운용중인 투자금은 약 130억 원이다. 핀트 전체 이용자 중 2030세대 비중은 79%를 차지한다.

파운트(fount)는 글로벌 자산배분 포트폴리오에 투자할 수 있는 비대면 인공지능(AI) 투자 솔루션이다. 자체 개발한 AI 알고리즘이 세계 각국의 경제 및 시장지표를 조합해 5만2000개가 넘는 시나리오 결과로 산출한 ‘파운트 마켓스코어’를 기반으로 투자한다. 금융투자협회 1분기 공시 기준 고객 수는 9만4000여 명, 계약 자산 총액 8685억 원으로 집계됐다. 자문·일임 계약수는 13만7000건을 넘어섰다. 파운트에 따르면 2021년 4월 기준, 1년 이상 투자자의 상품별 전체 연평균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펀드 13.67%, 연금 11.52%, 국내 ETF 4.43%로 집계됐다.

에임(Aim)은 국내 최대 AI자산관리 플랫폼으로 2021년 6월 기준으로 사용자 100만 명, 모바일 앱 다운로드 138만 건을 돌파했다. 에임은 2015년 국내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해 사용자가 재무 상황과 자산관리 목표, 기간 등을 입력하면 개인별 위험 감내도, 재무 목표 등을 참고한 맞춤형 자산 포트폴리오와 투자 전문가의 조언을 제시해 10분 내에 자산관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전 세계 77개국 1만2700여 개 글로벌 ETF에 분산 투자하며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수익률을 극대화하며, 2021년 4월 기준 최근 4년간 누적 수익률은 42.5%다.

 

MZ세대 사로잡은 로보어드바이저

이러한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자산관리는 특히 MZ세대라 불리우는 2030세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소액으로도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의 PB 서비스를 받기 위해선 최소 10억 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핀테크 로보어드바이저의 최소 가입금액은 업체에 따라 10만~300만 원 정도이다.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이제 시작 단계에 접어들었다. 미국에서는 이미 2010년부터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이 개발되었으며, 관련 시장도 조성되었다. S&P Global의 Kensho는 투자 및 모든 결정에서 데이터와 AI결합을 통해 차원이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활용한 일부 운영사들은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보이며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2016년부터 증권사들이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을 출시했으나, 관련 기술의 부족으로 형식적인 차원에서만 운용되는 등 한계가 드러났다. 그러나 앞으로 국내시장에서도 해외 시장과 마찬가지로 큰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Statista에 따르면 전 세계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규모는 2018년 5432억 달러(약 604조원)에서 2023년 2조5523억 달러(약 2838조원)로 성장이 예상된다고 했다. 또한 하나은행은 2025년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규모가 30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앞으로 로보어드바이저의 대중화가 점점 이루어질 것이며, 재테크 환경 또한 미래에는 금리 상승의 압박의 시작과 그에 따른 자산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실질적인 PB로서 로보어드바이저는 개인의 건강이나 생활주기 등까지도 고려해 실시간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투자 관리를 수행하게 될 것이다.

 

금융권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현황

초연결환경에서 데이터분석은 가장 기본적인 이해를 위한 필수과정이다. 이러한 추세는 불가역적이다. 또한 인공지능은 내밀하게 숨겨진 규칙과 관계를 끄집어내 복잡한 환경에서 놓칠 수밖에 없는 중요한 정보 획득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따라서 이를 종합적으로 구현해낼 수 있는 로보어드바이저는 앞으로 자산운영업계의 필수요건으로 부각될 수밖에 없다. 다만 제대로 새로운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는 데이터의 수집, 가공 및 활용, 그리고 데이터 시장의 발전이 필요하며 관련 법과 규제상의 준수의무 요건 강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기술과 규제의 양축이 균형있게 작동하면서 견제를 통한 경쟁여건을 만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가운데에는 개인이나 기관이라는 운영주체의 판단이 최우선시 되어야 한다.

레거시 체제의 권역별 움직임도 거의 비슷하게 흐르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 역시 로보어드바이저를 미래를 위한 중요한 존재로 인식하고 관련 상품 개발과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KB증권이 파운트투자자문과 함께 KB증권의 Open-API를 기반으로 한 비대면 투자일임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출시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파운트투자자문의 어플리케이션인 파운트는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개인의 투자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추천 및 자문해주는 서비스다. NH투자증권도 로보어드바이저 자문서비스인 ‘NH로보 EMP 자산배분’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실시간으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실물 및 심리 지표를 자동 수집하고 시장을 분석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 시장 상황에서 유효한 주식, 채권, 대체 투자 자산군의 비중을 먼저 배분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로보어드바이저의 특징 중 하나는 프라이빗뱅킹 서비스를 로봇이 대신해주면서 수수료가 비교적 낮다는 데 있다. 전통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는 수수료 비율이 0.75~1.5% 안팎인데 비해 ‘NH로보 EMP 자산배분’ 서비스의 자문보수는 연 0.5%다. 대신증권은 국내외 ETF에 자산배분전략을 활용해 변동성을 낮추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을 갖고 있으며, 운용보수가 없는 ‘대신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 또한 매매비용이 0.08~0.13%로 최저 수준이다. 증권사들에게는 개인 투자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현재,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이러한 업계추세는 비교적 보수적인 은행도 변화시키고 있다. 거의 모든 은행에서도 핀테크 로보어드바이저의 알고리즘 도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퇴직연금 상품에 파운트의 로보어드바이저 ‘블루웨일’을 도입해 기존에 투자상품 추천에만 사용했던 기능을 퇴직연금에까지 적용하였다. 블루웨일은 투자자의 성향과 나이에 따라 자산을 배분하고 포트폴리오의 변경 등을 돕는다. 국민은행에서는 50만 원으로 가입할 수 있는 ‘케이봇쌤’이 추천하는 펀드를 운영 중이다. 대부분 국내외 주식형 펀드로 구성되어 있어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고객에게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펀드의 포트폴리오는 2020년 12월 기준, 누적 수익률이 22.8%에 달한다. 신한은행 ‘쏠리치’는 퇴직연금 자산관리에 특화되어 있는데, 이 중 하나인 ‘글라이드 패스’는 고객의 은퇴를 기준으로 젊을 때는 주식의 비중을 높이고 은퇴가 다가오면 주식의 비중을 낮추어 운영하는 방식을 제공한다. 이는 2020년 9월 특허 출원 완료하기도 했다. 월 10만 원에 가입 가능한 신한 쏠리치를 통해 공격적 투자를 선택한 고객들의 최근 1년 수익률은 11.53%에 달했다. 주식시장이 호황의 양상을 보이면서 쏠리치 이용고객의 30.2%가 공격적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에서 출시한 ‘하이로보’는 채권형 펀드가 포함되어 있어 기대수익률이 낮은 편이지만, 하이로보의 ‘다이렉트 알파’ 포트폴리오의 최근 1년 수익률도 8.22%로 우량한 편으로 나타났다.

카드 업계에서도 로보어드바이저의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KB국민카드가 최근 들어 로보어드바이저 핀테크 기업 ‘콴텍’과 디지털 기술 기반의 전문화된 맞춤형 개인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 제휴를 맺었다. KB국민카드가 보유한 플랫폼과 빅데이터 역량에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두는 등 전문성을 인정받은 콴텍의 ‘Q엔진’을 결합해 KB국민카드의 마이데이터 플랫폼인 ‘리브메이트’에서 고객들이 실시간으로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추천받고 편리하게 포트폴리오 관리도 할 수 있는 초개인화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국내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 자문펀드를 운영하고 있는 키움자산운용은 쿼터백과 함께 키움쿼터백글로벌EMP펀드를 출시했다. 그리고 2020년 12월 기준, 키움쿼터백글로벌EMP로보어드바이저는 9.34%의 성과를 나타냈다.

 

투자자 보호강화 위한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역할

이와같이 금융권 거의 전 분야에 걸쳐서 로보어드바이저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여러 단계의 테스트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코스콤에서는 분산투자, 투자자성향 분석, 해킹방지체계 등 투자자문 및 일임을 수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율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건전한 로보어드바이저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로보어드바이저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하며, 투자자보호도 강화하고 로보어드바이저 관련 감독체계를 구축하는 데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이 기대된다. 실제 테스트베드는 포트폴리오 운용 전 참가자격 충족여부 등을 확인하는 사전심사 1개월과 실제 자금을 시장에서 운용하면서 정상작동여부를 확인하고 상용화할 경우 시스템의 안정성 및 보안성에 관한 본 심사를 6개월 동안 진행한다.

 

로보어드바이저의 신뢰성 제고 위한 주체별 노력 필요

코로나19로 이제 언택트시장의 대세는 거스를수 없게 되었다.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객관적인 데이터 분석과 검증된 알고리즘 전략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금융투자를 가능케 하는 편리하고 친절한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관심은 점차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라임, 옵티머스 사태 등을 겪으며 금융권에서 판매된 펀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기존 금융상품에 대한 신뢰도 하락에 따라 안전하고 투명한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선호하게 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특히 MZ세대 투자자들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면서 앞으로 메타버스(metaverse) 시장에서의 성장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파운트에 따르면 앱을 통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의 주요 고객층은 20~30대이며, 연령별 투자자 비중은 30대가 32.4%로 가장 높았고, 20대가 28.9%로 그 뒤를 따랐다. 즉, 2030대가 전체 사용자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로보어드바이저는 개발 비용 대비 효율이 떨어지는 대표적인 서비스였지만, 이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앞으로 미국처럼 시장 규모가 크지는 않더라도 잠재적 가능성이 높고 정부에서도 빅데이터나 인공지능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점점 더 서비스의 품질이 나아지면서 더 많은 고객들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또한 재테크 시장에서 아바타가 등장하면서 투자 환경의 개선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특히 자산의 쏠림 현상이 심한 국내 투자 환경에 있어 로보어드바이저는 여러 지역과 자산군에 분산 투자하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관련 서비스가 확산되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해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인간들만의 각종 경험법칙을 넘어선 테이터 분석에 근거한 객관적인 분석이 복잡 다단한 결정과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은 장점인 동시에 자의적 영역이 반영될 수밖에 없는 비정형적이면서 정무적 차원의 종합적인 의사결정이 수반되는 영역에서 인간을 대체하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존재한다. 특히 이례적 상황(tail event)을 포함해서 로보어드바이저가 예기치 못한 금융시장 급변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이 미흡할 수 있다. 특히 비합리적 영역이나 세대를 초월한 전인류적 분야로 간주되는 부분에서는 최종적 판단주체는 인간일 수밖에 없다. 또한 인간과 상호작용에 따른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종합적 PB서비스 등에 있어서는 로보어드바이저의 접근에 제한이 있을 수도 있다. 이러한 영역으로까지 성장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법적책임관련 이슈도 여전히 난제로 남아있다. 로보어드바이저의 서비스가 인간이 제공한 것인가에 관한 판단여부에 따라 앞으로서의 상황전개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로보어드바이저가 국내 금융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시장활성화와 투자자 보호 정책과 금융회사들의 로보어드바이저의 신뢰성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수적이다. 즉. 금융당국은 로보어드바이저가 자산관리시장에서 활발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경쟁환경 조성을 위한 규제완화에 나설 필요가 있으며 동시에 고객보호를 위한 다양한 건전성 스마트 규제노력도 모든 개발과 적용과정에서 준수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정부가 모든 것을 판단하고 관리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므로 각자 스스로 일정부분의 보호능력을 갖추어야 하며 회사도 이러한 측면에서 기대되는 ESG차원의 노력에 적극 나서야 시장에서 신뢰를 쌓아갈 수 있다. 아이러니 하지만 모든 것이 연결되어 만들어지는 환경이므로 책임소재파악과 상응하는 법규준수의무의 이행에 관해서도 인공지능의 도움이 필요하게 된다. 당국은 새로운 생태계의 관리자 차원에서 각종 절차나 법규이행분야의 전반적 모니터링을 통해 개별 경쟁이 시장관행을 교란시키지 않도록 사전적으로 배려해야 하며 동시에 탈중앙화 추세에 부합할 수 있는 개별주체들의 책임있는 노력을 보다 강조해야 한다. 모든 이윤창출기반이 과거와는 달리 개별요소의 일방적 경쟁력이 아니라 주변의 호응과 참여 정도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 저작권법에 의하여 해당 콘텐츠는 코스콤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 따라서, 해당 콘텐츠는 사전 동의없이 2차 가공 및 영리적인 이용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