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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 중심으로 진화하는 금융투자업계 MTS의 UI/UX 전략

2021.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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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고영경(말레이시아 썬웨이대학 경영대 교수)

 

글로벌 개인 투자자 붐

코로나19의 발생 직후 주식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팬데믹 상황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크게 증가하고, 비대면 관련 산업들의 가치평가가 달라졌다. 자본시장은 하락국면에서 V자 반등을 보였고, 가장 큰 미국의 주식시장들이 불을 뿜었다. 2021년에도 S&P500 등 여러 지수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했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주목할만한 현상 가운데 하나가 신규 투자자들의 대거 등장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자료에 따르면 이미 2020년 상반기 미국 증시의 개인 주식 거래량 비중이 19.5%로 2010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에서도 ‘동학개미’라 불리는 개인투자자 붐이 불었고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등 아시아와 독일과 영국,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개인투자자가 크게 늘었다. 주식투자 자체가 글로벌 현상으로 등장한 셈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참여가 급증한 데에는 무엇보다 모바일 주식거래 앱을 통한 접근성의 향상, 주식 거래 수수료의 하락, 그리고 누구나 알만한 글로벌 테크기업 주식가격의 급등에 따른 투자 매력도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자고 일어나면 주식 가격이 뛰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면 한번쯤 ‘나도 주식을 해볼까’라는 생각이 든다. 증권사에 가서 직접 계좌를 개설하는 번거로움 없이 스마트 폰만 있으면 앱을 설치하고 클릭만 몇 번 하면 준비가 끝난다. 쉽고 간편한 만큼 투자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개인투자자는 급증했다. 국내 증권사 역시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를 이용하는 투자자는 매해 증가하는 추세다.

 

 

모바일 주식거래 앱, 신세대의 필수품

신규 주식투자자들 가운데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이들은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이다. 이들은 과거 투자 자체에 관심이 크지 않았지만, 모바일 퍼스트 세대의 강점은 빠르게 습득하고 적응한다는 점이다.

젊은 개인투자자들의 대표 앱으로 떠오른 미국의 로빈후드(Robinhood)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 갇혀있던 젊은 이들에게 새로운 놀이터로 부상했다. 로빈후드에서 ‘주식시장은 무엇인가’ 그리고 ‘S&P 500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을 초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던졌다. 그만큼 자본 시장이나 투자, 주식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크지 않지만, 주식 거래를 해보고 싶은 사람들이 대거 등장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발생했으며, 한국에서도 젊은 신규 개인투자자들의 유입과 MTS 다운로드가 크게 증가했다. 과거 HTS(홈트레이딩 시스템)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으나 2019년부터는 MTS 비중이 더 커졌다. 특히 2020년 개인투자자 유입이 늘면서 MTS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월간 활성 사용자 수 (MAU)가 백만 명을 넘은 증권사도 6개사에 달하며 평균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46%에 이른다. 즉 고객을 유치해서 성장해야 하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을 MTS로 모으기 위한 경쟁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MTS 고객 쟁탈전- 더 간단하게, 더 편리하게

그렇다면 한국의 신규 개인투자자들은 어느 증권사의 트레이딩 시스템을 선택했으며, 증권사들은고객을 잡기 위해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순차적으로 제기된다. 국내의 경우 신규 투자자 특히 MZ세대로 대표되는 개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MTS는 단연 토스증권이다. 토스증권은 MTS 론칭 한달 만에 계좌수가 200만 개를 돌파했으며 2021년 7월 기준으로 가입자 수가 350만 명을 넘었다. 가입자 연령대로 보면 20대와 30대가 전체 가입자 기준으로 볼 때 거의 70%를 차지한다.

토스증권의 인기는 소위 주린이, 주식을 처음 시작하는 MZ세대가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MTS 덕택이다. 이용자 수 기준 시장점유율 1등을 차지하는 키움증권의 앱과 비교하면 차이가 극명하다. 키움증권의 MTS는 HTS를 모바일로 그대로 옮겨놓은 형태로, 다양한 기능을 담고 있고, 자본시장에서 통용되는 전문적인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자신들의 서비스를 최대한 많이 제공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는 반면에 토스증권의 플랫폼은 철저히 이용자 중심이다. 이러한 접근방식의 차이는 MTS의 구조와 디자인의 차이를 가져오고, 향후 시장의 판도를 변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투자 경험이 없는 신규 투자자들은 단순하고 직관적인 투자앱을 통한 거래를 선호하고, 이용자들은 한번 쓰기 시작한 플랫폼을 바꾸기 쉽지 않은데다 간단하고 편리한 MTS에서 복잡하고 어려운 MTS로 이동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이처럼 핀테크 기업의 접근성이 용이하고 이해하기 쉬운 MTS 앱 출시는 개인투자자 유입을 가속화시켰다.

한편, 카카오페이증권은 하반기 MTS 출시를 준비하면서 올해 3월 MTS서비스를 시작한 토스증권과의 정면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최근 상장을 추진하며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올해 안에 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MTS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MTS시스템을 직접 개발하려고 했으나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코스콤과 MTS원장관리시스템 개발계약을 맺었다. 원장관리시스템은 증권사가 고객계좌를 관리하고 매매 및 거래내역 등을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통상 증권사의 MTS시스템은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원장을 이관받아 직접 관리하거나 코스콤이 위탁관리를 맡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 있는 로빈후드는 7~10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다른 증권사와는 달리 수수료 무료 및 제로 베이스의 계좌 유지 금액, 간편하게 사용 가능한 앱을 통해 평균 연령 31세의 젊은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면서 출시된 지 약 5년 만에 2021년 1분기 기준 1,770만 명의 이용자 수를 기록했다[1]. 글로벌 시장에는 앞서 언급한 로빈후드 이외에도 위불(Webull), 퍼블릭닷컴(Public.com), SoFi 등 여러 앱이 모두 쉬운 트레이딩 플랫폼으로 인기를 끌었다. 개인투자자가 급증한 독일에서도 인기있는 앱은 트레이드 리버플릭(Trade Republic)이다. 역시 쉽고, 빠르고, 무료로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웠다. 말레이시아에서도 라쿠텐 트레이딩이 비대면 계좌개설과 편리한 거래시스템으로 신규 개인투자자 고객을 끌어들였다. 인도네시아에서 HTS를 가장 먼저 도입했던 미래에셋이 시장점유율 1등으로 등극하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것도 편리한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덕분이다. 인도네시아의 핀테크 아자입(Ajaib)은 초보투자자들 눈높이에 맞는 쉬운 UX/UI를 장착한 앱과 커뮤니티를 내세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것에 답이 있다

그렇다면 핀테크·빅테크 기업들의 MTS 출시에 맞서는 기존 증권사들의 대응 전략은 무엇을까. 찰스슈왑과 같은 미국의 기존 증권사들은 로빈후드의 성장세에 맞서기 위해 수수료 전면 폐지, 앱 사용 시 편리한 점을 강조하며 맞불 작전에 나섰다. TD 아메리트레이드의 모바일앱은 초보 투자자를 위한 가격 알림 기능, 계좌 요약, 챗봇 기능을 추가했다. 국내 대형 증권사들 역시 토스증권, 카카오페이증권의 MTS 출시 등에 대응하기 위해 직관적인 시스템으로 기존 MTS를 정비하거나 초보자용 MTS를 추가로 운용하는 등 슬림한 구조의 MTS에 앞다투어 투자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사용자들이 원하는 대로 홈화면을 설정할 수 있도록 앱을 바꾸었고, 삼성증권은 ‘O2(오투, 오늘의 투자)라는 새로운 MTS를 출시했다. KB증권은 줌인터넷과 ‘바닐라’라는 신규 서비스를 출시했다. MTS 이용자의 니즈는 명징하기에 개편의 방향 역시 이용자 중심에 맞췄다.

‘영웅문’ MTS로 명성이 높았던 키움증권은 약 100억 원을 투자해 차세대 MTS 개발에 들어갔다. 새로운 UI·UX와 디자인을 적용해 플랫폼 성능을 개선하고, 국내와 해외 상품을 하나의 앱에서 통합 관리하도록 제공할 예정이다.

 

 

다만 정통 증권사들이 흐름을 뒤쫓는 후발주자로 남아 시장을 내어주는데 그치지 않으려면 보다 핵심적인 질문을 던지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먼저, 이용자 기준에서 간편한 MTS인가라는 질문은 끊임없이 해야한다. 만든 사람들 눈에만 쉽게 보이는 것은 아닌지, 어떤 기능을 찾기 위해서 지나치게 여러 단계를 거치지 않는지 주의해야 한다. 초기 은행앱은 모바일에서도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지만, 기능구현에만 초점을 맞추고 이용자 편의성은 반영되어 있지 않았다. 심지어 한 개의 은행에서 여러 개의 앱이 나와서 어떤 앱이 어떤 용도인지 파악하기도 쉽지 않을 정도였다. 초보투자자들의 경우 간편 MTS에서도 기능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메뉴에서 원하는 서비스를 찾지 못할 수도 있다. 이들이 질문을 던지면 찾아가는 방법을 친절히 가르쳐주는 일종의 길잡이 혹은 F&Q가 중요하다. 찾아봐도 모르겠다라는 경험이나 인식을 주는 순간 앱 자체를 떠날 수 있다. 대체할 수 있는 MTS는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새로운 세대의 투자자들이 시장에 대거 등장하고 이들을 겨냥한 MTS가 출시된다는 것은 사실상 고객 세그먼테이션이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은행앱이나 증권사 MTS는 고객을 나누지 않았다. 초보이든 전문가이든 동일한 HTS, MTS를 사용해야 했다. 기존 앱의 신규 간편 MTS는 젊은 신규 개인투자자들만을 타겟으로 할 것인지, 기존 MTS 이용자들 가운데 가벼운 앱을 선호하는 기존 투자자들도 대상으로 하는 것인지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 목표가 분명할 때 고객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서비스가 무엇인지 찾을 수 있다.

다른 나라 시장과는 달리 한국은 수수료 경쟁만으로는 증권사 사이의 차별화가 크게 의미를 갖지 못한다. 간편한 MTS가 시장에 쏟아지면 접근성과 편리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차이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기존 대형 증권사만의 경쟁력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 전문 투자자들을 위한 폭넓은 투자자산 상품, 인하우스 보고서의 우위, 이용자가 이해하기 쉽고 신속한 정보제공, 혹은 해외주식 투자 편리함이나 통합 자산관리 등 앱의 기능과 구조를 넘어선 콘텐츠 내지 서비스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토스증권은 커뮤니티를 차별화된 서비스로 내세우고 있다. 이미 해외 사례에서도 젊은 신규 투자자들이 서로 의견을 주고 받고, 관련 지식을 습득하는데 커뮤니티가 한 몫을 톡톡히 했다.

기존 증권사 대부분이 자신들의 유튜브 채널이나 프로그램을 개설해서 이용자들에게 글로벌 경제의 흐름이나 산업분석, 종목 분석 등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 유튜브 방송이나 인기 팟캐스트 방송의 구독자만큼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트렌드에서 한발 늦으면 따라잡기가 어렵다. 타사에 의해서 검증된 서비스보다 한발 앞선 도전이 필요하다.

개별 기업이 플랫폼과 경쟁하는데 한계가 있다. 토스는 은행을, 카카오는 메신저와 은행을 모두 가지고 있어서 엄청난 이용자들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접근할 수 있는 잠재고객 수가 많고 클릭 한 두 번으로 주식 매매 단계까지 유인하는데 장애물이 별로 없다. 이에 반해 대형증권사들은 서비스 차별화, 고객경험 차별화를 지향하더라도 확장성이라는 측면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지 않다. 결국 파트너십, 전략적 협업 등을 통해서 폭을 넓히는 전략을 생각해 볼 수 밖에 없다. KB증권이 줌인터넷과 손을 잡은 것도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누구와 손을 잡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어느 지점의 신규 고객들을 향해 나갈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나아가 핀테크 기업의 MTS 출시와 증권사의 MTS 경쟁이 예고되는 가운데 시스템 오류에 대한 리스크와 간편 접근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보안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되어야 한다.

시장의 변화와 혁신을 가져오는 것은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결정에 달려있다. 아무리 좋은 신기술의 상품이나 혁신적인 서비스가 세상에 나왔다고 해도 소비자가 고르지 않으면 사라지고 만다. 새로이 등장한 다수의 투자자들이 간편하고 쉬운 안내를 따라가면서 주식거래를 할 수 있는 앱을 선택했다면, 그것이 편리하고 유쾌한 경험을 주는 혁신적인 모델이 된다.

지역과 세대를 막론하고 주식투자는 이제 저축이나 보험가입처럼 평범한 사람들의 재테크의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한국에서도 기존 대형증권사와 신규 증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고객의 원하는 답’을 찾는 전략적 경쟁이라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즐거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1] 자본시장연구원 「국내 MTS 경쟁 본격화 및 시사점」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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