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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의 대화형 뱅킹 현황 및 발전 방향

2022.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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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심현정(우리금융경영연구소 디지털금융연구실 책임연구원)

 

대화형 뱅킹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고객과 금융회사가 양방향으로 음성, 텍스트,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통해 소통하는 대화형 뱅킹은 고객에게 새롭고 편리한 경험을 제공한다.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은행 업무에서의 AI 활용이 증가하고, 개인화된 금융서비스를 위한 AI 금융 컨시어지도 점차 늘고 있다. AI는 대화형 뱅킹, 사기 탐지와 위험관리, 인수 심사 등 금융 업무 전반에 활용된다. 업무 자동화와 의사결정 시간 단축을 통해 운영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이며, 개인화된 상품 개발과 추천으로 금융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대화형 뱅킹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은 2010년대 후반이다. 모바일 뱅킹의 상용화가 그 발판이 되었고, 인공지능의 발달이 대화형 뱅킹을 가속화했다.

대표적인 대화형 뱅킹 수단으로는 챗봇, 보이스봇, 디지털 휴먼을 꼽을 수 있다. 고객 접점에서 활용되는 대표적인 AI 금융 컨시어지인 챗봇은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메신저형 소프트웨어로, 모바일과 웹에서 고객이 입력한 언어를 인식하여 요청에 대응한다. 챗봇이 보편화된 이후 텍스트뿐 아니라 음성, 표정 등 인간의 다양한 감각을 인식하여 업무를 처리해주는 보이스봇, 디지털 휴먼의 활용도 증가하고 있다. 이들 대화형 뱅킹 소프트웨어는 고객 요구에 따른 단순 업무를 처리할 뿐 아니라, 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자의 상황과 필요를 파악하고 고객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개인화된 서비스가 가능한 AI 금융 컨시어지로 발전하고 있다.

대화형 뱅킹은 업무를 자동화하고 의사결정 시간을 단축시킬 뿐만 아니라 직원의 업무를 대체하거나 줄여줌으로써 비용 절감에 기여한다.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앞다투어 대화형 뱅킹을 개발·도입해 온 이유다. 나아가 최근에는 디지털 휴먼과 같이 인간과 다양한 감각으로 소통하는 소프트웨어가 개발, 상용화되면서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거부감이 줄어들고, 쉽고 편한 금융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지고 있다.

 

챗봇, 일상 금융 업무 처리에서 맞춤형 정보제공까지

가장 먼저 챗봇을 상용화한 곳은 미국의 BoA(Bank of America)다. BoA는 2017년 모바일 뱅킹 앱에서 고객이 원하는 업무를 간편하게 처리하고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챗봇 Erica를 개발했다. Erica는 거래내역을 조회하거나 자금을 이체하는 등의 단순 업무를 수행할 뿐 아니라 청구서 납부 시기를 알려준다거나 지출 정보를 분석해 절약 방법을 소개하는 등 고객 맞춤형 정보제공에도 능하다. RBC(Royal Bank of Canada)는 개인 재정관리에 특화된 모바일 전용 AI 컨시어지 패키지 ‘NOMI’ 시리즈를 도입한 바 있다. 13개 언어를 인식해 모바일 뱅킹 업무를 처리하는 챗봇 ‘Ask NOMI’ 외에 현금흐름을 분석해주는 ‘NOMI Insight’, 거래를 분석해 여분 금액을 자동으로 저축하게 하는 ‘NOMI Find & Save’, 예산을 수립하고 점검해주는 ‘NOMI Budgets’, 과거 거래를 토대로 향후 7일 동안의 지출을 예상해주는 ‘NOMI Forecast’가 패키지화되어 금융비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국내 은행들도 글로벌 은행의 흐름에 맞춰 챗봇 도입과 고도화에 힘쓰고 있다. 2017년 이후 4대 은행 모두 모바일 앱 전용 챗봇을 개발하여 운영 중이다. 초기 챗봇은 키워드를 인식하고 시나리오에 의해 정보를 안내하는 ‘룰 기반’ 방식으로 작동되었으나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현재는 머신러닝 방식으로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21년 3월 업그레이드된 AI 챗봇 ‘비비’를 출시했다. 조회와 이체 등이 가능한 대화형 뱅킹의 기본 기능에 고객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컨시어지 기능까지 갖추었다. 고객의 요구에만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만기고객을 대상으로 알림메세지를 통해 챗봇 상담을 유도하는 등 양방향 소통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신한은행의 ‘오로라’는 그래픽을 활용한 지능형 컨트롤러를 탑재하여 차별화된 UI·UX를 제공하며, 오픈 API 형태의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금융사기 예방 서비스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하나은행의 ‘HAI’는 3중 인공 신경망 구조의 딥러닝 대화형 AI 엔진을 탑재했으며 공과금납부, 외환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대했다. 우리은행은 2017년 은행권 최초로 챗봇을 출시한 바 있으며, 현재 AI 상담 통합 플랫폼 구축을 위한 챗봇 고도화작업을 진행 중이다.

 

 

업무 처리에서부터 고객센터 상담까지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보이스봇

한편, 보이스봇은 챗봇과 기능은 유사하나 자연어 처리 기술을 탑재해 고객의 말소리를 인식하고 분석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스페인의 Santander 은행은 지난 2016년 영국에서 최초로 보이스뱅킹을 구현하여 주목을 받았다.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음성 인식 기술의 기반 위에 음성 생체 인식 기술을 결합해 사용자의 목소리만으로 결제, 카드 분실 및 도난 신고 등이 가능할 정도로 보안이 강화된 뱅킹 앱을 만들었다.

또한 최근 US bank가 개발한 보이스봇 ‘US Bank Smart Assistant’는 고객이 앱에 접속해서 메뉴를 탐색하거나 키워드를 입력할 필요 없이 음성으로 요구사항을 말하기만 하면 정보조회, 거래, 계정 관리까지 다양한 업무를 즉각적으로 처리해준다. ‘US Bank Smart Assistant’는 결제, 이체 등의 요청을 즉각 처리하고, 스스로 처리할 수 없는 요청이 있을 시 은행원에게 연결한다. 정보조회(청구서, 지급 및 입금 내역), 거래(이체, 수표 입금), 계정 관리 서비스(개인정보 업데이트, 카드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특히, 보이스봇은 시각장애가 있거나 모바일 기기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국내 은행들은 주로 챗봇에 음성인식 기술을 접목하거나, 콜센터 업무 편의를 높이기 위해 보이스봇을 활용하고 있다. 콜센터의 AI 보이스봇은 ARS가 고도화된 형태로, 고객의 버튼 입력이나 음성을 인식, 분석하여 업무를 처리한다. AI 보이스봇은 전화 상담 대기시간을 없애 주고 간단한 업무를 빠르게 처리하며, 심화된 상담이 필요할 때에는 직원에게 연결해주어 상담의 효율성과 완결성을 확보한다. 신한은행은 네이버의 클로바 AI 엔진을 기반으로 한 AI 상담사 ‘쏠리’를 콜센터에 활용하고 있는데, 일평균 상담 처리량의 약 50%를 AI가 처리하고 있으며, 이 중 25%는 상담사 연결 없이 AI가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뱅킹 업무를 넘어 직원 상담을 대체할 수 있는 디지털 휴먼

대화형 뱅킹의 궁극적 형태는 디지털 휴먼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 휴먼은 AI 기술에 사람의 형상을 입힌 기술이다. 최근 다양한 영역에서 사람의 모습을 띤 가상 모델, 가상 인플루엔서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 디지털 휴먼은 설정된 이미지를 구현하기만 하는 가상 인간과 달리 뇌의 기능을 하는 AI가 내재되어 있다는 차이가 있다. 디지털 휴먼은 사전에 고객의 음성, 표정, 몸짓을 인식하고 그에 맞는 상호작용을 하며 경험을 통해 학습된 정보를 바탕으로 진화한다.

챗봇, 보이스봇은 기계와 소통하는 느낌을 주지만, 디지털 휴먼은 사람과 직접 대화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고 전문적인 상담까지 가능하므로 대화형 뱅킹의 궁극적 형태가 될 것이다. UBS는 단순 업무 처리와 전문 상담 영역에서 활용하는 대화형 AI를 구분했다. 애니메이션 형태의 보이스봇 ‘Fin’은 신용카드 가입 등 간단한 업무 처리하기 위해 고안된 애니메이션 형태의 디지털 비서라고 할 수 있다. 지점에 설치된 마이크와 LCD 화면을 매개로 고객 요청을 인식하고 반응한다.

투자 조언과 상담에는 자사의 스위스 지역 CIO인 Daniel Kalt를 복제한 아바타형 디지털 휴먼인 ‘Daniel’을 도입했다. Daniel은 LCD화면에 등장하여 고객에게 자사의 투자전략을 브리핑하고, 고객의 질문에 응답하는 등 오프라인 투자 상담을 대체하고 있다. 고객과의 회의 중 터치패드와 음성인식 시스템을 통해 활성화되며,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사용해 CIO Houseview 등 투자전략을 제안한다. 허구의 존재를 구현한 기존 디지털 휴먼과 달리, 고객 선호도가 높은 자사의 유력 인물을 복제함으로써 보다 친근하고 신뢰성 있는 상담이 가능하다.

 

 

호주의 ABS와 Ubank 역시 중소기업 지원, 주택담보대출 등 전문 영역에서 디지털 휴먼을 활용한 대화형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BS는 지점에 설치된 키오스크와 웹에 디지털 휴먼 ‘Josie’를 기용했다. Josie는 중소기업 소유주나 예비 창업자들에게 사업체 설립과 관리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음성인식을 통해 관련된 고객의 질문에 0.1초 내 빠르게 응답한다.

온라인 전문은행인 Ubank가 개발한 디지털 휴먼 ‘Mia’는 금리 수준, 대출 비용 등 300개 이상의 질문에 대한 응답과 상담을 제공하며, 주택담보대출 신청을 보조해주기도 한다. PC 또는 모바일에서 고객의 얼굴과 말을 인식해 대화하며, 농담을 하거나 다소 까칠한 성격을 보이는 등 사람과 유사한 감정 구조를 보이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2017년 이후 국내 4대 은행(KB, 신한, 하나, 우리) 모두 모바일 앱 전용 챗봇을 운영 중이며,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의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초기 챗봇은 키워드나 시나리오를 통해 업무를 안내하는 ‘룰 기반’ 작동 방식을 취했으나 현재는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한 챗봇으로 전환하고 있다.

나아가 국내 은행들도 디지털 휴먼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지점 내 키오스크 화면을 통해 고객을 응대하는 AI 뱅커를 개발했다. 신한은행은 무인형 점포에 AI뱅커를 배치했으며, 우리은행도 디지털 휴먼 개발을 위해 개발 업체와 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은행들이 AI 금융 컨시어지를 강화하고는 있으나, 챗봇을 통한 개인화 서비스는 부족하고, 디지털 휴먼 활용처는 다소 제한적이다. 국내 은해 챗봇은 고객 요청이 있을 때 대응하는 등 다소 수동적이고, 재정분석이나 조언, 제시, 지출관리를 위한 사전 알림 등 능동적인 개인화 서비스는 부족한 편이다. 아직까지 디지털 휴먼의 활용 또한 점포 방문 고객을 응대하기 위한 목적에 그치는 수준이기도 하다. 모바일 앱과 PC 홈페이지, 지점에서 다양한 업무에 디지털 휴먼을 배치한 해외 금융회사에 비해 활용 영역이 제한되었다는 한계가 있다.

 

대화형 뱅킹의 형태와 활용 영역이 다양화될 것으로 전망

챗봇을 통해 전 세계 은행들은 2023년까지 73억 달러 수준의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예상한다. AI를 통한 업무 자동화와 의사결정 단축은 업무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자산 관리 상담 등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사업에 인력을 재배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또한 스마트폰, 키오스크 등 디지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디지털 소외 계층의 경우 보이스봇, 디지털 휴먼을 통해 보다 쉽고 편리하게 업무 처리가 가능해져 고객 만족도는 점차 향상될 것이다.

이에 비대면, 디지털 금융이 보편화되면서 금융회사들은 오프라인 지점 수를 줄이고 있으며, 그만큼 고객과의 원활한 비대면 소통은 더욱 강조될 가능성이 크다. 대화형 뱅킹의 고도화와 활용 영역 확대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챗봇, 보이스봇의 경우 우선적으로는 업무 해결 정확도를 높여 고객 불편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 또한 고객 재정관리에 챗봇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해외 금융회사의 사례를 참고하여 오픈뱅킹,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정보를 기반으로 효과적인 재정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수준까지 서비스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휴먼은 그 장점에 맞게 고객이 시간과 장소, 채널에 구애받지 않고 일관성있게 디지털 금융을 경험할 수 있도록 옴니 채널 전략 하에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만하다. 최근 금융회사가 새로운 고객 접점으로 주목하고 있는 메타버스에서 디지털 휴먼의 활용성은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화형 뱅킹 서비스의 급격한 확대가 금융회사 내부적으로 대량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아직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디지털 소외계층이나 금융 접근성 자체가 떨어지는 금융소외계층이 대화형 뱅킹 서비스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사용법 교육을 병행하는 등 점진적인 도입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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