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금융 서비스의 대두

2022.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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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신석영(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메타버스에 이은 NFT의 부상

2020년이 메타버스의 해였다면, 2021년은 NFT의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1) NFT는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거래 소유주와 거래 기록 등을 대체 불가하게 기록하는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블록체인 기술 자체는 십수 년 전 처음 등장했고,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역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미 상용화된 블록체인 기술의 일종인 NFT가 최근 이처럼 뜨거운 관심을 받게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NFT의 기술적 특징을 벗어나 메타버스, 그 중에서도 메타버스의 한 분야인 가상경제와 NFT와의 관련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NFT는 디지털 파일에 희소성을 부여해 메타버스 가상경제가 구현되기 위한 조건들을 많은 부분에서 충족시킨다. 요컨대 NFT와 메타버스 가상경제의 만남은 새로운 경제 영역, 새로운 ‘Biz-Model(비즈니스 모델)’의 창출을 의미하는 것이다.
특히 NFT와 가상경제의 만남은 NFT 기반의 발행, 파생상품 등 다양한 영역의 금융 비즈니스 모델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빅테크와 일부 금융사들은 NFT 기반의 금융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한 외국계 스타트업체 NFT파이는 NFT를 담보로 맡기면 그에 상응하는 가치의 가상화폐를 대출해주는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고, 국내의 NFT뱅크는 NFT 자산관리, 평가 서비스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가입 고객의 NFT 거래내역, 투자수익, 자산현황 등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서비스이다.

메타버스 플랫폼의 대두 그리고 가상경제

2020년 메타버스의 열풍은 사실상 메타버스 플랫폼과 분리할 수 없다. 예컨대 당시 언론에서 주로 다룬 메타버스 현상에는 제페토, 로블록스, 디센트럴랜드 등 VR게임 기반의 플랫폼이 주를 이뤘으며, 금융사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의 메타버스 활동 역시 메타버스 플랫폼 제휴나 마케팅 또는 직접적인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이 주를 이뤘다.
이후 2020년 말부터 NFT가 메타버스와 결합하면서 메타버스의 핵심축은 단순한 게임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제적 영역과 비즈니스 모델 개발로 이어졌다. 이러한 현상을 살펴보기 위해 필자는 가상경제 관점에서 최근의 NFT와 메타버스 플랫폼 연결을 주목하고 있다.
가상경제 역시 이미 오래된 개념이다. 가상경제는 리니지 등 MMORPG 게임이 대표적으로, 이는 메타버스의 한 가지 영역인 가상세계(VW; Virtual World)에서 생성된 상품이나 자산이 가상화폐를 매개로 유통, 거래, 소비되는 현상을 의미한다.2)
좀 더 포괄적으로 가상경제는 ‘가상세계의 경제 체제’로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리니지 같은 게임에서 취득한 게임 아이템을 실제 원화로 사고파는 행위도 가상경제의 영역이다. 가상의 상품 또는 재화(Virtual Goods)가 실제 경제 논리에 맞게 매매되고 화폐로 가상 상품의 대가가 지불되기 때문이다.

가상경제의 단계별 발전

그렇다면 NFT와 메타버스 플랫폼의 만남이 가상경제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 필자는 최근 이를 설명하기 위해 가상경제의 관련 인프라 및 제도화 수준에 따라 다음과 같이 나눴다. 가상경제의 발전 단계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가상경제에서 NFT의 도입은 수많은 디지털 파일에 희소성을 부여하고 거래의 안정성을 제공했다. 예전에는 너무나 쉽게 복제되어 희소성이 없었던 디지털 파일들이 NFT를 통해 희소성을 지닌 일종의 디지털 자산 또는 상품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또한 이렇게 희소성을 기반으로 상품적 속성을 지닌 NFT 파일들이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재생산되고 유통되며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급등했다.
익히 알려진 NFT의 시초격 프로젝트는 게임 플랫폼 ‘크립토 키티(Cryptokitties)’이다. 크립토 키티는 2017년 11월에 처음 출시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 크립토 키티 드래곤은 2018년 5월 600이더리움(당시 기준 약 10억 2천만 원)에 팔리기도 했다. 이용자들은 이 게임 플랫폼에서 고양이 캐릭터를 육성, 교배할 수 있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고양이 캐릭터는 고유의 NFT 파일로 생성되며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를 매개로 오픈씨(OpenSea) 등 NFT거래소에서 최대 수십 억 원에 거래되었다. 요컨대 NFT로 발행된 디지털 파일은 각종 메타버스 플랫폼을 무대로 재생산되고 확산되고 있으며 또한 이더리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매개로 현실경제와도 연결되고 있다.

위 내용을 보다 구체화하기 위해 NFT가 가상경제에 미친 영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아래 ‘가상경제와 NFT’ 그림에서 보면 오른쪽은 현실경제(Tangible) 영역이며, 왼쪽은 가상경제(Intangible) 영역이다. 또한 현실 및 가상경제 영역에서 모두 존재하는 자산은 대체 가능(Fungible) 자산과 대체 불가능 자산(Non-Fungible)으로 구분된다. 여기서 대체 가능하다는 의미는 ‘자산 간의 동등한 가치 교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세상에 존재하는 1달러는 일련번호가 다르더라도 모두 같은 1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상호 동등한 교환이 가능하다.

그러나 모나리자의 작품 또는 부동산 증서 등 대체 불가능한 자산도 있다. 예를 들어 피카소의 모나리자 작품 원작은 세상에 오직 하나뿐이다. 피카소가 다시 살아 돌아와 동일한 모나리자 작품을 그리더라도 기존 원작을 대체할 수는 없다. 이처럼 특정 자산이 다른 자산을 대체할 수 없는 경우 대체 불가능한 자산으로 인식된다.
가상경제 역시 현실경제와 마찬가지로 대체 가능한 자산과 대체 불가능한 자산으로 구분된다. 가상경제에서 대체 가능한 자산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이다. 가상경제에서 1비트코인은 일련번호가 다를지언정 모두 같은 1비트코인으로 인식되며 동등한 가치를 인정받는다.
반면 NFT 파일은 대체 불가능한 자산이다. 앞서 언급한 크립토 키티에서 고양이 캐릭터는 모두 다른 NFT 일련번호로 발급되며, 각각의 고양이 캐릭터는 서로 대체가 불가능하다. 이 부분에서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점은 NFT의 도입으로 가상경제에 대체 불가능한 자산의 영역이 새롭게 확장되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메타버스 플랫폼은 일종의 현실경제에서 시장처럼 역할하고 있으며, 내재적 가치에 질문이 이어졌던 가상화폐 역시 NFT의 도입으로 거래 수단으로서의 가치를 확보하며 내재적 가치가 보강되었다.

가상경제의 미래, 가상경제 3.0

가상경제가 NFT 등 블록체인의 도입으로 획기적 전기를 맞이한 것은 사실이나 향후 가상경제의 발전은 추가적인 인프라 개선 및 제도적 보강으로 더욱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자는 미래의 가상경제 모습을 가상경제3.0으로 규정했다. 이 단계는 가상경제2.0의 불완전한 요소, 예컨대 DeFi 등 블록체인 기반의 거래 시스템 안정성 등이 충족되고 현실과 유사한 수준의 가상공간을 구현하는 기술적 인프라가 강화되는 단계이다.
가상경제3.0 시대는 더욱 다양한 디지털 파일들이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소비·유통되며, 현실경제와 연결되면서 진정한 메타버스 경제 체제로 완성되는 단계이다. 특히 가상경제3.0의 핵심은 가상경제의 제도화 성공 여부에 있다. 경제 체제가 원활하게 운영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신뢰’다. 화폐, 거래, 운용 등 경제의 핵심 장치에 있어 공적인 제도, 관련 법 등의 완비는 현실경제에서도 필수불가결하다. 만약 위폐가 만연해 화폐에 대한 신뢰가 붕괴되는 경우 현실경제에서 원활한 상품 거래는 불가능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가상경제를 이루고 있는 제도화 여부가 향후 가상경제3.0의 성패를 결정지을 것이다. 현재 메타버스 및 가상경제와 관련된 제도적 장치는 이제 막 논의가 시작된 수준이며 빅테크 등 IT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미 가상화폐 및 NFT에 대한 과세 논의는 시작되었으며, 향후 더욱 적극적인 정부의 제도화 노력이 수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상화폐와 CBDC의 연계, 메타버스 플랫폼의 기술적 안정성, NFT 등 디지털 자산에 대한 소유권 문제 등이 논의될 것이다.

금융권의 NFT 비즈니스 모델 개발 움직임

시장 성장성이 높고 관련 혁신 서비스 등장이 예고되면서 금융권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 자산의 범위가 확대되고 시장이 더욱 성장하면 NFT는 금융사의 디지털 자산 사업 진출을 위한 핵심 기술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금융사가 NFT로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과 가치를 확실히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면, 디지털 자산 담보대출, 자산의 디지털 유동화, NFT거래소, 디지털 자산 관련 정보 제공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현재 은행 등 전통적 금융사의 기존 비즈니스 모델은 개괄적인 관점에서 크게 네 가지 정도로 정리된다. 첫 번째는 자산을 관리·보관하는 ‘수탁’, 두 번째는 대출과 같이 은행에 예치된 각종 자산을 ‘운용’, 세 번째는 결제·지급 서비스 같은 ‘거래’, 마지막으로는 자산을 구조화하여 새로운 상품을 구성·유통하는 ‘발행’이다. 이러한 4대 금융 비즈니스 모델(Biz-Model)은 기존 현실경제뿐만 아니라 NFT 기반의 가상경제에서도 등장하고 있다.

많은 금융권에서 시작, 수탁(Custody)

시중 은행사가 가장 보편적으로 도입 중인 NFT 비즈니스 모델은 수탁이다. 사실 금융권의 수탁은 NFT에 앞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화폐) 수탁 서비스가 선행되었으며, 최근에는 NFT 수탁 서비스 역시 도입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주로 금융사들의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 진출은 관련 기술 기업에 지분투자하거나 합작회사를 구성하는 등 간접적인 방식이다.
이는 NFT 기반 금융시장이 아직 태동기라는 점과 해당 시장의 제도화 논의가 진행 중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주요 금융사가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에 발 빠르게 뛰어드는 이유는 향후 NFT를 포함한 가상자산 기반의 금융 서비스를 확장하는데 있어 수탁이 핵심 기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수탁은 전자지갑 같이 고객이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비트코인 등)을 업체가 보관해서 외부 해킹이나 보안키 분실 등의 위험을 관리해주는 서비스이다. 때문에 수탁은 업체로 하여금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다수의 고객과 자산 정보를 쉽게 획득할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거래, 운용, 발행 등 다양한 영역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시킬 수 있다. 이미 신한, 국민, 우리금융 등 국내외 주요 금융사들은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에 뛰어들었다.

다양한 서비스로 확장, 운용(Management)

투자회사 등 전문적인 금융 운용사들의 주요 서비스 가운데 하나는 채권과 같이 제도화된 자산 증서를 현금 등으로 유동화시키는 방식이다. NFT 기반의 가상경제에서도 이러한 자산에서 현금으로 유동화시키는 서비스 모델이 등장했다. 대표적으로 앞서 소개한 NFT파이는 NFT를 담보로 DeFi 기반의 P2P 담보 대출 서비스를 진행 중에 있다.
여기서 DeFi(Decentralized Finance)란 은행 등 전통적 금융기관의 중개나 개입 없이 블록체인의 스마트계약(Smart Contract)을 통해 운용되는 탈중앙화된 금융을 의미한다. 기존 DeFi의 대표적 모델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담보로 대출해주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NFT파이는 NFT를 담보로 가상화폐 대출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는 화폐를 담보로 화폐를 대출하는 것을 넘어 자산을 화폐로 유동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의 경우 ‘이자농사(Yield Farming)’처럼 제한적인 서비스로 국한되는 반면, 후자는 NFT 기반의 상품의 파생 등 보다 다양한 서비스로 확장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체 불가능한 자산에서 대체 가능한 자산으로의 이동(유동화)이 시도되었다는 점에서 향후 다양한 유동화 비즈니스 모델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보편화된 방식, 거래(Transsaction)

NFT 거래는 바이낸스 등 기존 가상화폐거래소에서 이미 보편화되어 있다. 또한 NFT 위주의 거래를 지원하는 마켓플레이스(Marketplace) 기업 역시 다양하게 등장하였다. 대표적으로 2017년 설립된 미국의 유니콘 스타트업 오픈씨는 2022년 1월 기준 기업 가치가 133억 달러로 평가되었으며3) 2020년 한 해 매출액이 2억 달러(약 2,300억 원) 달러에 이를 만큼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국내 금융사 가운데는 신한카드가 ‘My NFT’ 서비스를 론칭해 고객의 NFT 발급 및 조회를 지원하고 있다. 아직까지 해당 서비스는 NFT 파일 조회 등에 국한되어 있으나, 향후 NFT 마켓플레이스와의 연동 및 자체적인 NFT 거래 지원 역시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태계 무한 확장, 발행(Issuance)

NFT의 특성상 발행은 무궁무진한 비즈니스 모델 확장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국내 금융사 역시 초기 단계의 NFT 발행 서비스를 도입 중에 있다. 대표적으로는 증권형 토큰 발행(STO; Security Token Offering)을 들 수 있다.
STO의 대표적 예시는 비상장주식에 대한 NFT 토큰 발행이다. 기존 제도화된 거래소에서 유통되기 어려웠던 주식들이 NFT를 일종의 신뢰 장치로 발행하는 것이다. 이미 우리금융은 NFT 기반의 STO 기술 사업을 검토하고 있으며, 일본 등 해외 금융사 역시 STO를 활용, 자금 조달 및 자산 유동화 등의 금융 서비스에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 SBI 홀딩스와 미즈호은행은 STO 방식으로 보통주와 회사채를 발행했으며, 미쓰비시와 미쓰이스미토모 신탁은행 역시 부동산 등 각종 자산의 유동화에 STO를 결합,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포트폴리오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 금융사가 적극적으로 STO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는 배경에는 일본정부의 우호적인 STO 지원 정책이 있다. 일본정부는 STO가 지니는 발행 비용의 효율성에 착안4), 업계 규칙과 지침을 제정하기 위해 자율규제기구인 ‘일본 STO 협회’를 설립하였다(2019.10). 또한 2020년 5월에는 금융상품거래법 개정안을 시항하여 STO에 대한 주식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해 기업의 합법적인 진출 루트를 개설한 상태이다. 이처럼 이미 STO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상황에서 일본 금융사들은 적극적인 NFT와 STO 결합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 NFT 서비스 더욱 본격화 전망

국내 금융사의 오래된 당면 과제는 ‘신규 비즈니스 모델 발굴’이다. 이는 국내 경제 성장률의 둔화,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 저금리 등 경제 및 사회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금융사의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도 지속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또한 핀테크의 부상으로 전통적 금융기업이 주도하던 핵심 시장의 경쟁 환경 역시 급변하고 있어 금융사의 고민을 누적시키고 있다.
이에 국내 금융사들은 디지털 전환, 해외 진출 등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메타버스 및 NFT 등 유관 기술과 관련 시장의 태동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는 전통적 금융사가 핵심 고객으로 인식하고 있는 MZ세대에 대한 접점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며, 기존 금융사들의 핵심 역량인 점포, 인력 등 오프라인 자원의 연계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5)
상술했던 4대 영역을 중심으로 국내 금융사가 적극적인 금융 서비스를 모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금융 NFT 서비스의 도입 속도는 가까운 시일 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바로 ‘금융사와 빅테크 간 협업과 경쟁(Co-opetition)’과 ‘정부의 NFT 육성 정책’이 그것이다.

금융사와 빅테크의 협업과 경쟁 가속화

NFT를 비롯한 메타버스 유관 기술은 빅테크가 주도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 네이버 등 대형 빅테크는 금융을 비롯한 각종 서비스 개발과 발행, 유통, 소비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NFT 생태계를 구축 중에 있다. 특히 이들 대형 빅테크 업체는 NFT, 가상화폐, 그리고 메타버스 플랫폼을 아우르는 가상경제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에 상대적으로 생태계 진출이 더딜 수밖에 없는 전통적 금융사들은 단기적으로 빅테크와의 협력 추진이 요구된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금융사와 빅테크의 경쟁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기술력을 앞세운 빅테크의 주요 진출 분야 중 하나가 전통 금융사의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전통적 금융사와 빅테크의 협력 및 경쟁이 동반되는 협업과 경쟁은 플랫폼 금융이 부상한 최근에 있어 주류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마찬가지로 향후 메타버스 금융 시대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양자 간 협쟁의 피드백 속에서 전통적 금융업의 NFT 서비스 도입 역시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카카오가 NFT 시장 활성화를 위해 외부 플랫폼인 이더리움을 적극 수용하며 글로벌 확장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을 굳혔다. NFT를 전방위로 활용하기 위해 클레이튼의 폐쇄성을 버리고, 다양한 외부 블록체인 플랫폼을 지원, 해외 이용자와 커뮤니티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그라운드X는 NFT 플랫폼인 클립드롭스의 육성을 위해 클레이 외에도 신용카드와 이더리움 결제를 지원하는 한편, 클립드롭스 작품을 오픈씨에서도 사고 팔 수 있도록 중계한다. 오는 9월 중 클립의 북미-유럽 버전 앱 출시 계획도 밝혔다.
지난해 NFT 거래액은 17조 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원본보존, 자전거래, 탈세 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올해도 폭발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최근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NFT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지속적인 정부의 NFT 육성 정책

정부의 메타버스 및 NFT 관련 정책 기조를 살펴보면, 전자의 경우 플랫폼 및 콘텐츠를 중심으로 지원 방향성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NFT 역시 기존 유보적 입장에서 육성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것으로 보인다.6)
지난 1월 정부가 발표한 ‘메타버스 신산업 선도전략’에서 NFT는 메타버스 플랫폼의 성장을 위한 핵심 기술로 정의되었다. 구체적으로 메타버스 생태계의 디지털 창작물에 대한 생산 및 유통 지원을 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NFT 생성 바우처 지원 등을 계획하고 있다. 규제산업에 해당되는 금융업은 신규 서비스 개발에 있어 정부의 움직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NFT에 대한 기조를 ‘규제’에서 ‘육성’으로 선회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금융업의 NFT 서비스 도입도 향후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선을 앞둔 양대 유력 후보들도 가상자산, NFT, STO 등 유관 산업의 지원을 공약하였다. 이에 차기 정권에서도 금융사의 NFT 서비스의 개발은 더욱 탄력 받을 전망이다.

1. 영국의 대표적 사전 중 하나인 콜린스는 2021년 올해의 단어로 NFT를 선정하였다.
2. 가상경제 개념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설명은 세계은행 산하 프로그램인 infiDev의 ‘가상경제 기술지도’(Knowledge map of Virtual Economy, 2011)에서 확인할 수 있다.
3. Wikipedia, 오픈씨 관련 내용에서 인용
4. 전통적 발행 방식 대비, STO 발행은 스마트 계약을 활용해 중간 관리인을 최소화 할 수 있어 발행 비용의 40%를 절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 ‘금융사가 메타버스에 관심을 갖는 이유’에 있어 보다 자세한 설명은 저자의 다른 글인 ‘금융권은 왜 메타버스에 주목하는가’(2021년 8월)를 참고할 수 있다.
6. ‘메타버스 신산업 선도전략’을 살펴보면 NFT 기반의 창작물은 다수 메타버스에서 활용되고 수요 공급에 의해 가치가 책정되는 메타버스 경제 요소로 주목하고 있으며, 주요 추진 정책 중 하나로 NFT 생성 및 거래 활성화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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