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선택

인터넷전문은행의 은산분리제도 개선 방향

2017. 10. 12

CLIPBOARD
image_pdf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K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최근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카카오뱅크는 5000억 원, 케이뱅크는 1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다. 기존 지분율의 변화가 없는 선에서 증자를 통해 한 고비를 넘겼지만, 아직 모든 문제를 해결한 건 아니다. 여전히 은산분리 규제가 인터넷전문은행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에 따른 찬반논란도 점차 거세지는 현재, 은산법 개정에 관한 논의 현황을 정리하고, 향후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것인지 전망해본다.

 


 

김명아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

 

인터넷전문은행 돌풍 어디까지 계속될까?

2017년은 국내외적으로 다양한 정치·외교·경제적 이슈가 넘치는 한 해였다. 다양한 이슈들이 많았지만 그중 국내 경제 이슈 측면에서 보자면 단연코 인터넷전문은행이 일으킨 돌풍의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4월 3일 케이뱅크가 정식 영업을 시작하면서 40여 일 만에 총 30만 명이 넘는 고객을 유치하는가 하면, 카카오뱅크는 7월 27일 영업을 시작한 이래, 하루 만에 신규 계좌를 30만5000개,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수 65만2000건, 예·적금은 740억 원, 대출금액은 500억 원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중은행 전체의 1년간 비대면 계좌 개설 수가 15만5000여 건인 것과 크게 대비돼 회자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이처럼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에 대해 각 매체들과 전문가들은 가입 절차 간소화와 가격 경쟁력(저렴한 해외송금 수수료, 낮은 대출 금리와 높은 예·적금 금리), 24시간 이용(자정 무렵 은행전산망 점검 시간 제외) 등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필자의 경우 높은 금리의 예·적금 상품과 낮은 금리의 대출 상품의 판매 외에도 모바일 세대에 대한 마케팅에 집중하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즉, 카카오뱅크의 경우에는 카카오톡 기반을 활용한 마케팅(카카오프렌즈 이모티콘 지급 및 캐릭터통장)과 간편송금(카카오송금)을 통해 일명 ‘카톡’으로 일컬어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친숙한 모바일 세대의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었다. 또한 케이뱅크의 경우에는 월정액 음악감상 서비스를 이자로 지급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상품을 개발하고 있어서 이용자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다만,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지 못한 미성년자의 경우나 다른 시중은행의 계좌가 개설돼 있지 않은 경우 가입이 제한되며, 모바일 기기 조작이 불가능한 대상자들의 경우에는 가입에 어려움이 큰 점이 사실상 제약 요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상품 판매 가파른 급증, 긴급 유상증자로 이어져

한편, 케이뱅크가 예대율(예금잔액 대비 대출잔액 비율) 90%를 넘자 ‘직장인K 신용대출’의 판매를 7월 1일자로 중단한 데 이어, 카카오뱅크도 2017년 7월 31일을 기준으로 수신액 3440억 원과 여신액 3230억 원에 도달(예대율 94%)하면서 설립 자본금(3000억 원)을 뛰어넘자 위험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게 됐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의 경우 자산이 2조 원에 미치지 않기 때문에 건전성 관리에 관한 규제(예대율 100% 이하)를 받지는 않지만, 마이너스통장 방식으로 돼 있는 대출이 많아 대출액이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출이 늘어나면 국제결제은행(BIS)비율이 하락하기 때문에 BIS비율을 맞추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자본 확충(유상증자)이 필요하다.
카카오뱅크의 대출 규모가 2017년 8월 27일을 기준으로 대출잔액이 1조4000억 원을 넘어서자 카카오뱅크는 대출 한도 조절에 나섰으며, 3000억인 자본금을 8000억으로 늘리기 위해 9월 5일 유상증자 계획에 따른 주금 납입까지 마친 바 있다. 한편, 케이뱅크의 경우에도 1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2500억 원이던 자본금을 3500억 원으로 늘리겠다고 8월 이사회 결의를 한 바 있다. 케이뱅크는 이르면 연말에 1500억 원 규모의 증자를 다시 추진해 향후 1조 원까지 자본금을 늘릴 계획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대출 규모가 2조 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카카오뱅크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58%의 지분을 가지고 있고, KB국민은행이 참가하고 있어서 산업자본의 은행에 대한 지분 소유 비율 제한을 받는 은산분리 규제에 있어서 비교적 유리한 입장에 있다.
이에 비해 케이뱅크의 경우에는, 우리은행과 NH투자증권이 각각 10%의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케이뱅크 설립을 주도한 KT의 지분은 은산분리 규제에 따라 현재 8%에서 2%를 더 인수한다고 해도 최대 10%를 넘지 못하게 된다. 향후 1조 원까지 자본금을 늘릴 계획을 가지고 있는 케이뱅크의 경우 KT, 우리은행, NH투자증권 등 3대 대주주를 제외한 16개 주주사 중에서 일부 주주는 형편상 유상증자에 필요한 할당량을 인수하기 어렵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어 향후 증자 때마다 지분 배정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은산분리제도 완화 가능성은?

기존에 국내에서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제도나 규제에 관한 논의나 연구의 흐름을 살펴보면, 2000년대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가능성 검토를 시작으로 금융위원회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계획 발표에 이르기까지 주로 은산분리제도 완화 가능성을 위주로 이루어져 온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제20대 국회에는 이미 인터넷전문은행 도입과 관련해 4건의 법안이 상정돼 있다. 이 중 2건은 은행법 일부 개정법률안의 형태로 발의돼 있고 나머지 2건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안 신설 형태로 발의됐다. 다음 표는 해당 법안별 주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은산분리 완화 가능성 문제와 관련해 이루어져 온 대부분의 논의에서 발견할 수 있는 특징은 10여 년 이상 오랜 시간의 찬반 논의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또한 그동안 논의를 진행해 나온 공통적인 대상들은 첫째, 최저자본금의 일률적인 완화, 둘째, 은산분리제도의 완화와 지배주주 또는 2대주주로의 가능성, 셋째, 은산분리제도 완화의 폐단을 방지할 수 있는 추가적인 사후 규제 강화 방안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발전을 위한 은산분리제도 개선 방향은?

세계경제포럼(WEF)의 ‘글로벌 경쟁력 보고서 2016~2017(The Global Competitiveness Report 2016~2017)’에서는 우리나라의 시장규모를 138개국 중 13위로 평가하고 있으며, 종합 순위는 26위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금융시장 발전(financial market development) 항목의 경우에는 80위로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수년간 유사한 순위를 유지해 온 만큼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장기적인 발전과 개혁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최근 영국은 ‘이노베이션 허브(Innovation Hub)’를 통해 핀테크 산업의 육성과 관련 규제 개혁을 추진하고 있으며, 신성장 동력 창출에 전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2015년 금융위원회가 제시한 로드맵과 같이 전자금융 규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오프라인 위주의 금융제도를 개편할 필요가 절실해 보인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이 국내에서 성장기를 거쳐 해외로 진출해 국제 경쟁력을 갖춘 금융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선 인터넷전문은행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규모의 경제 달성과 경쟁력 확보, 성장 가능성의 확대를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육성시킬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필자는 다음과 같은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최저자본금 규모는 각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 단계별로 지방은행 수준인 250억 원부터 일반 시중은행인 1000억 원까지 다양하게 설정해 은행의 업무 범위를 다르게 정하는 방안을 고민해볼 수 있다. 현행의 금융위원회 은행업 인가 제도는 그 법적 성격이 ‘허가’에 가깝다. 은행업 인가 시에 ‘부관’의 형식으로 영업 방식에 대한 제한을 두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법률 수준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의 규모별 영업 범위를 제한하고, 단계별 인가 절차에 대해서는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식의 고려가 필요하다. 이러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 단계에 따른 영업 범위 확대는 다양한 사업 특성에 따른 인터넷전문은행의 출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현행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규제가 유지된다면, 4% 의결권 제한 규정(은행법 제16조의 2)과 10% 소유권 제한 규정(은행법 제15조 1항)을 완화하더라도 대기업의 사금고화를 방지하기 위한 대주주 규제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측면이 있다. 그리고 제20대 국회에서 발의된 일부 법안과 같이 신용공여에 대해 엄격하게 금지하고, 대주주 발행증권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금지(예외 사유 일부 허용)함으로써 은산분리제도 도입의 취지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나아가, 인터넷전문은행이 향후 국제 수준의 경쟁력과 건전성을 갖추고, 일반 은행이 가지는 모든 업무를 동일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비대면 거래를 기초로 하는 핀테크 기술 기반의 다양한 제도들이 추가적으로 허용돼야 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추구하는 목적이 비용 절감을 통한 소비자 편익 증대와 ‘금융 포용성’임을 감안한다면, 점포 방문을 통해 해소할 수 있는 모든 영역의 업무가 모바일 기기를 통해서도 가능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기술의 중립성과 다양성을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의 발전을 위해서는 내부통제제도 강화와 대주주 적격성 심사 강화를 전제로 한 은산분리 완화 논의가 필수다. 제한을 위반한 경우에는 사후 규제를 더욱 엄격하게 적용함으로써 인터넷전문은행의 발전 가능성은 확대하고, 건전성은 확보할 수 있다.

 

 

* 저작권법에 의하여 해당 콘텐츠는 코스콤 홈페이지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 따라서, 해당 콘텐츠는 사전 동의없이 2차 가공 및 영리적인 이용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