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MTS 경쟁, ‘합쳐야 산다’

2022.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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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홍지연(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

 

증권업계가 변화의 바람을 맞이하고 있다. 그 중심에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있으며, 증권사들은 MTS에 가상자산 거래까지 담아 통합 플랫폼으로 진화시키는 중이다. 단순한 주식거래 앱을 넘어 향후 증권형토큰(STO)이나 대체불가토큰(NFT) 거래까지 가능한 통합 플랫폼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공급자 중심의 기존 증권사 MTS를 고객 중심으로 전환해 고객 편의성과 모바일 이용 환경에 최적화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미래에셋증권의 새로운 MTS에서부터 키움증권의 위탁매매와 자산관리서비스가 통합된 MTS 출시 예정, 그리고 앱 없이 카카오페이 앱 ‘내 주식’ 탭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카카오페이증권 MTS, 정규장 외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을 지원하는 토스증권 MTS 등 국내 증권사들의 사활을 내건 시장 경쟁이 불타오르는 중이다.

 

|  MTS 이용자 증가 현황과 그 배경

최근 몇 년 동안 MTS 이용자 비중이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2009년 도입된 MTS의 이용자 비중은 현재 50%를 넘어서며 MTS는 주식 투자에 있어 주거래 수단이 되었다. 1  MTS 이용자 비중은 2015년 유가증권 및 코스닥 시장에서 27.3%, 28.34%에 불과했으나 2020년 50%를 넘어서며 각각 54.8%, 53.9%를 차지했다. 특히, 2019년부터는 그동안 거래수단으로써 가장 비중이 높았던 HTS를 추월했다.

 

 

MTS 이용자 증가는 95%에 달하는 스마트폰 보급률과 함께 개인투자자 규모 확대에 기인한다. 개인 투자자 주식 거래 규모는 2019년 2,963조 원에서 2020년 8,800조 원으로 3배가량 증가했고, 2021년에는 9,885조 원의 규모를 기록했다. 활동 계좌 수도 2020년 초 2,936만 개에서 2022년 초에는 6,000만 개를 돌파했다. 이전 2017년부터 2019년까지의 신규 계좌 개설 수가 618만 개인 것을 감안하면 2020년부터 신규 투자자의 유입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여기에 2020년 코로나19라는 팬데믹 상황이 더해져 주가 급락으로 인한 저가 매수의 기회가 찾아왔고, 경제적 불안감으로 인한 청년층의 재테크에 대한 관심 증대가 일명 ‘동학개미’라 불리는 개인 투자자의 증가를 견인했다. 특히, 핀테크 증권사 출범은 개인 투자자의 이용 편의성을 높여 신규 투자자와 젊은 층의 투자자가 MTS로 주식 투자를 하는 계기가 되었다.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는 강점을 내세우며 로그인 절차를 간편하게 하고 메뉴 접근을 단순화하는 등의 차별화된 시스템으로 젊은 투자자를 끌어들였다.

2021년 3월 출시된 토스증권은 이용자 편의성에 중점을 둔 MTS로 출시 3개월 만에 350만 개를 넘는 계좌 수를 기록했다.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UI/UX로 사용자 층을 늘려가고 있으며, 쉬운 용어 사용과 필요한 정보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연동된 계좌에서 바로 거래 금액을 충당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토스 앱은 20대의 80%, 30대의 68%가 이용할 정도로 젊은 층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말 인가받은 카카오페이증권도 올해 4월 MTS 서비스를 정식으로 개시했다. 쉽고 편리한 UI/UX를 구축해 초보 투자자의 편의성을 높였고 통합증거금, 캔들 차트, 다양한 지표와 같이 주식 경험이 많은 투자자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을 갖춰 다양한 고객군을 MTS 이용자로 끌어들이기에 용이하다.

 

|  증권사의 MTS 변화 움직임 ‘통합화

이처럼 MTS 이용자가 늘면서 기존 증권사와 핀테크 증권사 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증권사들은 기존 고객 유지와 신규 고객 유입을 위해 MTS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기존의 MTS보다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며 운영 중이던 MTS를 개편하거나 새로운 MTS를 출시하는 방식으로 변신을 꾀하는 것이다. 여러 증권사들은 쉬운 용어 사용, 메뉴 수 축소, 필수 기능 중심의 화면 재구성 등 AI(인공지능), UI·UX(사용자 인터페이스·경험) 와 같은 다양한 IT 기술을 활용해 투자자의 편의성에 중점을 두고 개편을 실시했다.

먼저, 최근 개편을 완료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6월 사용자 편의에 초점을 두고 국내주식과 해외주식, 연금 및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앱에서 투자할 수 있는 통합앱 ‘엠스톡’을 출시했다. 국내 주식 거래 앱 ‘엠스톡’과 해외주식선물거래 ‘엠글로벌’, 연금 및 금융상품 통합자산관리 ‘엠올’로 구분된 MTS 앱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국내외 기업의 ESG 현황을 볼 수 있는 ESG 평가지표 데이터, 기업의 성장성·안정성·위험도 등을 AI 기술로 분석한 종목별 AI 스코어 정보를 통해 개별 종목에 대한 사용자 이해도를 높였다. 분산된 앱기능을 통합함으로써 고객 중심의 UI·UX를 구현하고, 투자 콘텐츠를 더욱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식거래시장 1위인 키움증권도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 흩어진 앱을 한 곳으로 모은 통합앱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국내주식 거래 플랫폼 ‘영웅문S’와 미국, 중국, 홍콩 등 해외주식 거래 플랫폼 ‘영웅문S글로벌’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은 물론 전 세계 시세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이번 통합으로 투자자들은 계좌개설부터 국내외 주식, 금융상품, AI 자산관리까지 하나의 앱에서 거래할 수 있게 된다. 마이데이터·자산관리 기능을 탑재한 종합자산관리 플랫폼으로 진화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의 이 같은 행보는 토스증권의 성장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라는 분석도 있다. 토스증권은 지난해 3월 출시 이후 상시적인 서비스 업데이트를 진행해왔으며, 올 초 국내외 투자종목 확대, 매매 기능 추가, 알림 기능 세분화 등 MTS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한 바 있다. 특히 프리마켓은 저녁 9시부터 11시 30분까지, 애프터마켓은 오전 6시부터 8시까지 거래 가능하게 하는 등 해외주식 거래 시간을 늘려 주목받았다. 올 초 MTS를 정식 출시한 카카오페이증권은 국내외 주식과 ETF·ETN 거래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6월 오픈한 ‘주식 선물하기’ 서비스는 카카오톡의 편의성을 십분 활용했다. 해당 서비스는 ‘송금’과 ‘주문’을 결합해 실시간 수준으로 해외주식을 구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내 주식’ 탭에서 원하는 종목을 고르고 선물하면 끝이다. 또한, 수익률에 따라 카카오 프렌즈 테마가 달라지는 등 캐릭터를 활용해 친숙도도 높이고 재미 요소도 결합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4월 MTS ‘모바일증권 나무’를 ‘나무증권’으로 리브랜딩하고 내실을 다졌다. 나무증권에서 지원되는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종목을 기존 309개에서 467개로 확대해 분산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삼성증권도 지난해 6월 MTS ‘엠팝’의 대대적인 개편에 나섰다. 전체 메뉴 수를 510개에서 78개로 대폭 줄이고 자주 쓰는 기능은 한 화면에 모으는 등 초보 투자자 맞춤형 간편투자앱 ‘오늘의 투자(O2)’를 출시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4월 MTS ‘신한알파’를 사용자의 시각에서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또한 앱 고객이 PB 상담을 원할 경우 비대면 투자 상담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대형 증권사뿐 아니라 중소형 증권사들도 MTS 개편 작업에 동참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MTS에 프리미엄 투자정보 서비스를 추가하여 고객에게 제공되는 정보량을 늘렸고, 유진투자증권은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간편 투자 앱을 출시했다. 검색 기능으로 키워드만 입력하면 국내외 연관 종목 및 섹터, 뉴스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특히 SNS에 친숙한 UI를 바탕으로 팔로잉, 태그, 포스팅을 통한 투자 팔로잉, 타임라인 기능을 제공한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초보 투자자부터 경험이 많은 투자자까지 누구나 간편하게 접근해서 어려움 없이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맞춤형 MTS를 개발했다.

이처럼 증권사의 MTS 개편은 그동안 공급자 중심에서 이용자 중심으로 앱을 개편함으로써 보다 투자 경로를 단순화하고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 다양한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데 힘쓰고 투자자의 접근이 용이하도록 SNS 방식을 활용하기도 하는 등 증권사마다 적합한 방식을 결합하여 MTS 개편에 나서고 있다.

 

 

|  가상자산에 눈 돌리는 증권사

최근 들어 증권사들은 가상자산, 블록체인 기반의 조각투자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대내외적인 악재로 인한 증시가 불안정해짐에 따라 증권사들은 수익 상황이 악화되는 것에 대비, 적극적으로 다른 수익원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한 개인투자자 증가와 증시 호황에 힘입어 2020~2021년에는 증권사들이 큰 수수료 수익을 거두었으나 올해 1분기 국내 10대 증권사2의 평균 ROE는 11.7%로 전년 동기대비 6.9%p 감소하였다.

 

 

 

증권사들은 그동안 주식 관련 상품 중개에 따른 수수료 수익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지속적으로 IB, 부동산 PF, WM 등 수익 다각화를 모색해왔다. 최근에는 가상자산, 조각투자 등과 관련된 시장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게다가 증권형토큰(Security Token offering: STO)이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우선 적용 받게 되면서 증권사들은 가상자산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는 투자 대상이 가상자산일 뿐 투자자 입장에서 주식 거래와 투자 방식이 유사하기 때문에 증권사에게는 기존의 사업 모델을 활용하여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증권사가 눈여겨볼 만하다. 가상자산 관련 제도들이 속속 마련되고 있는 가운데 최대 이슈 중 하나는 투자자 보호다. 증권사는 투자와 관련해 오랜 기간 축적된 투자자 보호 관련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어 기존의 가상자산거래소보다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주요 증권사들의 가상자산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 행태는 여러 사례를 통해 나타난다. 먼저 SK증권은 지난해 코인거래소 지닥(GDAC)을 운영하는 피어테크(Peertec)와 디지털자산 수탁서비스 협약을 맺었고, KB증권은 KB은행이 지분투자한 가상자산 커스터디 업체 한국디지털에셋(KODA)에 추가 지분 투자의사를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은 부동산디지털수익증권 거래소 ‘카사’와 전략적 업무 협약을 체결했으며, 삼성증권은 지난해 증권형토큰(STO) 개발·운영 업무를 담당할 인력 채용을 진행했다. 키움증권도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수익 증권 거래 플랫폼 펀블 및 블록체인 개발 전문기업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국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핀테크 기업 ‘루센트블록’과 협업에 나섰고, 신한금융투자는 디지털자산 담당부서를 통해 가상자산 커스터디 사업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마래에셋금융그룹의 경우 가상자산 전담 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미래에셋은 가상자산 수탁업에 진출하고자 미래에셋컨설팅 산하에 자회사 형태로 가상자산 커스터디 신설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정부가 STO의 규제를 본격화한 것을 기회 삼아 향후 MTS에서 가상자산까지 거래할 수 있음을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STO나 NFT 등 다양한 가상자산 거래가 가능한 통합플랫폼으로 MTS가 활용되려면 MTS의 고도화는 필수적이다. 증권사는 가상자산 시장에서 MTS를 고도화시킴으로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게 된다.

 

통합플랫폼으로서의 MTS 전망과 시사점

종합하면 현재 증권사들이 추진하는 MTS의 변화는 보다 직관적인 기능과 사용 편의성 강화 그리고 여러 채널로 구분되던 앱들이 통합되는 방향으로 모아지고 있다. 또한 분산되어 있는 이용자 정보를 한 곳에서 분석하고 관리해주는 마이데이터가 도입되면서 마이데이터 선점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이 MTS를 통해 열리는 등 고객을 끌어 모으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어 MTS 업그레이드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증권사들은 가상자산에도 관심을 돌리면서 블록체인 기반의 사업체와 제휴를 맺는 중이다. 이 같은 MTS 고도화와 함께 가상자산 시장으로의 진출 가능성은 거래수단의 편의성 향상과 투자대상의 다양화로 향후 증권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핀테크 증권사들의 MTS 출시와 해외주식에 대한 인기 상승, 소수점 주식 거래 등에 따른 투자자들의 선택 폭이 확대되어 증권사의 MTS 서비스 혁신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6개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KB·키움)를 대상으로 가상자산 사업을 본격화할 경우를 가정하여 분석한 보고서에서는 예상되는 수수료 수익이 2024년 545억 원에서 2030년 4,641억 원, 2040년 9,332억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3

하지만 증권사의 통합플랫폼으로 도약과 함께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할 사항이 있다. 바로 모바일 기반의 MTS 문제로 꼽히는 접속장애 및 보안 문제다. 증권사들은 서버 증설로 오류를 방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접속 장애가 발생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증권사의 전산운용비는 2017년 5,110억 원, 2020년 5,802억 원, 2021년 6,600억 원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산장애로 인한 투자자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2021년 MTS 및 HTS 접속 장애로 인한 민원 증가로 인해 증권사에 대한 민원이 전년대비 7.5% 증가했다.4

공모주 청약 열풍으로 상장 첫 날 매도 주문이 폭발하면서 증권사 서버가 다운되기도 하고, 공모주 청약 시 MTS 접속장애가 발생하는 사건도 있었다. 이에 투자자들의 민원이 이어지고 제 때 거래를 하지 못한 투자자들에게 보상이 주어지기도 했으며, 해결되지 않은 투자자들은 소송을 제기하기도 하였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클라우드의 도입이 언급된다. 현재 금융사의 클라우드 도입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클라우드를 도입하면 투자자가 집중되어 서버가 다운되는 MTS 장애가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MTS의 편의성을 높인다는 이면에는 인증의 간소화로 인한 보안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 따라서 보안 관련 기술 및 인력을 확보하여 MTS가 주된 거래수단으로 자리잡는데 발생 가능한 문제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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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식거래를 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로 네 가지가 있다. 모바일 거래시스템인 MTS(Mobile Trading System), PC 기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거래 가능한 HTS(Home Trading System), 영업점 방문을 통한 주문 거래와 전화 주문 방식의 ARS가 있다.

2. 평균자본이 2022년 1분기 기준 2조원 이상인 상위 10개 증권사 대상(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3.윤유동, 2022. 3. 15, 「증권업에도 스며드는 가상자산 물결」, NH투자증권

4. 금융감독원, 2022. 4. 12, ‘2021년도 금융민원 및 상담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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