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금융 AI 개발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
2017년 한 해 동안 금융권을 강타한 키워드 중 하나는 인공지능(AI)이다. 챗봇(chatbot)은 물론 음성인식 서비스,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등 분야마다 다양한 종류의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가 금융권 곳곳에서 등장하기 시작했다. 보수적이고 영업점 중심인 금융업계에서 AI를 개발해 실행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린 마인즈랩의 성공 사례를 통해 AI 기획과 개발 시 꼭 알아야 할 팁을 전하고 한국 금융 AI의 발전 방향까지 모색해보았다.
글 유태준 마인즈랩 대표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의 금융권 진출로 산업 전반이 출렁이고, 비대면 거래의 필요성이 본격화되면서 ‘AI 전쟁’이라고 표현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AI 서비스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다. 다소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신기술 경쟁에 불이 붙은 것은 격변하는 시대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산업을 선도할 수 없다는 공통된 위기의식이 업계 전반에 퍼졌기 때문일 것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AI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는 지금 마인즈랩은 기업 고객의 가장 가려운 부분에 집중했다. 그 핵심은 ‘니즈는 있지만 기술의 한계로 접근하지 못했던 분야’를 찾아내는 것이었다. 공략 대상이 보수적인 분위기의 금융권인 만큼 단순히 신기술 그 자체만으로는 경쟁력을 인정받을 수 없다. 이 신기술을 토대로 금융권이 하고 싶었지만, 도저히 할 수 없었던 일이 가능해지는 것을 증명해내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렇게 해서 찾은 답은 바로 기존의 검색과 규칙 기반의 챗봇을 고도화하고, 활용하지 못했던 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인사이트를 도출함으로써 기업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분야였다. 마인즈랩은 이 2가지 분야에서 어떻게 AI 플랫폼을 구축하고 솔루션을 제시했는지 보여주고자 한다.
챗봇, 진정한 대화형 AI 서비스로 업그레이드되다
챗봇을 고도화하는 작업은 진정한 의미의 고객 중심 비대면 서비스를 실현하는 것과 직접 맞닿아 있다. 기존 서비스에 대해 고객들이 불편하거나 번거롭다고 느꼈던 점을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는 AI를 도입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가 대두되기 이전의 챗봇은 단순 검색 시스템을 토대로 답변을 생성하며, 사용자 역시 일정한 규칙을 따르거나 카테고리 내에서만 원활한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수년 전 유행했던 ‘심심이’나 카카오톡 ‘옐로우아이디’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형태의 챗봇은 금융권이 원하는 수준의 비대면 서비스를 실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동시에 이 지점은 마인즈랩이 자연어이해(Natural Language Understanding, NLU), 대화 처리 등 주요 AI 요소 기술을 담고 있는 AI 플랫폼을 도입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마인즈랩과 함께 고도화 작업을 진행한 국내의 한 시중은행의 문자메시지(SMS) 기반 간편 거래 서비스가 그 대표적인 예로 손꼽힌다. 마인즈랩과 협업을 진행하기 전에도 이 은행은 별도의 은행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지 않고도 문자메시지만으로 계좌 잔액 조회, 계좌 이체(송금) 등이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 서비스는 물론 전형적인 챗봇의 형태는 아니지만 대화를 통해 특정 거래를 처리한다는 점에서 챗봇의 응용 혹은 변형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서비스의 약점은 명령어 기반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특정한 순서에 맞게 메시지를 발송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고객 편의나 접근성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마인즈랩은 이러한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해당 고객사의 AI 플랫폼에 기술 중추 역할을 담당하는 브레인 모듈의 AI 기술을 활용했다. 특히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는 AI 기술인 NLU 엔진을 중심으로 특정 순서나 규칙을 따르지 않고서도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기술적인 완성도를 더했다. ‘와이프한테 10만 원 보내’와 같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는 말을 그대로 이해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진정한 의미의 ‘대화형 서비스’로 업그레이드가 된 셈이다. 결과적으로 고객의 편의성이 질적으로 이전보다 상당히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해당 고객사의 향후 전사 시스템의 인공지능화를 위한 전 단계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프로젝트 결과였다.
AI 고객센터 솔루션, 비용 절감과 업무 효율화를 한번에 이끌어내다
고객센터는 AI를 도입하면 가장 혁신적인 결과를 끌어낼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다. 특히 전화로 직접 고객의 소리를 접수하고 응대해야 하는 콜센터의 경우 고객과 상담사의 통화 내용 하나하나가 기업 입장에서는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실제로 고객 상담 데이터를 자산화하고자 하는 니즈는 고객의 불만 접수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한 유통, 금융 등의 분야에서 꾸준하게 제기돼 왔다. 문제는 이를 실현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는 데 있었다. 녹취된 통화 내용을 사람이 직접 일일이 청취하며 분석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의 소모가 지나치게 컸다. 기술적 한계 때문에 니즈를 해결하지 못한 것이다. 마인즈랩은 바로 이 부분에 착안, 음성인식과 텍스트를 분석하는 가장 기본적인 AI 기술을 활용해 고객의 소리(Voice of Customer, VOC)와 품질관리(Quality Control, QC)라는 비즈니스 앱을 개발했다.
국내 한 손해보험사의 경우가 바로 이에 해당했다. 이 손보사는 지금까지 진행한 상담 통화 내용을 토대로 고객 불만 여부와 원인 등에 대해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대응 프로세스를 수립할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마인즈랩은 불만 유형을 상품 해지, 보상 처리, 대출 등으로 분류하고 그 불만 강도를 정의한 뒤 약 300시간 가까이 학습시켰다. 그 결과 고객들의 불만 유형을 자동으로 카테고리화하고 강도를 정의함으로써 고객 불만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마인즈랩의 VOC 시스템은 90% 이상의 높은 키워드 인식률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해당 손보사가 원했던 대응 프로세스를 수립하는 데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현업을 분석하고 고객을 응대하는 역량도 동시에 강화됐다. 또한 고객 라이프 이벤트에 대한 섬세한 감지가 가능해짐으로써 세일즈 영역에서도 해당 데이터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말 그대로 ‘들리기만 하던’ 고객의 소리를 ‘볼 수 있게’된 것이다.
또 다른 글로벌 손보사의 한국 지사는 텔레마케팅(TM) 분야에 해당 시스템을 직접 도입해서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품질관리 전반을 효율화하는 데 성공했다. 마인즈랩의 QC솔루션을 도입하기 전 이 회사는 품질관리를 위해 평균 60분에 달하는 1개의 녹취 통화내용을 2배속으로 청취하며 품질관리 심사를 진행했다. 품질관리 절차가 수작업으로 진행되다 보니 심사에 상당히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물론 심사의 정확도도 떨어지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항상 안고 가야 했다. 이 과정에서 TM 업무가 확장됨에 따라 QC 업무 전반의 효율화가 절실해진 것이다. 마인즈랩은 음성인식과 텍스트 분석 기술을 토대로 품질관리를 자동화하고 시각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때 도입된 마인즈랩의 QC 시스템 역시 VOC와 마찬가지로 실시간 음성인식(STT)과 텍스트 분석 기술을 토대로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해당 시스템은 일평균 200여 건의 TM 계약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송받아 표준 스크립트를 준수했는지, 고객 동의를 제대로 받았는지 등에 대한 판정을 자동으로 처리했다. 그 결과 이 고객사의 QC 업무 효율이 40% 이상 급속히 높아지며 불완전판매와 민원 감소를 수치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탐지 정확도는 무려 93%에 도달했다. 고객사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점 중 하나는 QC 업무 소요시간이 혁신적으로 감소한 것이었다. QC 과정 전체 소요시간이 평균 15분 이상 감소하며 계약당 시스템 자동 판정이 10분 이내 처리될 수 있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마인즈랩의 QC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이 고객사는 QC 업무를 표준화해 텔레마케터들의 표준 스크립트 준수율과 서비스 질을 동시에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마인즈랩의 새로운 도전, SaaS 기반 AI 서비스
다양한 금융권 AI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동안 민감한 고객 정보가 고스란히 담긴 데이터를 외부와 주고받는 것에 제약이 많았다. 파일럿 형태의 기술 검증을 포함해 모든 프로젝트에서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 보안이었기에 웹 망을 이용하지 못해 개발 단계에서 여러 번거로움이 있기도 했다. 그러나 ‘기술 혁신’을 추구한 금융권의 전폭적인 지지와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있었기에 마인즈랩 역시 금융과 IT의 협업에 자부심을 갖고 큰 어려움 없이 성공 사례를 써 나갈 수 있었다.
금융권의 ‘AI 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 과정에서 마인즈랩이 염두에 두는 것은 고객사의 가려운 부분이 어디인지, 어떻게 하면 그 해결책을 시간과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는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는 것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마인즈랩이 SaaS(Software as a Service) 방식으로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직까지 서버에 직접 솔루션을 설치하는 방식(on-premise)이 대다수인 금융권과 달리 전 세계적인 IT 트렌드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솔루션을 제공하는 SaaS 방식에 있기 때문이다.
마인즈랩의 AI 플랫폼 ‘마음에이아이(maum.ai)’를 기반으로 한 혁신 역시 현재 진행형이다. 마인즈랩은 지금은 앞서 언급한 설치 방식이 절대 다수를 이루고 있더라도 결국 우리나라의 금융권 역시 보안 이슈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클라우드 방식으로 서비스를 받는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가게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이미 금융권 일부 영역에서도 챗봇 서비스에 한해 SaaS 기반의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미 플랫폼 구축으로는 국내에서 주목받는 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마인즈랩은 안정적인 SaaS 기반 AI 서비스 공급을 단기 목표로 잡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이 분야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다 보면 금융권 각 분야에 비용 절감과 기술 혁신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 경쟁력 제고에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마인즈랩이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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