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시대, 금융회사의 ‘일하는 방식’의 변화

2023.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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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태우(Future of Work 컨설팅 전무)

생성형 AI가 금융산업에 주는 변화는 크게 업무 생산성과 창의적 업무 혁신으로 요약할 수 있다.맥킨지는 생성형 AI가 전 산업에 걸쳐 850개 직종, 2100개 업무에서의 생산성을 35~70%까지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생산성 향상은 생성형 AI가 갖는 고유한 특징인 학습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 요구에 맞춰 텍스트, 이미지, 음성, 비디오 등을 만들어 제공하는 역량에 기초하고 있다. 특히 비즈니스 가치사슬 관점에서 보면 소프트웨어 개발, 디지털 마케팅, 개인화 서비스 측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생성형 AI는 전 산업 및 기업의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그 영향력을 넓히는 중이다. 이용자의 특정 요구에 따라 결과를 생성해내는 생성형 AI가 특히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 지 주요 비즈니스 가치사슬 관점에서 전망해본다.

생성형 AI의 기반, 파운데이션 모델

성큼 다가온 생성형 AI의 시대, 우리 모두는 앞으로 어떤 일들이 새롭게 일어날 지,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불과 1~2년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AI 기술의 진화는 ‘공간을 초월한(Everywhere) AI’를 현실화하고 있다.

생성형 AI는 거대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에 기반하는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s)’을 활용한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자기지도학습(Self-supervised Learning)으로 사전 학습한 일종의 ‘범용 AI 모델’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다양한 문제를 풀기 위해 각각의 서로 다른 알고리즘과 모델을 적용했지만, 파운데이션 모델을 이용하면 하나의 모델로 광범위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한 파운데이션 모델은 이미지, 비디오, 오디오 및 컴퓨터 코드를 포함한 광범위한 양식(modalities)에 걸쳐 기존의 기능을 크게 개선하고 새로운 기능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모델에서 훈련된 AI는 여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분류(Classify), 편집(Edit), 요약(Summaries), 질문에 대한 답변, 콘텐츠 초안 작성 등의 작업이 가능하다.

또한 파운데이션 모델은 하나의 예시 또는 약간의 예시들만으로도 전이학습(Fine-tuning)이 가능해 다양한 산업군에서 보다 쉽게 적용할 수 있다. 파운데이션 모델이 보여주는 이러한 다양한 데이터 학습 능력과 보편적인 데이터 이해 능력은 AI 생태계를 혁명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생성형 AI의 경제적 가치

아직 초창기에 있는 생성형 AI 기술 수준은 비즈니스 부분에서 상당히 크고 광범위한 파급효과를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생성형 AI의 코드 작성, 상품 디자인, 마케팅 콘텐츠 및 전략 개발, 운영 프로세스 효율화, 법률 문서 분석, 챗봇 고객서비스 고도화, 과학적 탐색 등의 기능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패러다임이기 때문이다.

생성형 AI의 이러한 혁신적 역량은 모든 산업에 걸쳐 새롭게 창출되는 경제적 가치(New Economic Value)와 기존 업무에의 생산성(Productivity) 향상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맥킨지는 2023년 6월 발간한 ‘생성형 AI의 경제적 잠재가치(The economic potential of generative AI: The next productivity frontier)’ 보고서에서 16가지 비즈니스 기능에 걸쳐 63개의 활용 사례를 분석한 결과, 생성형 AI가 연간 2조6000억 달러에서 4조4000억 달러에 달하는 경제작 가치를 추가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생성형 AI를 제외한 기존 AI 기술이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 가치는 11조 달러에서 17조7000억 달러 수준인데, 생성형 AI는 여기에 15~40%의 경제 효과를 추가 견인하는 것이다. 나아가 생성형 AI의 활용 범위를 850개 직종 2100개 세부 업무 활동으로 확대 적용하게 되면 생성형 AI의 추가 경제 효과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6조1000억 달러에서 7조9000억 달러까지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기술의 진보와 일하는 방식

역사적으로 기술의 진보는 항상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켜 왔다. 산업혁명을 통해 발명된 기계는 노동자의 신체적 역량을 넘어서는 ‘슈퍼 파워’를 제공했고, 컴퓨터의 발명은 지식 근로자들의 수작업으로는 몇 년이 걸릴 수 있는 ‘계산 작업’을 수월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사례들은 기술이 어떻게 인간의 작업·업무 역량을 보강해 왔는지를 보여준다.

그렇다면 생성형 AI는 지금까지의 기술들과 같은 패턴을 보일 것인가? 과거의 기술들과 ‘자동화’를 통한 신속성, 프로세스 효율화라는 기술적 속성 측면에서는 유사할 수 있지만, 지식(Knowledge)과 전문성(Expertise), 인간(Human)과의 협력 및 상호작용(Interaction), 기술을 넘어서 창의성(Creativity)이 더 넓은 범위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이전의 AI 기술과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 동안 자동화가 주로 업무 프로세스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면, 생성형 AI는 의사결정, 창의적 업무까지 포함하는 ‘지식’ 영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단순히 경제적 가치를 넘어 지식 근로자(Knowledge Workers)의 일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금융산업에서의 생성형 AI 잠재성

금융산업에서 생성형 AI는 크게 고객 운영(Customer Operations), 마케팅 및 영업(Marketing and Sales),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Software Engineering), 리스크 관리 및 법규(Risk and Legal) 영역에 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고객 운영 측면에서는 콜센터, 영업점 등 고객 접점에서의 향상된 IVR(대화형 음성 응답, Interactive Voice Response) 역량으로 고객 경험이 크게 높아질 것이다. 고객 프로파일 및 거래 기록이 더욱 정교하게 업데이트되어 넛지(Nudge) 마케팅 등 개인화 마케팅 역량이 고도화될 것이다. 자연어 처리 기능을 활용한 생성형 AI를 통해 IT 부서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팀은 기초 코드 생성, 코드 수정, 원인 분석(Root-cause Analysis), 새로운 시스템 디자인 작업 등에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 계약서 관리, 관련 법규 업데이트 등 리스크 및 법규 관리 역량도 높아질 것이다.

아울러, 내부적으로는 다양한 형태로 사내에 축적되어 있는 내부 문서, 자료, 경험들을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 사내 지식 관리(Internal Knowledge Management) 역량이 급격히 증대될 것이다. 또한 직원들의 이메일 작성, 발표자료 작성 등 내·외부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향상시킬 것이다.

생성형 AI를 통한 금융산업에서 일하는 방식의 변화

생성형 AI는 사용자의 요구에 맞춰 요약, 답변, 그림, 동영상, SW 코드를 순식간에 만든다. 이러한 생성형 AI가 확산되면 사람들의 일하는 방식은 근본적인 변화를 맞게 될 것이다. 또한 생성형 AI는 특정 영역, 기능 분야보다는 전체적 비즈니스 가치사슬 관점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프로세스 자동화와 셀프 서비스가 가속화되면서 지난 몇 년간 콜센터, 모바일 뱅킹, 영업점 등의 고객 접점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다. 온라인 신규 계좌 개설, 챗봇을 통한 고객 문의/답변 및 불만 해결, 자동 대출 심사 등은 현재 실행 중이다. 그러나 고객 중심적 관점에서 아직은 자동화나 셀프 서비스가 부분적이거나 실시간 대응에서 만족도가 높지 않은 편이다.

특히, 고객 접점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대량으로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어서 생성형 AI의 광범위한 양식(Modalities) 소화 역량은 매우 중요한 고객 서비스 혁신의 기회를 가져올 것이다. 고객 여정(Customer Journey)의 모든 단계에서 생성형 AI는 새로운 기회, 새로운 역량을 보여줄 것이다. 바이오 인증, 감성 분석, 메시지 번역, 콜센터 스크립트의 실시간 생성, 대화형 AI, 가상 비서, AI 부기장(Copilot) 등이 고객 서비스의 전환점을 제공할 것이다. 그러나 복잡한 서비스의 경우에는 직원의 참여가 여전히 필요할 것이고, 직원과 AI의 협업이 매우 중요한 어젠다로 떠오를 것이다.

자산관리의 핵심은 고액자산가뿐 아니라 대중 부유층과 일반 고객에게도 어떻게 양질의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있다. 지금까지 로보어드바이저 및 개인화 자산관리 서비스가 진화해 온 이유다. 생성형 AI는 이러한 자산관리 솔루션의 개인화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고객의 위험 성향, 투자 목적, 투자 시장 동향 및 투자 기업 정보 등을 제공할 때, 생성형 AI는 리서치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자산관리 서비스 모델 및 자문 내용의 빠른 업데이트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직원들은 생성형 AI에 기반한 자산관리 서비스 모델의 진화를 위한 지속적인 피드백 및 모델 검수 등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IT 전문가, AI 전문가뿐 아니라 자산관리 서비스 프로세스에 연관되어 있는 자산관리 전문가(Wealth Manager)의 생성형 AI에 대한 이해와 교육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생성형 AI는 개인화 마케팅을 위한 콘텐츠 생성에 결정적인 전환점을 제공할 것이다. 고객별 프로파일과 마케팅 캠페인 반응도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해서 개인화된 마케팅 메시지의 오픈 비율 및 참여도를 현저히 높일 수 있다. 타깃 고객의 과거 상품·서비스 구매 및 참여 이력 데이터와 메일 본문에 포함할 마케팅 내용, 어조 등을 생성형 AI에 설정하면, 생성형 AI는 개별 고객의 과거 행동과 선호도를 분석해서 개인화된 추천과 이메일 시안 등을 작성한다. 마케터는 생성형 AI가 작성한 메일 내용을 검토 및 수정하여 발송하기만 하면 된다. 또한 그 동안 다른 산업에 비해 다소 부족했던 디지털 콘텐츠를 다양하고 신속하게 작성할 수 있다. 웹사이트 광고 카피, 이벤트 안내 문구 등을 동영상, 그림, 문자 등을 통합하여 가장 효율적으로 구성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마케팅 제작물도 매우 창의적으로 개발되어, 단조롭고 딱딱하기만 했던 금융회사 마케팅이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작업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투자은행의 인수합병에는 수개월이 걸린다. 기업 보고서, 금융시장 분석, 경쟁사 분석 등을 위한 리서치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업에 거대언어모델을 활용하면 대규모의 텍스트 자료를 요약하고 맥락 있는 보고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또한 인수합병 대상 기업에 대한 시장의 인식, 경영진 분석, 잠재적 리스트 요인 등을 매우 빠르게 분석할 수 있다.

생성형 AI는 다음 4가지 분야의 소프트웨어 개발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다. 첫째는 자연어를 통해 기초 코드를 매우 빠르게 생성하게 되어 개발자들이 코드 생성에 쏟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줄 것이다. 둘째는 이렇게 생성된 코드들의 리뷰, 테스트 등의 프로세스가 자동화되어 더 많은 작업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셋째는 생성형 AI의 자연어 처리 역량을 통해 기존 프레임워크와의 통합 및 마이그레이션을 최적화 할 수 있다. 넷째는 코드 결함과 컴퓨팅의 비효율성을 확* 인수정할 수 있어 더욱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코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개발자들은 비즈니스 부서와 긴밀히 소통하고 새로운 아키텍처를 구상하는 등 더욱 생산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리스크 관리 기능은 금융회사의 핵심이다. 실제적이고 정확한 적시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은 정부기관의 법규/규제 대응, 컴플라이언스 관리, 리스크 모니터링에 절대적인 요소다. 리스크 프로파일 진단, 국내 및 해외 지점의 규제 준수, 경쟁사 모니터링, 내부 리스크 관리체계 벤치마킹 등을 위한 데이터 취합 및 분석은 금융사가 양보할 수 없는 우선 순위에 놓여 있다. 광범위한 데이터 히스토리와 규제 준수 요건으로 학습된 생성형 AI는 이러한 작업들의 40~50%를 자동화할 수 있고, 규제 요건에 벗어나는 징후가 나타나면 경고신호를 보낼 수 있다. 금융회사의 ESG 활동 모니터링에도 생성형 AI는 같은 원칙을 적용하여 접근할 수 있다.

금융회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금융회사는 생성형 AI를 도입하고 활용하는 과정에서 ‘일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됨을 인식해야 한다. 기존의 조직체계, 조직문화, 인력으로 생성형 AI 시대에 성공적으로 순항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생성형 AI는 금융회사 비즈니스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업무 프로세스의 재설계를 궁극적으로 가져올 것이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는 직원들이 어떻게 업무 시간을 보내야 하는가에 대한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생성형 AI 시대, 금융회사의 주요한 어젠다는 새로운 업무 모델(Working Model)을 만드는 것이다.

우선, 생성형 AI 도입에 단계적인 프로세스를 취해야 한다. 우리 금융회사가 통상적으로 채택해 온 빅뱅 방식의 차세대 전략 접근방식은 위험하다. 왜냐하면, 5~10년 뒤의 기술의 변화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생성형 AI가 직원의 일자리를 대체하여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경영진이 인식한다면 이 또한 위험한 생각이다. 내부 직원이 두려움에 빠져 조직 운영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경영진을 포함한 직원들이 AI, 데이터, 클라우드 등 디지털 기술을 충분히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부서별, 직무별 특성에 맞는 수준이 필요하므로 직원들에게 적절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는 ‘디지털 아카데미’를 개설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이론 교육을 비롯한  각 부서/직무별 적용을 위한 실습 교육이 수반되어야 한다. 직원들의 직 무전환, 사내 리쿠르팅, 전문가 양성을 위한 리스킬링/업스킬링(Reskilling/Upskilling) 교육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지난 수년간 금융회사가 집중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전략의 실패/개선 요인 중 하나를 꼽는다면,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 및 활용이 여전히 경영진과 LOB(비즈니스 부서)에 미흡했기 때문이다.

생성형 AI가 기존 기술과 다른 점은 앞서 강조했듯이 모든 비즈니스 가치사슬에 걸친 높은 적용성과 이를 통한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일어난다는 점이다. 생성형 AI의 활용 가치를 극대화하려면 CEO, 전략기획실, CIO 중심의 톱다운(Top-down) 접근 방식은 효과적일 수 없다. 비즈니스 가치사슬의 세그먼트(ex, 상품개발, 마케팅 등) 단위로 생성형 AI의 활용가치를 찾아낼 수 있는 탐색적 접근이 필요하다. 경영진은 이러한 가설, 실패, 대안도출 등을 권장하는 문화를 조성하고 지원하면 된다. 이러한 과정은 장기적으로 성과를 내려는 경영진의 의지, 조직원의 인식 및 참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탐색적 접근 과정에서 조직원은 자발적으로 생성형 AI 활용 가치 및 도전 과제를 발견하고 관련 부서와의 소통을 통해 작지만 의미 있는 행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생성형 AI의 도입을 두려워하거나 너무 큰 기대를 하기 보다 내 업무의 가치를 어떻게 높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천천히 단계적으로 생성형 AI는 내 업무를 가로채는 대체제가 아니라, 내 업무의 가치를 높이는 보완재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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