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 방문판매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 의미와 보완 과제

2023.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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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남궁주현(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금융소비자보호법 일부개정법률의 시행 및 개정 이유

금융상품에 관한 판매방법이 다양해지면서 이를 규율하는 제도 역시 변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금융상품의 판매가 활성화되면서 그에 맞춰 제도를 변경, 보완할 필요성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2022년 12월 8일 시행한 개정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법률 제18571호, 2021. 12. 7, 일부개정)(이하 ‘방문판매법’)은 영업점 밖에서의 금융투자상품 판매를 활성화하고자 방문판매법의 적용 대상에서 금융상품 판매를 제외하였다.

개정 방문판매법 제3조 제2호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제2조 제3호에 따른 금융상품판매업자와 같은 법 제3조에 따른 예금성 상품, 대출성 상품, 투자성 상품 및 보장성 상품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거래”를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존 방문판매법에서 규율하던 금융상품의 방문판매, 전화권유판매 절차 등에 관한 규제에 공백이 생겨 금융소비자의 보호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국회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여 지난 6월 21일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금융소비자보호법’)의 일부개정법률(법률 제19532호 2023. 7. 11, 일부개정)을 의결하였고, 개정법률은 10월 12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개정 금융소비자보호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개정 금융소비자보호법의 내용과 그 의미

개정 방문판매법 시행에 따라 금융소비자 보호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투자성 상품을 포함한 모든 금융상품의 방문판매에서 금융소비자보호를 강화한 개정 금융소비자보호법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개정 금융소비자보호법은 방문판매법의 규율대상에서 제외한 금융상품의 방문판매와 전화권유판매 등과 관련한 금융소비자 보호장치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코로나19에 들어서 온라인 금융상품 거래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금융상품시장의 환경과 판매여건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금융상품의 판매방식 역시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자칫하면 시장의 확장에만 몰두하여 금융소비자 보호에 소홀해질 수 있는데, 위와 같은 법 개정을 통하여 과도한 금융상품의 방문판매 등으로부터 금융소비자의 보호를 강화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금융상품을 방문판매 또는 전화권유판매 하는 경우 금융소비자에게 목적·성명·금융상품의 종류 등을 미리 알려야 하는데, 이를 통하여 금융상품 방문판매 등이 갑작스럽게 이루어지지 아니하고 소비자에게 예측가능성을 부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소비자는 금융회사 등에게 금융상품을 권유하기 위한 연락을 금지하도록 요구할 수 있고, 금융회사 등은 그 요구에 따라야 한다. 소비자는 해당 금융회사 등의 연락을 원하지 않을 경우 해당 금융회사의 홈페이지 또는 콜센터 등을 통해 요청하거나 금융권 두낫콜 시스템(www.donotcall.or.kr)을 통해 여러 금융회사의 연락을 일괄하여 거부할 수 있다. 금융회사 등은 야간(오후 9시~다음 날 오전 8시)에 방문판매 등을 할 수 없다.

이는 금융소비자의 평온한 생활을 방문판매 등으로 인해 침해하지 않도록 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기존 금소법은 금융회사 등과 금융소비자 간 ‘계약서류 제공 사실’에 대해 다툼이 있는 경우 금융회사 등이 입증하도록 하였으나, 이에 더해 ‘계약 체결 사실 및 그 시기’에 대해서도 금융회사 등이 입증하도록 입증책임 전환 범위를 확대하였다. 민사소송은 당사자의 합의로 관할법원을 정하는 것이 원칙이나(민사소송법 제29조), 방문판매 및 비대면 금융상품 계약과 관련된 소송은 금융소비자 주소(또는 거소)를 관할하는 지방법원을 전속관할로 규정하였다. 이는 금융기관에 비해 소송수행 능력이 낮을 수 있는 금융소비자의 원활한 권리구제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한편, 금융소비자보호법을 개정하기 전 방문판매법의 적용 대상에서 금융상품 판매를 제외함에 따라 소비자의 평온한 생활을 침해하는 방식의 방문판매를 막고, 금융소비자보호를 강화하고자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령과 감독규정을 개정하여 불초청권유 금지의 범위를 확대하였다. 기존 금융소비자보호법은 금융소비자의 요청 없이 방문판매를 통해 금융소비자에게 투자성 상품을 권유(이른바 불초청권유)하는 것을 금지하면서, 같은 법 시행령에서 구체적인 금지 범위를 정하고 있었다. 불초청권유란 소비자의 적극적인 요청 없이 방문, 전화 등을 통하여 금융상품을 권유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와 관련하여, 방문판매법의 개정에 따른 부작용을 방지하고자 2022년 12월 8일부터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령 및 금융소비자감독규정에서는 그 불초청권유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였다.

 

| 입법적 보완의 필요성

방문판매법의 개정에 따른 금융소비자 보호장치의 미비를 우려하여 금융소비자보호법을 개정한 것은 일면 타당한 조치라고 평가할 수 있다. 개정 금융소비자보호법은 제21조의2 제1항에서 일반 금융소비자가 금융상품을 소개하거나 계약 체결을 권유할 목적으로 본인에게 연락하는 금지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사항과 그 권리 행사방법 및 절차를 금융상품판매업자 등이 알리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금융소비자보호법은 금융상품판매업자 등이 위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을 때의 제재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지 아니하여 그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문제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해당 의무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그밖에 제재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두는 것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한편, 방문판매와 전화권유판매는 점차 그 영향력을 상실해갈 것으로 생각한다. 금융상품시장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기존 점포영업에 의한 판매, 영업담당자의 방문판매 등 대면영업을 중심으로 판매시장이 형성되었다면, 최근에는 기술의 발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대면 방식에 의한 판매시장이 그 영역을 급속도로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상품 직접판매와 중개판매 사이의 경쟁이 심화될 것이고, 빅테크·핀테크 등 플랫폼 기업의 시장지배력이 계속하여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대면 방식을 중심으로 한 금융상품 판매규제의 실효성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하여 금융상품 관련 판매 서비스에 관한 규제의 불확실성 문제가 계속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비대면 방식에 의한 금융상품의 판매에 있어서도 대면 방식에 의한 그것과 동일한 수준으로 금융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한양증권은 여의도PWM센터에 태블릿PC를 활용한 구독형 디지털창구를 도입했다. 구독형 디지털창구란 기존 구축형 시스템과 달리 월간 사용료를 지불하는 형태로 이뤄지며, 실시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코스콤도 지난 10월부터 ‘디지털 브랜치’ 서비스를 개시하며 영업점 외 공간에서도 태블릿을 통해 영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비대면 방식은 금융소비자가 금융회사 등의 금융상품의 광고, 정보제공, 권유·중개 등의 행위 여부를 구별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금융회사는 보통 온라인 사이트에서 금융상품 비교, 검색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러한 행위가 광고에 해당하는지, 정보제공에 해당하는지, 권유·중개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쉽지 아니하다. 이는 각 판단에 따라 적용되는 규제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소비자 보호의 명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권유·중개행위로 판단되면 적합성 원칙과 설명의무 규제가 적용되지만, 광고행위로 판단되면 광고규제만 적용될 것이다. 또한 금융상품정보를 단순히 제공하는 것으로 판단되면 어떠한 규제도 적용 받지 않을 수 있다. 그러므로 비대면 방식에 따른 금융상품 판매규제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규제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비대면 방식에 의한 금융상품의 판매 규제와 관련하여 동일행위-동일규제 원칙에 따라 그에 대응하는 대면 방식에 따른 판매 규제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여야 한다. 이는 단순히 동일한 규제가 적용된다는 확인을 넘어 비대면 판매를 위한 시스템 개발 시에 해당 규제의 내용을 적절하게 반영하여야 한다. 대면 판매 방식의 규제를 비대면 판매 방식에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과정에서 그 책임을 금융소비자에게 이전하려는 시스템상 시도가 이루어질 수 있는데, 이러한 행위 역시 방지할 필요가 있다. 대면 판매 방식이 금융소비자 보호에 완벽한 방법이라고 확언할 수 없으나, 금융소비자는 상품의 판매 과정에서 궁금한 사항을 확인할 수 있고, 판매담당자와 상호 의사소통을 통하여 그 상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기회를 가진다. 반면, 비대면 방식에 의하면, 금융소비자는 시스템상 일방적으로 제공되는 정보와 기술적 조치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므로, 판매업자의 의도에 영향을 받고, 금융소비자가 이를 변경할 기회를 가지기 어렵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비대면 판매 방식에서의 고객 적합성 평가 실태를 점검하고 고객 적합성 평가 제도의 미비점을 적시에 확인할 필요가 있고, 비대면 판매 방식에 의할 때 금융상품 설명의무의 이행도 핵심 사항이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강구하여야 한다. 그와 함께 새로운 기술이나 시스템에 친하지 않은 고령의 소비자나 사회적 약자의 시스템 접근 및 그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와 그 피해 방지를 위한 시스템 개선 등의 조치도 함께 수행하는 것도 고민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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