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ital Market & AI

2018.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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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욱 코스콤 기술연구소 R&D부 과장

작성일 2018년 5월 25일

 

 

1. 완성형 AI : FIDO

요즘 IT 신기술이라 하면 어디를 둘러봐도 4차산업혁명이 화제이고 인공지능(AI)이 그 중심에 있다. AI는 가트너 10대 IT기술동향에 매 해 등장하였고 소개된 다른 10대 기술이 융합되기 위해서는 AI를 필요로 하니 AI가 기술의 중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AI 기술은 IT, 제조업, 자율주행, 의료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금융 부문에도 핀테크 스타트업을 필두로 예외없이 침투하였다. 핀테크는 모바일 중심의 서비스로 고객이 지점에 방문하는 번거로움을 해소하였다. 이는 모바일 단말과 이를 활용한 비대면 인증 기술의 발전에 기인한다. 스마트폰의 지문스캐너, 카메라, 마이크 등을 통해 고객의 신원 확인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비대면 인증에 활용되고 있는 지문, 음성, 안면, 홍채, 정맥 등의 생체인식 기술은 그 하부에 고도화된 패턴인식 AI 기술이 있고, FIDO와 같은 기술표준을 통해 범용화 되었다. 그 결과 핀테크 기업이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때 고객을 식별하고 고객의 트랜잭션 요청을 처리하는 핵심 인증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EU의 경우 2019년 9월까지 규제기술표준(RTS)을 통해 강력한 2중 인증 체계를 준비하고 있다. 이 제도는 본인만이 아는 것, 본인만이 가진 것, 본인의 생체정보 중 2가지 이상을 혼합한 비대면인증 체계를 의무화 하는 것으로 향후 금융기관의 비대면서비스가 본격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2. 미래형 AI : 로봇텔러, 챗봇, AI비서, 가상현실 상담 등

세계경제포럼이 인공지능의 발달로 금융권 일자리 감소를 예견한 가운데 소프트뱅크에서 출시한 인공지능 로봇 Pepper 등장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정말 로봇이 금융 전문 인력을 대체할 것인가라는 우려도 급증하였다. Pepper의 인지능력은 빠르게 성장하여 이제 여러 분야에서 응용되며 얼마 전에는 국내 대형 마트에도 등장하였다. 아직은 단순히 정형화된 문답식 안내를 처리하는 수준으로 고객 눈 앞에 최첨단이라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데는 성공했지만 실질적인 인식률이나 응답속도는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고급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PB 상담원의 수준과는 아직 갭이 크다는 말이다.
그런데 비대면채널 중심으로 보자면 굳이 실물 로봇이 필요하지 않다. 금융 분야에서는 역할이 제한된 실물 로봇보다는 사용자 단말환경에 설치된 앱을 통한 텍스트 분석 및 음성 처리 소프트웨어가 더 중요하다.
실제로 최근 온라인 비대면 상담창구에는 챗봇이 등장하여 상담원 부재중에도 간단한 질의응답을 처리하고 있고, AI비서형 상담서비스는 챗봇의 기능에 음성~텍스트 변환의 단계가 추가된 형태로 장기적으로는 아예 상담인력 대체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자연인 사람과 대화하듯이 수준을 높여 대화의 맥락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상당한 수준의 기술 향상을 요하고 있다. 물론 Siri처럼 범용으로는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경우도 있지만 펀드를 비롯하여 복잡한 금융상품을 자동으로 안내하고 가입을 처리하고 민원 이슈를 처리하면서 금융소비자의 기대를 충족하려면 시일이 걸릴 것이다.
한편 BNP파리바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접목한 금융서비스 모델도 선보였으나 상용화까지는 아직 요원해 보인다.
위와 같이 AI 신기술은 고객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며 금융기관의 운영효율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누가 뭐라 해도 자본시장에서 AI를 활용하는 목적은 리스크 관리를 통한 고수익 추구에 있다 할 수 있다.

 

3. 수익형 AI : 리스크 관리와 수익향상에 필수

시장에서 수익을 얻으려면 싸게 사서 비싸게 팔면 된다고 한다. 말은 쉽지만 실천은 쉽지 않아 자본시장 전문가들도 때로는 큰 손실을 입는다. 때문에 자산관리자들은 리스크를 식별하고 자산의 내재가치를 분석하고 미래가치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일상이다. 이제 인공지능 활용으로 자산관리가 수월해 지고 있으며 시장운영의 효율성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
자산관리자들은 전통적으로 포트폴리오 이론에 기반하여 자산의 내재가치를 분석하고 시장경제 흐름에 따라 내재가치의 변화를 예측하여 비중과 익스포저를 조절하며 시장에 노출된 위험을 조절해 왔다. 이제는 딥러닝 모델을 통해 전세계 자본시장의 수 많은 종목의 과거 시세와 사례를 통해 모델을 지속적으로 학습시키고 계량하는데 활용하고 있으며, 파생상품과 결합한 리스크 헤징 전략을 수립에도 인공지능이 활용되고 있다.
Betterment, Personal Capital, Wealthfront 등 최근 등장한 신생 온라인 자산관리자들은 MPT 이론과 더불어 고객별 상황을 반영한 포트폴리오 운영 방식으로 초부유층 중심의 자산관리시장을 대중부유층 중심으로 확장하였다. 이들 기업은 고객의 나이, 직업, 가족계획, 소득 수준 등에 따른 투자여력과 투자목표를 분석하여 투자대상과 비중을 결정하여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주기적 리밸런싱까지 자동화하였다.
자산관리자들은 또한 시장에서 대규모 자산을 매매할 때 상당한 시세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고객의 펀드 납입 또는 환매 일정에 따라 시장에 일시적으로 많은 거래량을 유발하다보니 의도치 않게 시세에 영향을 미친다. 이를 시장충격비용이라고 하는데 정밀한 시장 수급 예측 모델을 통해 최대한 시세 변동을 억지하면서 보다 효율적인 포트폴리오 관리하기 위하여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다.
뉴스나 SNS 등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하여 투자자들의 심리를 엿보는 시도도 있었다. 투자자들이 자신의 SNS에 남긴 투자자산에 관한 내용을 분석하여 긍정심리나 부정심리로 분류하여 자산 가격의 변화를 예측하려는 것이다. SNS 데이터를 수집하여 관련 자산을 식별하고 내용의 맥락에 따른 투자자의 심리를 예측하기 위하여 고도의 딥러닝 기술이 활용된다.
한편 거래소 및 감독기관은 건전한 시장 운영을 위해 투자자들의 거래 행위를 모니터링 하는 시장감시시스템을 운영하는데 최근에는 투자자들의 행동까지도 분석하는 방식을 적용하여 적중률을 크게 높이고 있다. 나스닥의 경우 AI 스타트업 Sybenetix의 기술을 아예 인수하여 자사 시장감시시스템에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하였다.

끝으로 독일거래소 산하 STOXX는 아예 AI기술을 통해 AI 유망 기업으로 구성된 AI 테마지수 상품을 개발하여 투자자들과 함께 수익을 향유하고 있다. 이 지수는 AI엔진이 스스로 지수 편입 및 탈락 종목을 결정하는 획기적인 기술이 적용된 사례로 4차산업혁명 시대를 리드하는 AI기술의 미래 가치를 예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4. AI를 잘 활용하기 위한 조건

살펴본 바와 같이 자본시장에서 AI의 활용가치는 매우 크다.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개인정보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다만 우려스러운 것은 자칫 개인정보 데이터 관리통제에 소흘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EU의 경우 GDPR 규제를 통해 개인정보 통제권은 개인이 선택할 권리임을 명확히 하고 GDPR을 위반하는 기업에게는 2000만 유로 또는 매출액의 4%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벌금이 문제가 아니라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책임을 요하는 것이다. 최근 페이스북 고객 정보 유출 사태만 보더라도 명확하다. 관련 피의자인 영국의 데이터분석 업체 Cambridge Analytica는 여론의 뭇매에 못 이겨 결국 자진 폐업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시민 의식은 최근 영국 상원에서 제정된 AI윤리 권고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 중 개인정보보호 관련 조항으로는 AI가 사생활을 침해해서는 안되며 시민의 행복추구권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 밖에 AI가 인류 공영과 이익을 위해 개발되어야 할 것, AI는 명료하고 공정하게 작동되어야 할 것, AI가 인간을 해쳐서는 안 될 것과 같은 휴머니즘이 담겨있다.

 

5. 맺음말

미국이 금리를 얼마나 빨리 올릴 것인가, 중동 불안에 석유 제품 가격이 얼마나 상승할 것인가. 환율이 나빠지면 휴가비가 더 들텐데. 매일 뉴스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수 많은 경제 지표는 지금 이 순간도 우리 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시장 변동성을 유발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을 잘 활용하면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정보를 찾고 수익을 창출하는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 비고 : 본 기고글은 <디지털데일리>의 2018년도 자료집에도 게재되었습니다.

* 본 기고문에는 필자의 주관적 견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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